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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우주의 유일한 지적 생명체일까?

외계 지적 생명체 혹은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외계 문명의 존재 여부는 인류의 오랜 호기심거리이자 미스터리다. 정말 우주 어딘가에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여느 공상과학영화처럼 그들은 이미 인류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지구를 예의주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벌써 우리 곁을 종횡무진하고 있을 수도 있다.

"우주는 굉장히 넓어. 그 어떤 것보다 거대하지. 이처럼 거대한 우주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우리 인간뿐이라면 그건 엄청난 우주 공간의 낭비일거야." 외계와의 교신을 주제로 한 공상과학영화 '콘택트'에 등장하는 대사다. 과학적이라기보다 철학적 관점에 가까운 말이지만 외계인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뒤흔든 명대사로 꼽힌다.

막대한 공간의 낭비

사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구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며 우주공간에 지구와 유사한 행성들이 수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인류는 인간과 비슷하거나 선진화된 문명을 영위하는 외계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 같은 생각은 곧바로 외계인이 등장하는 다양한 책과 영화, 드라마, 만화, 게임들의 양산으로 나타났다. 벽화 등 을 통해 고대, 중세에서조차 외계인 혹은 외계문명을 다룬 선구적·원형적 형태의 공상과학물들이 다수 만들어졌으며 이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꾸준히 변주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 1898년 허버트 조지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은 선진화된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영국의 후기 빅토리아 시대에 첨단 무기를 지닌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내용의 이 소설은 지구 외에도 지적 생명체는 존재하며 자신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고 믿는 인간의 오만함(?)을 산산이 부서뜨린다.

현재의 대중문화 속 외계문명은 과거에 비해 한층 구체적이다. 일례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빠져 지구 침략을 보류하고 있던 외계인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이 외에도 영화 E.T.를 비롯해 스타워즈, 에일리언, 프레데터, 아바타 등 무수한 공상과학물에서 다양하고 세밀한 모습의 외계인과 외계 문명이 그려지고 있다. 외계인을 주제로 한 공상과학물은 이제 식상하리만큼 흔한 것이 됐을 정도다.






과학적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진짜 이 우주 어딘가에는 우리와 비슷한 외계 지적 생명체가 살아가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비교적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있는 지구형 행성은 그리 많지 않으며 그나마 그 행성들조차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가혹한 환경을 지녔다는 이유에서다.

지구에서 42광년 거리에 있는 GJ 1214b 행성이 그 실례다. 지난해 말 처음 발견된 이 행성은 행성표면의 75%가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물과 얼음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평균기온이 204℃나 되고 기압이 지구의 200배다. 과연 생명체가 살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크다.

외계 지적 생명체는 없다고 주장하는 측에서 제시한 가장 최근의 자료는 지난 2008년 4월 영국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앤드류 왓슨 교수가 과학저널 '우주생물학'지에 발표한 논문이다. 왓슨 교수는 논문에서 "외계 지적 생명체의 존재 확률은 극히 미미하며 현 시점에서 지적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은 지구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 근거로서 "하나의 생명체가 지적 생명체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4단계에 이르는 위기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각 단계마다 생명체가 진화에 성공할 가능성은 10%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단세포 박테리아가 다세포 생물, 복합생물체를 거쳐 지적생물체로 진화할 확률은 지구를 기준으로 봤을 때 0.01%에도 미치지 못 한다.

또한 지난 2008년 독일과학기자협회(WPK) 주최 세미나에서 독일 항공우주센터(DLR)의 우주생물학자 게르다 호르네크 박사도 "지구 이외의 외계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인간과 비슷한 지적 생명체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미생물 유기체나 바이러스, 그리고 동물수준의 지능이 낮은 생명체라면 몰라도 최첨단 UFO의 주인들은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가 모르는 머나 먼 외계에 고도의 문명과 과학발전을 이룬 지적 생명체 의 존재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이들은 현재 인류가 지닌 과학 지식과 지구 환경에 기반한 추정만으로는 지적 생명체의 존재 유무를 단언키 어렵다고 강조한다. 사실 우주에 대한 인류의 지식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주 어딘가에 물과 대기가 없어도 살 수 있고 초고온·초저 온·초고기압의 극한 환경에 적응한 지적 생명체가 있을 개연성마저 부정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어쩌면 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른다. 다만 우리의 탐색 능력이 아직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전파로 지적 생명체 존재 규명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는 1960년 미국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의 '오즈마 프로젝트(Ozma Project)'가 효시다. 다른 행성에 존재하는 지적 생명체를 찾으려는 첫 시도였던 이 프로젝트에서 드레이크 박사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그린뱅크 인근에 직경 25m의 전파망원경을 설치하고 고래자리 타우별과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별로 망원경의 초점을 맞췄다.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두 별에 딸린 어느 행성에서 왔거나, 그 행성들 사이를 오가는 전파를 잡아보려는 획기적 시도였다.

