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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미래주택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기 위한 4가지 비전

당면과제: 해수면 상승

해결책 : 도시 위의 도시 건설

디자이너: 무스타파 불거, 시난 구나이
환경파괴나 기술 진보는 항상 인간의 거주지역과 생활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초기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것도 우림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식량난 때문이다. 이를 보면 지구온난화와 인구 증가도 수십년 내 우리의 생활영역과 주택 건축방식을 바꿔놓을 것이 자명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빨리 영향을 끼칠 요인은 해수면의 급격한 상승이다. 작년 덴마크, 영국, 핀란드 공동연구팀은 금세기말이면 전 세계 해수면이 90㎝ 이상 상승한다고 예견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을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지구촌 인구의 약 10%가 해발 9m 이하 해안지대에 거주 중임을 감안하면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수몰을 면한 지역도 잦은 폭풍과 홍수를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많은 해안 도시 주민들은 고지대로의 이주를 결정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그런데 이주가 싫다면 한 가지 대안이 있다. 현 도시 위에 새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스탄불기술대학 건축학과 출신의 무스타파 불거와 시난 구나이는 기존의 마천루 사이를 강력한 케이블로 연결한 후 케이블에 조립식 주택을 매다는 방법을 제안했다.

미국 뉴욕을 예로 들어보자. 다수의 섬으로 이뤄진 뉴욕은 오는 2080년경 육지 면적의 25%를 잃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방법으로 60만채의 신규 주택을 얻을 수 있다. 침수된 도로와 골목 위에 케이블을 묶고 뉴욕항 주변의 고층빌딩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250만명이 거주할 집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무스타파의 설명이다.

조립식 주택 1채의 면적은 최대 74㎡(22.5평)다. 중량 최소화를 위해 경량 티타늄 강판을 경량 탄소나노튜브 소재로 연결해 건설된다. 또한 강력한 전자석으로 케이블에 고정된다. 주택의 북향과 남향 외벽은 빛에 따라 투명도가 바뀌는 플렉시글라스(Plexiglas)로 덮인다. 2080년에는 날씨가 훨씬 더울 것이기에 오후의 뜨거운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나머지 외벽은 표면이 뾰족한 두께 20㎝의 태양전지 패널이 차지한다. 무스타파에 따르면 이것이 평판형 태양전지보다 햇빛을 받는 면적이 넓어 더 많은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각 주택에는 별도의 농업 모듈도 있다. 실리콘 망 위에 흙을 쌓은 이 모듈에서 시민들은 과일이나 야채를 직접 키울 수 있으며 주택 단열 효과도 누린다. 식수는 해수담수화 공장에서 바닷물을 정수해 공급하며 이를 위해 각 주택마다 1만8,900ℓ의 담수탱크가 설치된다.

무스타파 외에도 혁신적 방법을 제시하는 건축가는 또 있다. 캐나다의 지글루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보다 더 깊은 깊이의 수중마천루 '자이어 씨스크래퍼(Gyre-Seascraper)'를 제안한다. 여기서는 빗물로 담수를 만들고 태양광과 풍력으로 2,000가구를 위한 전력을 생산한다.

당면과제: 도심 인구 과밀화






해결책 : 오토 데팡스

디자이너: 스테판 말카
지난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촌 인구 중 도심 거주자의 비율이 50%를 넘었다. 특히 2010년 현재 도시 거주민은 33억 명이지만 오는 2030년에는 50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때는 전 세계의 대도시가 문자 그대로 미어터질 것이다. 뉴욕의 경우 2000년의 인구밀도는 1㎢당 1만193명이었지만 2030년에는 1만1,583명으로 늘게 된다.

이러한 도시 인구의 과밀화는 심각한 주택난을 초래한다. 물론 가장 직관적 대책은 새로운 건물을 더 많이 짓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건축가 스테판 말카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기존 건축물의 효율을 더 높일 것을 주장한다. 이의 일환으로 그는 파리에 있는 높이 105m의 신(新) 개선문 '그랑드 아르슈'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오토 데팡스'라 명명된 이 계획은 신 개선문 내부의 빈 공간에 면적 35㎡의 조립식 아파트 450채를 넣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모듈형 구조물에 의존한다. 각 주거 유닛은 철, 유리, 목재 등으로 제작되며 이들 재료는 모두 다른 건축물에서 철거된 것을 재활용한다. 이 유닛들을 그랑드 아르슈의 한쪽 면에 붙여 최대 25층까지 쌓는 것이다. 현재 그랑드 아르슈에는 사무실들이 입주해 있는데 리모델링 후 거주자들은 주택과 마주보고 있는 쪽의 사무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출입하게 된다.

사무동과 주택 사이에는 일정 높이마다 통로로 연결돼 있으며 일단 주택 유닛 쪽으로 넘어오면 주택들 사이에 위치한 통로로 집을 찾아갈 수 있다. 사실 이와 유사한 주택은 이미 존재한다. 좁은 공간의 주택이 일반적이었던 일본이 가장 대표적 사례다. 지난 1952년 건축가 마코토 마쓰자와는 48.42㎡의 면적의 미니멈 하우스를 설계했는데 2002년 마코토 고이즈미가 이 디자인을 다시 되살려 5인 가족용 주택을 만들었다.

도쿄 소재 설계업체인 부-후-우는 현재 이 개념에 착안, 좁은 공간에 15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건설 중이기도 하다. 암스테르담에서는 1,000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한 1인용 기숙사 '키토넨(Keetwonen)'이 지어져 이용되고 있으며 미국 LA의 건축가 휴스턴 드럼은 일명 '25시 시티(25-Hour City)'라는 고밀도 건물을 디자인했다. 25시 시티는 579m의 타워 여러 개를 꽈배기처럼 엮은 모습으로 80만명의 시민을 수용한다. 이는 면적 대비 인구수용력이 현 LA의 26배에 이르는 것이다.

