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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바이오시밀러, 아무나 만들고 수익성 떨어진다?

■ 폄하 논란 바이오시밀러

설비·인력 투입해도 개발 쉽잖아

글로벌제약사도 잇단 사업 철수

제네릭은 상용화까지 100억

바이오시밀러는 2,000억 투입

합리적 가격·동등한 약효 강점

수익성 오리지널약 못지 않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술력에 대한 논란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 국회의원은 복제약을 만드는 회사가 어떻게 5조원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느냐고 공식 석상에서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은 복제약은 매년 글로벌 시장에서 수 백종씩 쏟아지는데 기술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정말 쉽게 만들 수 있는 의약품이고 오리지널 의약품의 영원한 후발주자로 남는 것일까. 국내 바이오·제약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짚어본다.

Q. 결국 복제약 아닌가

A. 넓은 의미에서 복제약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스피린이나 게보린 등 특허가 만료되면 원료가 공개돼 누구나 동일한 약을 만들 수 있는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다르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다. 바이오의약품은 알약이 아니라 액체 상태로 유통되는 단백질 성분의 의약품이다. 살아 있는 세포가 주성분이어서 같은 회사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한 바이오의약품이라도 조금씩 특성이 다르다. 일정한 범위 내에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비슷하게 효능을 낸다는 의미에서 ‘시밀러’(similar)라는 명칭이 붙는다.

Q. 정말로 만들기 어렵나

A. 먼저 비용 차이가 크다. 제네릭은 상용화까지 통상 100억원이 소요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2,000억원이 투입된다. 개발기간도 제네릭은 3년이지만 바이오시밀러는 평균 6년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세포를 배양해야 하기 때문에 첨단 기술이 접목된 세포배양기가 필수적이고 반도체 생산공정보다 엄격한 무균 상태의 설비도 갖춰야 한다. 이처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기에 최근 5년 새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바이오시밀러는 연평균 5종 정도에 불과하다. 제네릭이 ‘자동차’라면 바이오시밀러는 ‘항공기’로 보면 된다.

Q. 국산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은



A. 바이오의약품은 크게 1세대(인슐린·호르몬·백신), 2세대(항체), 3세대(줄기세포·유전자)로 나뉜다.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2002년 창립 이후 10년 만인 2012년 국내 허가를 받았고 유럽(2013년)과 미국(2016년)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2012년 설립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합작해서 세운 회사다.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베네팔리’와 ‘임랄리’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해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글로벌 시장은 한국을 바이오시밀러 최강국으로 평가한다.

Q. 비용과 인력만 있으면 개발할 수 있나

A. LG화학(옛 LG생명과학)은 1979년 럭키중앙연구소 시절부터 바이오·제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올해 처음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007년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사활을 걸었지만 결국 지난 2015년 아예 사업을 철수했다. 글로벌 제약사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제네릭 1위 업체인 테바는 스위스 론자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했지만 임상시험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사업을 접었다. MSD와 베링거잉겔하임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시자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다른 제품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Q.수익성은 오리지널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닌가

A. 지난해 전 세계에서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약은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다. 189억4,600만달러(약 20조2,200억원)어치가 팔렸다. 현재까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유럽에서 허가를 받은 기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링거잉겔하임, 암젠 3개사다. 10%의 점유율만 가져와도 매년 2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셀트리온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얀센의 ‘레미케이드’다. 레미케이드는 매년 7조~8조원의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지난해 램시마는 유럽에서 52%의 점유율을 차지한 반면 레미케이드는 40%로 점유율이 추락했다. 합리적인 가격에 동등한 약효를 앞세운 바이오시밀러가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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