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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TV 활성화, '콘텐츠' 확보가 열쇠

[3D TV 시대가 열린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 TV를 출시하며 대한민국발 3D 시대를 열어젖혔다. 이에 질세라 소니와 파나소닉, 샤프 등도 올 여름께 관련제품을 선보이며 3D TV 열풍에 가세할 기세다.

하지만 3D TV가 미래 TV 시장의 핵(核)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난제가 많다. 콘텐츠의 부족, 3D 안경의 불편함, 시뮬레이션 멀미 등이 그것이다. 3D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꼭 알아야할 3D 콘텐츠와 3D 안경에 대해 살펴본다.

시장 상황으로 보면 3D TV의 미래는 장밋빛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장미의 가시가 있다. 바로 콘텐츠다. 3D TV가 있어도 3D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거의 없는 것이다. 현재로선 3D TV는 총알 없는 총과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바타 광풍에 이어 3D TV 열풍이 지구촌을 휘몰아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3D TV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정면으로 맞붙은 우리나라의 바람은 더욱 거세다.

현재까지의 시장반응은 꽤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25일 제품 출시 이후 단 6주 만에 1만대의 판매고를 올렸고 해외에서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이 정도의 초기 판매 속도는 지난해 출시된 LED 백라이트 TV 보다도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판매목표인 250만대를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시 경쟁에서 한 발 늦은 LG전자는 올해 전 세계 3D TV 시장점유율 25%를 목표로 약 100만대의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TV CF와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이런 3D TV의 등장을 지켜본 시민들도 마치 흑백 TV 시절에 컬러 TV를 바라보듯 놀라움과 동경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일반 시민들이 3D TV와 관련해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3D TV를 사면 지금 당장 모든 TV 프로그램을 환상적인 3D화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안타깝게도 사실은 그렇지 않다. 3D TV가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3D로 제작된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현존하는 TV프로그램이나 영화의 대다수는 2D로 만들어져 3D로 감상할 수 없다. 삼성전자 3D TV의 경우 2D 콘텐츠를 3D로 변환하는 기능을 갖췄지만 이 또한 완벽한 3D를 구현하지는 못한다. 현재의 3D TV는 총알 없는 총, 기름 없는 자동차와 같다는 얘기다.

결국 3D TV의 활성화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제조사별 기술력의 우위 보다는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은 3D 콘텐츠가 제작·보급되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D→3D변환, 미봉책에 불과
삼성전자 3D TV의 최대 특징은 2D 영상을 실시간으로 3D로 변환해 출력하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3D로 제작된 3D로 제작된 콘텐츠뿐 아니라 기존의 일반 TV 프로그램을 3D로 볼 수 있다. 콘텐츠 측면에서 보면 그나마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애당초 3D로 제작된 콘텐츠에 비해 영상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등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3D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역부족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3D TV 제품을 테스트해본 결과, 2D를 3D로 변환한 화면은 얼핏 3D 효과를 느낄 수 있었지만 자막의 일부분이 흐려지고 채널을 돌릴 때마다 매번 3D 설정 버튼을 눌러야 해 불편했다. TV 속 인물의 얼굴이 찌그러지거나 왜곡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일반 TV 프로그램에 비해 역동적인 스포츠 채널에서의 입체감은 더욱 미미했다. 1부터 10까지 설정 가능한 입체감 수치를 최대치인 10까지 높여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3D TV 화면을 30분여 보고 있으니 어지러움까지 생겼다.

이 어지러움은 '시뮬레이션 멀미'로서 눈의 시각정보와 뇌에서 처리하는 감각정보의 차이 때문에 3D영화 등 입체영상을 볼 때 흔히 나타나는 증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3D TV의 사용설명서에 '임산부, 노약자, 간질 환자 등은 3D TV 시청을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를 넣은 것도 시뮬레이션 멀미를 우려해서다.

어쨌든 이 기술은 3D 콘텐츠가 부족한 현재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30일 열린 '3D 월드포럼'에서는 권희원 LG전자 LCD TV 사업부장이 2D 콘텐츠의 3D변환 기술에 대해 "입체감이 떨어지고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다"며 "편리한 기술이지만 저급 콘텐츠를 양산, 자칫 소비자에게 3D TV는 화질이 좋지 않다는 인상을 줄 위험이 크다"고 말해 삼성전자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LG전자의 3D TV는 오직 3D 콘텐츠만 3D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 3D 콘텐츠가 방송되는 곳은 위성방송 채널인 '스카이 3D' 1개에 불과하다. 선택의 폭이 아예 없다. 적어도 지금 LG의 3D TV는 수백만원짜리 장식품이라 해도 허언은 아닌 셈이다.

