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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의 위기

예산 부족으로 인해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영토 확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내년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가 퇴역하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인력과 물자를 실어 나를 도구가 사라진다.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를 예견했기 때문인지 미국 우주비행사들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모스크바에서 소유즈 우주선 탑승 훈련을 받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사정도 좋지는 않다. 최근 관료적 문제와 장비 노후로 양대 우주강국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미국인 2명과 러시아인 1명으로 구성된 소유즈 승무원 팀이 비행 인증시험에 불합격하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이 팀은 재시험을 통해 지난 7월 ISS로 출발했지만 팀원 중 1명이 우주선의 자동 도킹시스템을 실수로 취소시켜 작업일정이 며칠이나 지연됐다.

NASA는 이것이 단순한 실수며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지만 아틀란티스호 퇴역 후 우주비행의 가장 위험한 단계인 발사 및 착륙을 러시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스타 시티' 로 불리는 가가린 우주비행사 훈련센터의 열악한 환경은 우주비행사 안전의 위협요인이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NASA의 고위 관리는 "NASA 우주비행사국과 우주정거장 프로그램 관리자 마이크 수프렌디니는 러시아에 가장 위험한 프로그램을 맡기는 것은 큰 문제라고 믿고 있다" 고 말했다. NASA의 걱정 중에는 러시아 국방부에 있던 스타 시티 통제권이 민간우주기구인 로스코스모스로 이전되며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한다.

스타 시티의 숙련된 교관들이 군대로 전직, 제대로 된 훈련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NASA 회의에서는 교관 부족 때문에 자국 우주비행사들이 훈련 종료 전 본국으로 소환된 것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자문단은 NASA의 '자원 부족' 이 우주 임무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자원 부족' 이란 능력이 검증된 교관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NASA식 표현이다. 이는 지난 8월 우주비행사들이 고장난 ISS의 냉각펌프 교체를 위해 우주유영을 했을 때 두드러졌다.

수년 전 러시아 장비 사용 훈련이 없어진 탓에 우주인들이 러시아제 우주복과 에어록의 비상 사용법을 모른 채 임무를 수행했던 것. NASA의 한 직원은 "위험성을 인지하고 내린 힘든 결정이었다" 며 "최근 비상상황이 빈번히 발생됨을 고려하면 이 상황은 또 재현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예산부족에 따른 스타 시티의 노후화가 당면과제다. 러시아 군 지도자들이 지난 수십 년간 스타 시티의 개·보수를 전혀 하지 않았으며 기본적 유지관리도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앙컴퓨터실 지붕에서 비가 새지만 컴퓨터 위에 철제 덮개를 씌운 뒤떨어지는 빗물을 양동이에 모아 내다버리고 있다. 로스코스모스의 비탈리 다비도프 부국장에 의하면 이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연간 10억 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현 예산의 10배나 되는 금액이다.

러시아의 유명 우주비행사이자 스타 시티의 새로운 훈련부장인 세르게이 크리칼리오프 또한 스타 시티의 컴퓨터와 네트워크 수준이 1980년대의 NASA 수준이며 심지어 인터넷 접속도 불가능하다고 불평을 제기한다. 게다가 센터 내의 차량과 항공기 중 절반이 고장 나 교육생과 직원, 수리 인원들의 협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NASA의 현역 우주비행사들은 어떤 문제와 마주해도 헤쳐 나 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잠재적 위험은 언제든 이들을 위협할 수 있다.

최고위 관료들도 이를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NASA는 새 우주왕복선이 건조될 때까지 유인탐사를 중단하거나 우주비행사들이 사소한 것 이상의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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