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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들의 핵폭탄 제조가능성

테러범들에 의한 미국내 핵공격은 끔찍한 악몽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고, 어떻게 이를 막을 수 있는지 살펴 본다.

작년 가을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에서는 테러범들의 핵폭탄 확보를 저지하려는 작전이 전개되었다. 9월 19일 아침 이곳에서는 러시아제 안토노프 화물기 한 대가 견고한 두 개의 강철 통들을 실은 채 착륙했다.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정예 보안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즈벡 관리들은 깡통을 내려서 이 중앙아시아 수도로부터 20마일 떨어진 인적 드문 숲속으로 운반해 갔다.

과학 연구용으로 사용되는 소형 원자로를 보유한 그곳의 핵물리 연구소에는 미국인과 러시아인들을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 관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 통들에 테러용 핵폭탄의 이상적인 재료인 고농축 우라늄을 포함한 24파운드의 핵연료를 채웠다.

무장 호송대가 이 화물을 공항으로 다시 급송하는 가운데 이 지역 도로들은 모두 봉쇄되었다. 이 통들은 다시 안토노프 12호에 실려 러시아로 보내졌고, 러시아에 도착해서는 안전한 시설로 옮겨진 다음 덜 위험한 재료들과 섞여 혼합물로 만들어져 테러범들에게는 별로 쓸모가 없게 되었다. 이라크 분쟁과 오사마 빈 라덴 추적 와중에 이처럼 테러범들이 핵폭탄의 재료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는 사건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테러전이다.

최근들어 우즈베키스탄에서와 같은 작전들이 리비아와 시리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서도 전개되었다. 이런 노력은 미국 정부내에서 핵테러에 대한 우려의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내 핵테러에 대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이전 대선 경쟁자인 존 케리는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 케리는 핵테러야 말로 오늘날 우리가 세계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한 바 있다.

이런 위협은 이란이나 북한의 핵무기개발 프로그램에서만 비롯되는 게 아니라 알 카에다나 다른 테러단체들로부터도 제기된다. 1990년대 말에 몇 년간 CIA의 오사마 빈 라덴 추적팀을 이끌었던 마이클 슈어는 작년에 상원 정보위원회에 “알 카에다가 주도면밀하게 핵무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편지를 썼다.

10년 전에 빈 라덴은 수단에서 우라늄 한 통을 150만 달러에 사려고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속은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8월 그는 두 명의 파키스탄 핵과학자들과 만났다. 그리고 그해 말 핵폭탄의 기본적인 스케치가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 훈련 캠프에서 발견되었다.

슈어는 작년 CBS의 프로그램 60 Minutes에서 빈 라덴이 한 사우디 목사로부터 그가 미국에 핵폭탄을 사용해도 되는지 종교적 지시를 받으려까지 했다고 말했다. 목사의 대답은 즉각 실행하라는 것이었다. 의도와 능력은 물론 다르다. 하지만 필자가 인터뷰한 10여 명의 핵무기 전문가들 대부분이 초보적인 핵폭탄 조립이 굉장히 어렵기는 하지만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동의했다.

그레이엄 앨리슨에게 한 번 물어보자. 그의 최신 저서 핵 테러리즘 : 방지 가능한 최악의 재난에서 그는 만약 미국이 핵물질에 대한 안전조치를 좀 더 철저하게 강구하지 않는다면 테러리스트의 핵공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방성 차관을 지냈고 현재 하바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강의를 하는 앨리슨은 향후 10년 이내에 테러범들이 초보적 수준의 핵폭탄으로 미국내 도시를 공격할 거라고 동료들에게 장담을 하기까지 했다. “만약 이런 일이 내일 발생한다면 그동안 이런 사건이 왜 일어나지 않았었는지 보다 설명하기가 오히려 더 쉬울 겁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앨리슨처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필자가 얘기를 나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핵테러 공격의 가능성은 있지만 반드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그런 일이 발생할 확률을 정확히 예측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이 그 문제 때문에 밤잠을 설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천연자원 방어자문회의 핵물리학자인 톰 코크란이 말한다.

하지만 이런 악몽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한다. 다음은 테러 조직이 핵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와 걸림돌들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에 관한 내용이다.

