국내 대표 철강도시 경북 포항이 탄소중립과 관련한 국제회의와 글로벌 포럼을 잇따라 개최하며 ‘친환경 신산업 중심 도시’로의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을 개최한데 이어 내친김에 2027년 지속가능한 도시협의회(ICLEI) 총회, 기후 정상회의인 2028년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까지 유치해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중심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2차전지, 수소, 철강(수소환원제철) 등 지역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녹색 전환과 관련한 기술 포럼과 세미나를 연이어 개최하며 친환경 도시 전환의 국제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달 3일과 4일 열린 ‘UN 기후변화글로벌혁신허브 시스테믹 혁신워크숍’은 기후 협력 거점도시 포항의 면모를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워크숍은 UN 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기후변화 글로벌 혁신 허브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국내 지방정부가 개최한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국제기구와 국내외 연구기관, 산업계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해 탄소중립 기술과 정책 전략을 논의했다.
‘함께하는 녹색산업 경제도시 포항’을 주제로 포항이 직면한 산업·도시 과제를 진단하고, UN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해법을 모색하는 국제 협력의 장으로 진행됐다.
특히 세계적 기후과학자 마크 마슬린 런던대학교 교수가 직접 참석해, 기후위기의 과학적 기반과 글로벌 대응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마슬린 교수는 극한기후, 녹색성장 등에 대한 논문 220편 이상을 발표한 세계적 석학이다.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산업도시의 저탄소 기술 도입, 산업구조 재편, 도시 차원의 기후 리더십 등을 강조한 마슬린 교수는 “한국의 대표적 산업도시 포항은 기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동성과 비전을 갖춘 도시로서 탄소중립의 세계적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WGGF은 탄소중립 선도 도시 전환의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너지, 환경, 녹색산업 분야의 정부·기업·전문가들이 모인 국제포럼에서 포항은 ‘기후산업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공식화하고, 산업 중심 도시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중심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 WGGF를 친환경 산업 도시를 표방한 포항의 시그니처 국제회의로 육성하고, 장기적으로 녹색산업 분야의 다보스포럼처럼 키운다는 것이 시의 복안이다.
특히 포항시는 오는 2028년 개최 예정인 COP33 유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행사는 UN 사무국을 비롯해 190여 개 당사국 대표, 기업·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후 정상회의다. 해당 행사를 유치할 경우 약 2만5000여명이 2주간 포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는 COP33을 유치하게 되면 포항의 국제도시 위상이 단숨에 높아지는 것은 물론 기후산업 도시로의 전환과 관련한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COP33 유치를 국가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미 COP33 유치를 위한 회의 인프라와 산업 기반 구축, 지속가능성 전략 수립 등 전방위 준비에 나섰다.
COP33 개최지는 호주 또는 터키에서 열린 내년 총회에서 결정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은 철강 중심 산업도시에서 탄소중립·녹색산업을 선도하는 혁신도시로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COP33 유치를 포함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으로 기후대응 선도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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