당면과제: 토지의 사막화








해결책 : 포지티브 임팩트 하우스

디자이너: 로버트 페리
지구온난화는 홍수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물 부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UN도 지표면의 41%를 차지하는 건조지대의 강우량 감소에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UN은 또 지난 2007년 사막화가 100여 개국 10억명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추산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 스터디드 임팩트 디자인의 건축가 로버트 페리는 사막이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라는 기존 관점에 반기를 든다. 그가 설계한 300㎡ 면적의 단독주택 '포지티브 임팩트 하우스'라면 사막도 훌륭한 거주지가 된다고 강조한다.

이 주택은 5인 가족의 거주에 충분한 물과 전력, 냉방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먼저 물은 공기 중의 습기로 만든다. 냉각제가 들어있는 금속 코일로 습기를 응축시켜 정수한 뒤 저장탱크로 보내는 것. 사실 사막의 공기는 의외로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다. 두바이의 경우 1월 상대습도가 평균 80%에 달한다.

때문에 페리는 두 대의 물 응축기만으로 식수와 생활용수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용한 생활용수는 옥상에 마련된 텃밭에 농업용수로 재활용하게 되며 정화조에서는 바이오가스를 발생시켜 주방에서 요리를 할 때 이용한다.

특히 외벽을 흙으로 만들어 1년 중 대부분은 집안으로 유입되는 공기의 온도가 그리 높지 않다. 가장 뜨거운 계절이라면 집 밖에 설치된 팬이 주변공기를 빨아들여 땅 속으로 내려 보낸다. 지하의 온도는 1년 내내 10~15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 공기는 자연 냉각되며 파이프를 통해 주택으로 들어가 냉방 효과를 제공한다.

이렇게 주택을 식히고 온도가 높아진 공기는 대류현상에 의해 천장부에 설치된 면적 18㎡의 실내 정원으로 배출되는데 여기에 풍력발전기를 설치, 한 가구가 하루 사용하는 80kWh의 전력 중 절반에 해당하는 40kWh를 얻을 수 있다.

지붕에는 또 햇빛의 방향에 따라 위치를 바꾸는 태양전지 패널 24개가 채용된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만 80kWh 이상이다. 때문에 거주자들은 잉여전력을 비상용으로 저장하거나 전력회사에 되팔아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매일 40kWh의 전력을 팔면 연간 3,000달러를 벌 수 있다.

이 주택에 적용된 기술들은 이미 실용화된 것이다. 비영리단체 포그퀘스트라는 안개를 응축시켜 에티오피아의 한 마을에 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짐바브웨의 이스트게이트센터 쇼핑몰은 거대한 굴뚝 형태의 구조물에서 공기를 흡입, 냉방을 한다.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는 지하수 인공주입 시스템을 사용, 하수를 정수해 식수를 만들고 있다.

당면과제: 대기·수질 오염








해결책 : 지속가능 주거지 2020

디자이너: 필립스 디자인
향후 수십년 후에는 수질과 대기 오염의 영향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공해를 줄이기 힘들어진다. 인구와 에너지 사용량이 지금의 두 배로 늘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년 내에 전 세계 자동차는 20억 대까지 증가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지금처럼 휘발유와 경유를 연료로 쓸 개연성이 높다. 공해는 특히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더 큰 문제가 된다. 세계은행 자료에 의하면 현재 세계 30대 공해도시 중 20개가 중국에 있으며 중국 도시 중 3분의 1의 지하수가 오염된 상태다.

그런데 공해의 심화에는 건물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영리기구인 아키텍처 2030은 주거용 건물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의 20%가 발생한다고 추산하고 있을 정도다. 필립스는 이 문제에 대응키 위해 '지속가능 주거지 2020(Sustainable Habitat 2020)'을 구상했다. 이는 최악의 도시공해 속에서 시민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고층 아파트다.

40㎡ 면적의 주택 수백 개로 구성된 지속가능 주거지는 미래의 중국 대도시를 위해 설계됐다. 이 건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많은 깔때기들이 부착된 다기능 외벽 마감재다. 이 깔때기는 외부 공기와 내부 공기 사이에 막을 형성하고 빛, 공기, 습기의 유입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각 깔때기들은 태양전지와 태양광 센서 사이에 위치한다. 센서는 습기, 풍향, 햇빛의 양 및 입사각을 분석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깔때기가 최적의 모양으로 바뀐다. 일례로 맑은 날에는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향해 활짝 열리면서 실내로 많은 빛을 유입시키며 태양전지는 하루 종일 건물 전체에서 사용할 전력량 이상의 전력을 생산한다.

반면 비가 오면 깔때기가 빗물을 가장 많이 모을 수 있도록 모양을 바꾼다. 이 빗물들은 내벽의 셀 구조 속으로 보내져 정수된 후 용변용수 등에 쓰인다. 바람이 강한 날의 경우 깔때기가 길게 튀어나와 공기를 흡입하고 필터로 불순물을 걸러 실내로 들여보낸다.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로 미국 이와모토스코트 아키텍처는 샌프란시스코만 트레져아일랜드에 있는 불용 처리된 군 기지에 '해파리 하우스'라는 저층주택을 짓고자 제안했다. 이 집은 실제 해파리와 마찬가지로 투기성 외벽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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