● STEP 1 : 원료확보
완성된 폭탄을 구매하거나 훔쳐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자국의 핵무기를 철저하게 보호하면서 기계식 자물쇠나 전자식 암호장치를 설치해 놓아 조작을 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반면 핵원료는 최소한 이론상으로는 훨씬 구하기가 쉽다. “일단 원료만 구하면 나머지는 훨씬 쉬워집니다. 저희의 모토는 재료를 지키라는 겁니다”라고 워싱턴 디씨의 비영리 연구단체인 핵위협 이니셔티브의 로라 홀게이트는 말한다.

우라늄과 플루토늄만 있으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우라늄은 자연산을 구할 수 있지만 핵폭탄을 만들기에는 순도가 부족하다. 땅에서 캐낸 우라늄 원광은 대부분 비교적 안정적인 동위원소인 U-238로 되어 있고 쉽게 분열되며 큰 에너지를 방출하는 U-235는 극히 일부만 함유되어 있다.

폭탄에 사용되기 전에 우라늄은 농축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안정된 U-238을 뽑아내고 분열성 U-235의 비율을 증가시킨다. 우라늄의 농축도가 높을수록 분열이 잘 되어 폭탄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양이 적어도 된다. 과학자들은 대개 U-235가 20퍼센트 이상 함유된 “고농축” 우라늄이 폭탄 제조에 적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첨단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일부 원자로에서 사용되는 우라늄의 농축도는 90퍼센트가 넘기도 한다.

우라늄 농축은 테러조직이 처리하기에는 굉장히 복잡하고 비싼 과정이다. 우라늄을 농축하려면 고가의 원심분리기가 필요한데 이 장비의 제작과 수출은 엄격히 감시되고 있는데다 조작하려면 복잡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이라크는 수년간 우라늄 농축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란은 수십년간의 노력 끝에 비로소 성공 직전에 있다.

“이란은 수억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를 핵개발 프로그램에 쏟아부었지만 우리가 아는 한 아직 성공하진 못했습니다”라고 외교위원회 과학기술 위원인 찰스 퍼거슨은 말한다. 플루토늄 제조는 훨씬 더 어렵다. 플루토늄은 대부분의 테러범들에게 아무 쓸모도 없는 원자로에서 우라늄을 방사선에 노출시켜 제작된다.

하지만 이란과 다른 국가들이 완전한 핵 생산 능력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테러 조직은 핵폭탄 1개 제조에 필요한 정도의 재료만 손에 넣으면 된다. 다음 단계로 반경 500미터 이내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없애버릴 정도의 큰 폭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농도 90퍼센트의 우라늄 50kg이다.

이것은 볼링 공 정도의 크기인데 농도가 낮을 경우 더 많은 우라늄이 필요하다. 플루토늄은 우라늄보다 분열이 훨씬 더 잘 되기 때문에 똑같은 파괴력의 폭탄을 만들 경우 우라늄보다 적은 18kg 정도만 있으면 되는데, 이는 포도 한 송이 정도의 크기이다.

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테러범들이 폭탄 제조를 위해 플루토늄을 탐낼 거라고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플루토늄은 우라늄보다 방사능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잘못 다루면 치명적이다. 그 때문에 방사능 탐지기가 사방에 널려 있다. 플루토늄을 폭발시키려면 여러 개의 폭탄을 정확한 시간에 폭발하도록 하는 복잡한 설계가 필요하다.

결국 플루토늄은 보안이 잘 된 군사 시설이나 상용 원자로에 보관될 가능성이 높다. 우라늄은 확보가 비교적 쉽다. “고농축 우라늄은 양도 많고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라고 코크란은 설명한다. “민간용 우라늄은 보안도 비교적 느슨합니다. 유독성도 상대적으로 낮아 다루기 쉽습니다.” 우라늄에 장기간 노출되어도 단기적인 건강상의 위험은 없다.

장기적인 암 발생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자살특공대원은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는다. 우라늄은 방사능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플루토늄보다 탐지가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우라늄으로 “초보적인 핵 장치를 만들기가 용이하다는 점입니다”라고 코크란은 말한다.

이 때문에 고농축 우라늄은 핵폭탄을 제조하려는 테러범의 최종 목표물이 된다. 하지만 농축 우라늄은 전세계에 2,000톤 밖에 없다. “러시아에 가장 많습니다”라고 홀게이트는 말한다. 소련 모락 이후 러시아의 국방예산이 대폭 감축되면서 핵 보안 체계가 1990년대 들어 대폭 느슨해졌다. 미국은 러시아와 공조해 핵시설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있지만 2000년과 2001년 러시아 핵시설들 몇 군데를 방문한 미국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보안 기준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시설은 1/4도 채 안된다.