드레이크 박사는 외계인의 존재 여부를 왜 전파로 확인 하려 했던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발달된 문명을 갖춘 지적 생명체라면 지구인처럼 TV·라디오·휴대전화와 같은 전파로 통신이 가능한 문명을 가졌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통신기기에서 흘러나온 전파를 포착한다면 이는 곧 외계인, 그것도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알려주는 확실한 지표가 된다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오즈마 프로젝트를 통해 이렇다 할 인공 전파의 포착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는 외계지적 생명체 탐색(SETI) 프로젝트의 근간이 됐다. SETI는 오즈마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우주에서 탐지되는 온갖 전파 속에서 특정한 반복적 패턴을 보이는 신호, 다시 말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되는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이에 미국 SETI연구소를 비롯해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 호주 웨스턴시드니대학 등을 중심으로 관련연구가 다양하게 전개됐다. 특히 SETI연구소는 지난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350대의 SETI 전용 전파망원경을 구동하는 앨런 망원경어 레이(ATA)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현재 45대의 전파망원경이 운용되고 있는 ATA로 인해 SETI는 수시로 전파망원경을 빌려 써야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에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우주에 대한 열렬한 탐험은 아직 '진행 중'

오늘날 SETI프로젝트는 'SETI@HOME' 으로 확대돼 재도약의 기틀을 구축한 상태다. 지난 1999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전파망원경이 수신한 전파 신호를 일반인들의 PC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지적 생명체 탐사에 활용되는 직경 305m의 세계 최대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단 하루에 수집하는 전파는 무려 2,800만 개에 달한다. 이처럼 막대한 전파를 분석하려면 엄청난 능력의 슈퍼컴퓨터가 필요한데 전 세계의 PC들을 연결, 이 자료를 분산시켜 분석함으로써 하나의 거대한 슈퍼컴퓨터를 운용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누구든 홈페이지(setiathome. berkeley.edu)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PC 를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에 이용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컴퓨터가 많을수록 외계 생명체를 찾을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 17 만여 명 이상의 네티즌이 참여하고 있는데 최초로 지적 생명체의 신호를 포착하게 되는 네티즌은 전 지구적 유명세를 치르게 될 것이 자명하다.

외계 지적 생명체가 살고 있을 만한 외부 행성에 대한 탐사 프로젝트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지난 2006년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가 발사한 중량 천문위성 '코롯'은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이 별빛을 가리는 일식 현상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지금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행성을 찾고 있다.

코롯 위성의 분광기는 목성과 같은 거대한 행성에 더해 지구 1.5배 크기의 작은 행성까지도 포착할 정도로 민감하다. 그리고 작년 3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외부 행성 추적용 망원경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발사하기도 했다. 케플러 망원경 역시 은하에 속하는 수천 개의 별들을 상대로 생명체가 살 만한 지구 크기의 행성이 있는지 살피는 임무를 수행한다.

유럽항공우주국(ESA)의 경우 오는 2015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들을 찾기 위한 '다윈 프로젝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외계의 전파신호를 수집하고 탐사위성을 발사하는 등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외계로부터 의미 있는 응답을 받지 못했지만 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SETI의 과학자들도 ATA가 본격 가동되면 오는 2015~2020년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외계 지적 생명체의 전파 신호를 최소 1개는 탐지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 99%의 가설

특히 외계지적 생명체와 관련해 몇 달 전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발언은 전 세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디스커버리 채널에 출연한 그가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추정이 '완벽하게 이성적인 일'이라고 말한 것. 그는 "대다수 외계 생명체는 미생물같이 단순한 형태를 지녔으리라 생각하지만 그중 일부는 지적 생명체로 진화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호킹 박사는 우주에 각각 수억 개의 별로 구성된 약 1,000억개의 은하가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우주에 다 수의 외계생명체가 존재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들의 거주지는 비단 행성뿐만 아니라 별의 중심부, 행성 사이의 공간 등 어디나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만 호킹 박사는 외계 지적 생명체들과의 접촉은 인류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류보다 고도로 앞선 과학기술을 가진 외계생명체는 우주를 유랑하며 정복과 식민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에 외계인들의 지구 방문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과 유사한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지금 당장 외계 생명체와 접촉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접촉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SETI 연구소와 NASA의 입장은 다소 다르다. 지난 3월 SETI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세스 쇼스탁 박사는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계 지적 생명체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참'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99%인 과학적 가설"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는 SETI 프로젝트를 통해 외계로부터의 신호가 잡힐 순간에 대비, 국제 조약까지 마련해 놓았다고 밝혔다. 이 조약에는 유엔에 관련사실을 알리고 전 지구적 합의가 이뤄질 때에 한 해 외계 신호에 응답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한다.

호킹 박사 등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류의 정체를 외계 지적 생명체에 드러내는 것이 인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외계신호에 응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삶이 다할 때까지 외계 지적 생명체의 신호 포착에 실패했을 때 이렇게 유언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탐사 방법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는 듯하다. 포기하지는 말고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라."

지구가 속한 은하계엔 태양과 같은 항성이 약 2,000억 개, 그리고 우주에는 이런 은하계가 1,000억 개가 넘는다. 이 끝없는 우주공간에서 인류만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고 주장하는 지구인들의 말은 우주의 입장에서 보면 우물 안 개구리의 의미 없는 외침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외계 생명체는 어떤 모습일까?




만약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인류와 유사한 모습일까. 아니면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괴물의 형상일까. 지금껏 우리는 TV나 스크린을 통해 외계 생명체의 모습을 그려왔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그들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 다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외계 지적 생명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 E.T., 에일리언 등에 등장한 외계 생명체의 모습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주전쟁'의 저자 허버트 조지 웰스가 그려낸 외계인은 문어와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웰스가 외계인을 그렇게 그린 이유는 진화를 거쳐 뇌가 고도로 발달했을 것이라는 추정에 근거한다. 그는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 공중에 떠나니기 때문에 몸체는 불필요한 가분수 형태의 외계인을 상상했다고 한다.

이 점에서 인간과 비슷한 생김새의 외계인도 없으리란 법은 없다. 인간을 비롯한 고등동물의 신경계는 뇌처럼 한곳에 신경이 집중된 부위가 있기 마련인데 외계 지적생명체 역시 한곳에 집중된 신경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과학자들은 여기에 진화론적 관점을 더해 인간과 닮은 형태, 즉 직립보행을 하며 머리에 뇌와 이목구비 등의 기관이 모여 있고 사지를 가졌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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