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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수상자 제정호 교수

서울경제신문과 한국과학재단(이사장 김정덕)이 공동주최하고 과학기술부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후원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제 69회) 수상자에 포항공과대학의 신소재공학과 제정호(45) 교수가 선정됐다. 제 교수는 X-선의 해상도와 선명도를 대폭 향상시켜 물질 내부구조를 마이크로 수준까지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마이크로방사선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제 교수의 연구결과는 지난 5월 세계적인 과학지인 <네이처>에 소개되기도 했다. 제 교수에게는 상장과 트로피, 1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초당 200장 연속사진 얻을 수 있어
3년여간 끈질긴 연구 끝의 결과였다. 제정호 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이제 마치 영화를 보듯 가시적으로 연속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어 물체를 동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적인 쾌거를 이루어냈다.

스위스-대만 연구팀과 공동으로 포항방사가속기를 이용해 개발한 이 기술은 일반적으로 샘플을 파괴해야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전자현미경과는 달리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샘플의 내부 모습과 변화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즉, 물체의 내부를 X-선으로 투시해 나노미터정도까지 물체를 구별할 수 있으며 초당 200장의 연속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물질의 내부 관찰이 가능하면서 온도를 가열하거나 기계 가공을 하면서도 물질의 구조가 변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제교수의 연구실적은 과학저널인 <네이처>지에 지난 5월 9일자로 발표되기도 했다. 동시에 제교수는 한·스위스 우수연구자 지원사업의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돼 앞으로 3년간 1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원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과학분야에 응용 파급효과 커
제 교수가 이 기술을 최초로 적용한 것은 전기도금현상. 전기도금은 금속코팅의 대표적인 기술이지만 코팅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품질향상이나 응용에 상당한 제한을 받아 왔다. 제 교수는 전기도금과정에서 생기는 극히 작은 바늘모양의 금속이 미세한 수소기포 위에 생겨 결국 금속결함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즉, 고체의 바탕 금속 위에 지금까지는 몰랐던 미세한 기체 거품이 발생, 새로움 금속막이 형성됨으로써 금속코팅의 각종 결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마치 일상 생활에서 껄끄러운 종이에 비닐 코팅이 잘 안 되는 이치와 같다.

이 기술은 과학기술 발전에 매우 의미심장하면서 혁신적인 의미를 갖는다. 우선 이제까지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물질내부의 미세구조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따라서 향후 재료 및 생명과학 등 다양한 과학분야에서 새로운 현상을 규명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는 물질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사후적인 방법으로 관찰해 실제 공정 중의 구조를 유추할 수밖에 없어서 정확한 미세구조 규명에는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까지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물질 내부 미세구조와 그 변화 과정의 직접 관찰이 가능해 향후 반도체나 재료과학, 의과학, 생명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현상을 규명하는 데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 교수는 “이 기술을 의료분야에 응용을 하면 단순히 인체의 뼈만을 촬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1mm이하 미세혈관 연동운동이나 체내 극소형 의료기기의 이동과 동작, 암 종양의 파괴 등을 고배율로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빔라인 없어 어려움”
제 교수가 이 기술을 처음이자 직접적으로 전기도금에 적용한 것은 모든 산업체, 특히 반도체 산업에 즉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도금 반도체 공정에 고집적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선폭이 극소화되면서 구리의 전기도금이 대안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펜티엄 IV의 공정에서부터는 구리의 전기도금이 채택되고 있다.

의료진단은 가장 혜택이 큰 분야. 지금까지 MRI나 CT 등 첨단 인체촬영장비로도 1mm이하의 작은 크기의 조직을 분해해 얻어내기는 매우 힘이 들었다. 하지만 마이크로 방사선 기술은 마이크로한 생체조직의 관찰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따라서 암, 종양 등 악성질환의 경우 조기 발견이 가능해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세혈관 연동운동, 체내 극소형 의료기기의 동작, 항암물질과 인체의 상호작용, 암 종양의 파괴 등을 고배율로 투시 관찰은 물론, 고생물학 시료연구 등 분석에 관련된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 교수는 “현재 이 기술과 나노 제작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나노구조를 직접 관찰하면서 나노 장치들의 제작이 가능해 성능이 우수한 나노소자를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의 과학기술상 심사위원들은 “이 기술은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을 가시적으로 직접 보게 해줄 수 있다는 면에서 항후 첨단과학 분야에 크게 활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뛰어난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초미세 X선 투시기술의 핵심원리
이 기술의 핵심은 물질내부 구조의 경계면에서 X선끼리 서로 간섭을 일으켜서 미세구조에 대응하는 이미지를 형성(phase contrast)원리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외국의 연구진들이 복잡하고 값비싼 광학계를 사용하여 얻어지는 단색광 X선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이 기술에서는 극히 간단한 광학계를 사용했다.
연구의 중심내용은 phase contrast에 미치는 주요 요소의 영향을 연구한 것이다. 연구방향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시뮬레이션으로 phase contrast에 미치는 주요 요소의 영향을 이론적으로 계산하고 간단한 모델 실험결과와 비교해 최적의 phase contrast를 얻어냈다.

다른 하나는 응용연구로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해 물질 내부의 미세구조 관찰을 통해 새로운 현상을 규명해 냈다. 제 교수 연구개발의 첫 번째 결과가 물질내부의 미세구조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고배율까지 실시간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실시간 고해상 X선 투시 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앞으로 다양한 과학분야에 걸쳐 응용될 전망이다.

즇 (a) (b) : ‘초미세 X선 투시 기술’로 촬영한 동영상의 대표적인 두 영상. 구리기판(오른쪽 어두운 부분)에 전기도금 중 수소기체 거품 위에 아연이 모이는 것을 보여준다. (c) (d) : 거품과 관련한 금속 성장미세구조의 상세 모습.
즊 파리의 눈 내부구조에 대한 눈 중심부를 배율 2,000배로 확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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