한 시설에서는 주요 핵저장소로 통하는 문이 열린 채 방치되어 있었다. 또다른 시설에서는 방문객들이 금속탐지기를 작동시켰는데도 경비원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 군사시설로부터 유출된 핵물질은 많지 않았고, 훔쳐낸 핵물질이 비밀리에 거래된다는 소문들이 무성했지만 대부분 헛소문이었거나 거래량이 극소량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코크란은 말한다.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의 핵물리학 연구소 같은 연구용 원자로를 비롯한 민간 시설로부터의 핵물질 유출이 더 우려된다. 고농축 우라늄으로 가동되는 130개 가량의 원자로가 40개가 넘는 나라들에 분산되어 있는데, 냉전시대 초기에 미국과 소련이 동맹국들의 핵기술 확보를 지원한 결과이다. 7~8개의 원자로가 가동을 중단했지만 아직 연료를 시설내에 보유하고 있다. 다 합치면 전세계 연구용 원자로들은 22톤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수백 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

연구용 원자로의 연료는 보안이 느슨하기로 유명하다. 작년에 발간된 미국의 한 보고서에서는 “익명의 외국 연구용 원자로 시설 둘레의 울타리가 엉성한 상태였고, 정문의 보안 요원들은 비무장 상태였으며, 원자로 건물에는 경비가 없어 안내 없이도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작년 여름 러시아 베슬란의 한 초등학교를 점거했던 테러범들에 비해 형편없을 정도의 무장만 갖춘 경비원 두어 명이 보안의 전부인 경우도 흔하다.

민간 핵발전소에서 사용되는 대규모의 고방사능 연료봉과는 달리 연구용 원자로의 연료는 한 개당 무게가 몇 킬로그램에 불과한 작은 덩어리들로 되어 있고 만져도 별로 뜨겁지 않다. “도둑이 들어 와서 한 번에 몇 개 정도를 배낭에 훔쳐 갈 수 있을 겁니다”라고 그레이엄 앨리슨과 하바드에서 2004년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핵확산 전문가 매튜 번이 말한다.

이런 잠재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연구용 원자로에서 핵물질이 유출된 사례는 아직 한 건도 없었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긴다. 고농축 우라늄의 보안이 허술하기 그지없는데 왜 핵물질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것일까? 확산 전문가들은 이런 다행스런 결과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제기한다.

러시아에서는 급료가 적은 군 장교들과 핵과학자들의 충성심이 예상보다 강해 보인다. 두 번째 이유는 조직화된 범죄 단체가 핵 밀거래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거둬들이려고 시도할 거라는 우려가 아직 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범죄단체의 다른 활동이 훨씬 덜 번거롭기 때문입니다”라고 그녀가 말한다.

다행히도 테러범들이 핵물질을 훔쳐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1990년대에 미국과 러시아간 공동 프로그램을 통해 이전 소련 핵시설 수십 군데에 대한 보안이 강화되었다. 그리고 최근 몇 개월동안 많은 민간 연구용 원자로에서의 보안도 강화되어 왔다.