최근 미국 할리우드와 국내 영화계에서 3D 영화들이 속속 제작되고 있고 기존 2D 영화의 3D 전환 작업도 다수 이뤄지고 있지만 이들을 안방에서 볼 수 있는 시기는 일러야 올 하반기부터다. 3D 게임을 비롯한 다른 콘텐츠들은 내년이 되도 얼마나 나올지 미지수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3D TV를 구입한 직장인 이상문 씨는 "구입 후 한동안 3D 변환 모드로 토크쇼나 드라마를 봤다"며 "하지만 화질이 떨어지고 어지러움이 느껴져 지금은 일반 2D로 TV를 시청한다"고 토로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광고에 속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천만 다행인 것은 오는 6월 개막하는 남아공 월드컵 경기 중 25경기가 3D로 중계될 예정이어서 축구마니아들의 기대감은 얼마간 충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V와 콘텐츠 모두 신경 써야
이렇게 3D TV가 출시된 지금까지 3D 콘텐츠가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싼 제작비에 있다. 3D 콘텐츠의 제작비용이 통상 2D 대비 두 배에 이른다. 100억 원이면 만들 영화를 3D로 제작하면 200억원이 들어가는 것이다. 영화 아바타처럼 대박을 터뜨린다는 보장이 없는 이상 굳이 이런 위험부담을 떠안을 콘텐츠 제작자는 많지 않을 수밖에 없다.

2D 영상을 3D로 변환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90분 분량을 기준으로 약 60억원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만일 앞으로도 3D 콘텐츠 제작에 이처럼 턱없이(?)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면 3D TV라는 거목은 뿌리만 내린 채 싹을 틔우지 못하고 사라질 개연성도 완전히 배재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3D 영상의 비용절감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기술개발 노력이 전개 중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더불어 올해부터 3년간 연 18억원을 투자, 3D 전환기술 개발에 나선 상태다. 또한 올 10월부터는 세계 최초로 지상파의 3D 실험방송도 개시할 예정이다.

3D TV 시장에 먼저 진입한 한국기업들은 하드웨어에서는 사실상 판정승을 얻어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이나 제작지원 등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가 드림웍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는 등 관련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는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최대 경쟁자인 소니는 3D 콘텐츠만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소니 PCL'을 설립하고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6월로 예정된 자사 3D TV의 출시에 맞춰 이를 빛내줄 콘텐츠까지 함께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스포츠 채널 ESPN에 자사의 프로페셔널HD 카메라를 지원하고 남아공 월드컵을 시작으로 미국 대학농구, 미식축구, 나스카 레이싱 등 총 85 경기를 3D 방송으로 제작하는데 깊숙이 관여한다.

요시오카 히로시 소니 부사장은 지난해 말 "오는 2012년에 이르면 3D TV가 소니 TV 출하량의 50%를 점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소니의 적극적 행보를 보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뺏긴 TV산업의 왕좌를 탈환하기 위한 굳은 결의로 해석하기도 한다.

소니에 이어 '아바타'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본 미쓰비시 또한 미국 위성방송 사업자 '다이렉트TV'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올 6월부터 영화와 스포츠를 3D로 송출하는 채널을 준비 중이다.

콘텐츠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3D TV를 내놔도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일본 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한국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프로젝터도 3D 시대




3D TV가 없다고 집에서 입체 영화를 볼 수 없는 게 아니다. 3D 영상을 투사하는 3D 프로젝터로더 입체화면을 즐길 수 있다.

3D 프로젝터의 장점은 40~60인치(101~152㎝)대의 3D TV보다 5배나 큰 300인치(762㎝) 이상의 대화면에서 3D 영상의 감상이 가능하다는 것. 효용성을 떠나 화면크기 대비 가격에서는 프로젝터가 훨씬 경제적이다. 또한 입력 신호에 따라 2D와 3D를 자동으로 구분해 3D뿐 아니라 일반적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3D 프로젝터의 강점이다.

최근 옵토마가 선보인 DLP(Digital Micromirror Device) 3D 프로젝터의 경우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개발한 'DLP 링크' 기술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DLP 링크는 1대의 프로젝터로 동시에 2개의 영상을 겹쳐서 스크린에 투사, 3D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특히 이 장비는 PC와 연결, PC에 저장된 3D 콘텐츠를 투사하는 기능도 구비했다. 단 이를 위해서는 3D 영상출력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DVD 또한 480i의 3D 신호까지 인식한다.

단점을 꼽자면 720p를 지원하지 않고 HDMI 포트 규격이 최신 1.4가 아니라 1.3인 탓에 풀HD 3D 영상의 감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3D 안경은 능동형 셔터식을 쓴다. 자체 충전이 아닌 배터리 교환식이며 무게는 80g이다. 안경을 쓴 상태로 착용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사용하기는 다소 버겁다. 프로젝터를 구입하면 기본적으로 1개를 주며, 추가 구매도 가능하다.



서영진 기자 artjuc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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