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러셀가와 프랭클린가 교차지점에 있는 옛 멜버른 교도소는 멜버른의 명소 가운데 하나로 밤마다 귀신들이 출몰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고스트 투어가 시행되고 영화에도 등장한 이곳은 호주의 마지막 무법자로 악명을 떨친 전설적인 산적 네드켈리가 처형된 곳이며 그의 갑옷과 데드 마스크가 전시되고 있고 각종 고문 기구와 교수형장 등의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 교도소에는 늦은 밤과 이른 새벽에 건물 벽을 통과하는 검은 귀신이 출몰해 당시 죄수들과 간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인근에 살던 마을 주민들은 해가 지면 감옥 근처를 걷지 않았다. 늦은 밤 정원에 캠프를 치고 고성능 카메라와 녹음기 설치를 준비하던 조사팀은 자정이 넘은 시각에 누군가 교도소 안에서 도와달라고 소리치자 현장으로 급히 달려가 누가 실내에 있냐고 물으며 교도소 내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조사팀 중 한 명이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차가운 손바닥으로 등을 쓸어 내리는 느낌을 받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멈추어 섰다.
당시 너무 무서워 고개를 돌려 직접 뒤를 돌아다보지 못한 그는 동행하던 동료에게 잠시 멈추라고 말하며 자신의 등뒤에 누가 있냐고 물었다. 아무도 없다고 하자 뒤를 돌아본 그는 달빛 때문에 창문 그림자가 져있던 교수형장으로 통하는 복도에 검은 무언가가 미끄러지듯 벽을 통과하며 이동하자 동료들과 함께 검은 물체가 이동한 지점으로 빨리 달려갔다.
그러던 중 누군가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다시 들은 조사팀은 이 소리를 녹음했다.
문이 닫혀있던 교수형장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하고 용기를 내 교수형장으로 들어갔으나 내부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 후 감옥 내부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하고 몇 곳의 적막하고 한기를 느끼는 지점에서 녹음한 뒤 캠프로 돌아온 그들은 가져온 자료를 통해 138년 전 6월 21일에 루시라는 이름의 여인이 그곳에서 자살했다는 기록을 찾고 다시 한번 실내로 들어가 여인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다녔지만 어떠한 소리가 들리거나 귀신이 목격되지는 않았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후 다시 교도소를 방문해 루시를 찾아다닌 일행은 자외선 장비가 설치된 카메라까지 동원했지만 귀신을 촬영하지 못했다.
사무실로 돌아와 녹음된 소리를 확인하던 그들은 한 녹음기 안에 녹음 당시 귀에 들리지 않은‘나가(Get out!)’라는 고함소리가 녹음된 것을 확인하고 다른 녹음기로 같은 시각에 녹음된 내용을 청취했으나 다른 녹음기에는 그 같은 소리가 녹음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음파 전문가를 동원해 당시 녹음된 소리를 분석한 이들은 문제의 고함소리 음파가 보통 인간의 음파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러한 소리가 녹음기에 녹음됐는지는 미스테리로 남았다. 지금도 늦은 밤과 이른 새벽마다 나타나고 있다는 옛 멜버른 교도소 귀신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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