2004년 미 에너지부가 향후 10년간 투입할 4억5천만 달러의 예산으로 시작한 전세계 위협 감축 구상(GTRI) 프로그램으로 미국은 전세계의 위험한 핵물질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핵물질 분류와 연구용 원자로의 보안 강화, 우즈베키스탄의 핵물리연구소 같은 장소에세의 우라늄 제거 작업 등이 포함된다. 또한 GTRI에 입각해 미국은 연구용 원자로를 폭탄 제조에 쓸모가 없는 농도 20퍼센트 미만의 우라늄으로 가동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 STEP 2 : 우라늄 추출
만약 테러범이 연구용 원자로에서 어떻게든 핵연료를 확보했다 하더라도 이를 폭탄에 사용하려면 전문지식과 화학약품들, 산업용 장비와 폭약, 그리고 은밀한 장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잘 조직되고 자금줄이 든든한 알 카에다 같은 테러조직이라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폭탄을 조립하려면 금속학과 공학 기술은 물론 기존 폭발물들에 대한 기본 지식도 있어야 한다. 테러조직은 핵과학자의 도움을 얻고 싶겠지만 이것이 필수조건은 아니다. 폭탄 제조 과정은 극비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필요한 화학 공식은 대학원 교재에 나와 있다. 대규모 팀도 필요없다. 연방 기술영향평가국이 1977년에 실시한 한 연구에서는 “이 정도 프로젝트는 몇몇 분야의 문헌을 조사하고, 조립 능력이 있는 기술자 혼자서도 수행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폭탄 제조 첫 단게는 통상 우라늄과 알루미늄 합금으로 되어 있는 원자로 연료를 순수 우라늄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테러범들이 군사시설로부터 폭탄 제조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농도의 우라늄을 확보한 경우에는 이 과정이 필요없다. “질산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퍼거슨은 설명한다. 질산은 값싸고 고등학교 실험실에서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러조직에 화학자가 있다면 연료봉을 잘라 끓는 산에 용해시킨 다음 유기복합물을 이용해 우라늄만 분리해낼 수도 있다. 퍼거슨은 다른 재료로도 이런 작업이 가능하지만 특히 트리부틸 포스페이트(TBP)가 적합하다고 말한다. TBP는 플라스틱이나 잉크 제조 같은 상용 용도가 있기 때문에 테러범이 수백 갤런씩 대량 주문을 할 때 위장하기가 용이하다.

만약 모든 게 순조로우면 TBP가 우라늄에 들러붙으면서 기름과 물처럼 산으로부터 분리된다. “젓기만 하면 TBP와 우라늄이 위에 뜹니다. 밑에는 산과 알루미늄이 가라앉습니다. 윗부분을 살짝 떠내기만 하면 됩니다”라고 퍼거슨은 설명한다. 그 다음엔 TBP만 걷어내 버리면 된다. 우라늄은 방사능이 약하기 때문에 실험실 가운과 작은 철물점에서 구할 수 있는 고글을 착용한 채 이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하기 어렵게 만들 규정은 없지만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은 TBP 판매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를 추적하는 나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들도 있습니다”라고 런던 대학 킹스컬리지의 핵테러 전문가인 마이클 레비는 말한다.

만약 테러조직이 필요한 화학 물질들을 확보했다면 폭탄 제조에 충분한 우라늄을 추출하는 데 몇 주 밖에 안 걸린다. 폭탄 제조가들은 다음 단계로 까다로운 제조 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제 생각에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우라늄 추출 과정일 듯 싶습니다”라고 퍼거슨이 말한다. “일단 이것만 되면 다음은 간단하거든요.”

● STEP 3 : 폭탄 조립
미국과 러시아가 비축해 둔 핵무기들은 테러범이 만들 수 있는 폭탄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치명적이다. 대신 테러범들은 가장 간단한 건 밤이라는 핵폭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건 밤은 장총처럼 기존의 화약을 이용해 탄환을 발사한다.

하지만 이 경우 탄환은 우라늄 덩어리로 총구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우라늄 덩어리에 가 부딪친다. 이 충격으로 두 우라늄 조각들이 압축되면서 “초임계 질량”을 만들어 핵연쇄반응이 발생한다. 간단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폭탄도 고농축 우라늄 두 쪽을 서로 충돌시킨 포신형 폭탄이었습니다”라고 번이 설명한다.

폭탄의 우라늄을 두 조각으로 만드는 일은 비교적 간단하게 기계로 작업할 수 있다. 우라늄을 발사하는 대포 제작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하다. 테러범들은 자체적으로 대포를 만들 수도 있고 하우이저 같은 군용 대포를 구할 수도 있다. 이 선택은 이미 확보해 둔 우라늄의 농도에 좌우된다.

우라늄의 농도가 높을수록 연쇄반응을 일으킬 대포의 화력이 낮아도 된다. 비록 현대식 하우이저 대포를 이베이에서는 구할 수 없지만 무거운 재래식 군용 장비를 구하는 게 어렵지만은 않다. NRDC의 톰 코크란이 말하듯 온갖 종류의 군용 장비들이 현재 이라크 전역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폭탄을 터뜨리는 건 가장 쉬운 작업일 것이다. 대포 발사에는 일반 화약이 가장 좋다고 레비가 설명한다. 폭탄은 휴대폰이나 차고 문 개폐기로도 폭파시킬 수 있는데, 이는 이라크의 가두 폭탄에 사용된 정도의 보통 기술이다.

작년에 상원의원 조셉 비든은 세 곳의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에게 일상적으로 구할 수 있는 장비들로 대포형 폭탄을 조립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 요청했다. 몇 달 후 과학자들은 조립을 마쳤다고 보고했다.

테러범들은 엄격한 안전 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국영 핵 프로그램과는 달리 다소의 실수를 해도 무관하기 때문에 초보적인 폭탄 제조 과정이 보다 용이할 수 있다. 90퍼센트의 고농축 우라늄 100파운드로 제작된 폭탄은 10킬로톤의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는 1945년 히로시마 원폭보다 약간 낮은 수준의 파괴력이다.

우라늄의 농도가 낮거나 설계 결함으로 인해 대포가 불발될 경우 파괴력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1킬로톤의 폭발만으로도 도시 전체가 날아가고 인근의 모든 생명체가 사망하며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다. 사람들 사이에 공황 상태도 야기된다. 다시 말해 작은 실수가 있어도 막대한 재앙이 초래되는 것이다.

● STEP 4 : 폭탄 운반
물론 테러범들이 백안관 우체통에 폭탄을 간단하게 투하하기는 어렵다. 이를 운반하는 것이 마지막 과제이다. 디자인에 따라 초보적인 핵폭탄의 무게는 0.5톤부터 수 톤에 이르기도 한다. 폭탄을 목표지까지 운반하는 게 그리 “간단치 않다”고 레비는 말한다. “우라늄을 여러 조각으로 밀반입하는 것과 몇 톤짜리 완제품 강철 폭탄을 밀반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대포도 화물선의 컨테이너에 쉽게 들어가는데, 매년 2,300만 대가 넘는 화물선들이 미국으로 입항한다. 이들 중 대략 5퍼센트만이 세관 관리들에 의해 입항시 검시를 받는다. 모든 세관원들은 현재 방사능 탐지기를 허리띠에 부착하고 있는데, 이 장치들이 대기를 검색해 우라늄과 플루토늄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탐지한다.

2002년 GAO의 한 보고서는 이 허리띠형 탐지기가 “거리 제한이 있어 이런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더구나 간단한 납 방어막만으로도 감마선을 차단할 수 있다. 이보다 정교한 탐지기들이 항구의 모든 입구에 설치되고 있지만 납으로 싼 폭탄은 감지하지 못한다. 이런 스캐너의 한계 때문에 연방 정부는 워싱턴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와 수로에 방사능 감지기들을 설치하는 “워싱턴 주변 링”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보다 효과가 뛰어난 스캐너들도 핵물질을 미국에 소량씩 반입한 후 테러범의 표적이 된 도시에서 조립해 무기를 만들 경우 이를 탐지해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초기 단계에서 핵물질의 도난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테러범을 저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데 동의한다.

수년간의 무관심 끝에 9.11 사태가 발생한 후 이런 임무는 연방 정부의 우선과제가 되었다. 지난 3년간 의회는 넌루거 합동 위협 감축 프로그램의 지원금을 늘렸는데, 이 프로그램은 무기 공장이나 핵잠수함 기지 같은 예전 소련 핵시설들에서의 보안을 개선하고, 러시아의 핵물질을 폭탄용으로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며, 4만 명의 핵과학자들이 체제 전복이나 테러 활동 지원에 가담하지 않도록 고용하는 데 매년 10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GTRI와 우즈베키스탄에서와 같은 작전들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핵테러의 위협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의원들이 새롭게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 준다.

비평가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의 수행 속도가 좀 더 신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같은 속도라면 러시아의 핵물질 안전 확보 노력이 10년은 걸릴 거라고 번이 말한다. GTRI에 입각해 미국은 동구권 국가들에서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는 핵물질들을 올해 말까지 제거할 계획이다.

하지만 작전마다 기획 기간만 수개월씩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10년이라는 기한도 너무 짧아 보인다. 게다가 에너지부가 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폐연료봉들을 2010년까지는 회수할 가능성이 낮다.

다행히 충분한 시간과 재원이 있기 때문에 민감한 물질들부터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 “핵테러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고 그레이엄 앨리슨이 말한다.

방사능 폭탄의 추악한 파괴
초보 수준 핵폭탄 제조의 용이성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지만 방사능 물질을 퍼뜨리는 방사능 폭탄이 훨씬 제조하기 쉽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방사능 폭탄으로는 핵폭발 연쇄반응이나 버섯 구름이 발생하지 않지만 폭발 후 영향은 엄청나다.

미국 과학자 협회에서는 2002년에 식품 방사능 처리 시설들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같은 30cm짜리 방사능 코발트 폭탄 1개를 TNT로 맨해튼 하부에서 터뜨리는 컴퓨터 모의실험을 해 보았다. 그 결과 300평방 블록이 체르노빌 핵발전소 주변의 영구 폐쇄지역처럼 오염이 되고, 잔류 방사능으로 인한 암 발생으로 향후 40년간 주민 10명당 1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현재 미국의 안보 기준에 따르면 맨해튼 전지역이 소거되어야 할 것이다. 핵폭탄과 달리 방사능 폭탄은 세슘이나 스트론튬, 이리듐처럼 병원이나 건설 현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방사능 물질들로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의 보안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지만 핵통제위원회에서는 이런 물질들의 방사능이 빨리 소멸되고 미국내에서 미미한 양만이 분실되거나 도난당했기 때문에 테러범들이 단 한 개의 방사능 폭탄이라도 제작할 정도의 물질들을 축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위험한 양의 방사능 물질이 다른 곳에서 사라졌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국제원자력기구와 합동으로 현재 방사능 물질 재고를 조사하고, 가능하면 이들을 없애거나 밀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엄청난 작업이긴 하지만 맨해튼에서 다시 한 번 체르노빌과 같은 사태가 나지 않도록 하려면 꼭 해결해야 할 일이다.

맨해튼 하부에서 방사능 폭탄 폭발로 퍼질 방사능으로 인해 맨해튼 크기의 절반 지역[가장 안쪽 원]에서 인구 100명당 1명, 중간 지역[가운데 원]에서는 1,000명 당 1명, 현재 환경보호국 기준에 의해 오염제거가 권장되는 386평방마일 지역[바깥 원] 내에서는 10,000명당 1명이 각각 암으로 사망하게 될 것이다.

문제 탐색 미국내 핵무기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 다음은 조사 도구들에 관한 내용이다.

서류 가방 크기의 방사능 폭탄부터 트럭이나 화물선 컨테이너로 밀반입되는 대형 무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핵 테러 위협이 상존한 가운데 도심지나 주요 교통로를 따라 방사능을 스캔하는 대부분의 영구부착식 감지기의 기능보다 더 향상된 탐지 기술이 필요하다. 최신 장비들은 휴대가 가능하고 가이거 계수기보다 훨씬 더 민감하다. 이 장비들은 핵 공격 예방 및 유사시 효과적인 비상 대책 수행노력의 최전선에서 활약중이다.

* 공중 측정 장치
비행기에 탑재된 공중 측정 장치는 넓은 지역을 스캔하며 비정상적인 방사능원을 찾아낸다. 벡텔 네바다 리모트 센싱 연구소에서 개발한 이 장치는 미식축구장이나 정치집회처럼 테러 가능성이 높은 곳을 검색한다. 목표물의 방사능 수치를 밀반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에서 측정한 수치와 비교해 폭탄의 위치를 찾아내거나, 최악의 경우 실제 폭발 후 발생하는 방사능을 추적해 비상 대응조치를 돕는다.

* 오르텍 방사선 감지기
오르텍의 휴대형 방사능 탐지 및 분석기인 68,250달러짜리 디텍티브-EX는 게르마늄 결정을 이용해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에서 방출되는 감마선과 중성자를 탐지해낸다. 엔지니어들은 소형화 기술로 10kg짜리 장비를 만들어냈는데, 이 안에 게르마늄 결정과 건전지로 작동되는 냉각 장치가 들어 있어서 장치를 영하 163도로 냉각시킨다. 감마선이 주변 열에 의해 구분되어 소량도 감지된다.

* 스미스 감지 HCV 모바일 2
미국 항구에 들어오는 화물선 컨테이너들 검시에 사용되는 고정형 X선 장치들은 방사능을 탐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스미스 디텍션에서 개발한 신형 트럭 탑재식 장치 HCV 모바일 2는 컨테이너의 내용물이 서류상의 물건과 일치하는지 X선으로 확인할 뿐만 아니라 최고 5대의 감마선 감지기를 이용해 핵물질을 찾아낸다. 이 300만 달러짜리 스캐너는 점차 이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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