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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사람도 살렸다…'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배워보자[건강 팁]

■최슬기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연합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충남 금산세계인삼축제에서 현지 식당을 찾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종업원을 심폐소생으로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식사 도중 유리문 밖에서 70~80대 식당 종업원이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발견한 백 대표는 그대로 달려 나갔다. 종업원의 의식이 없음을 확인한 백 대표는 식당 주인이 119에 신고하는 동안 맥을 짚으며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직원의 의식이 돌아왔고, 백 대표는 구급차에 직원이 안전하게 인계되는 것까지 확인했다고 한다.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대처법은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미지투데이


급성심장정지(cardiac arrest)는 말 그대로 뛰던 심장이 갑자기 멈춰 박동이 중단되는 현상이다. 심장이 혈액과 산소를 전신으로 펌프질하는 역할을 중단하므로 뇌를 포함한 기타 장기와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이 끊긴다. 심뇌혈관질환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질환 중 하나로 국내 발생건수는 연간 약 3만 건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급성심장정지의 발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인구 10만명당 61.6명의 급성심장정지 환자가 발생했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7.5% 정도로 낮은 편이다.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할 정도로 예후가 좋은 뇌기능 회복 환자는 4.8%에 그쳤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절반가량(45%)은 경제활동 인구에서 발생한다.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연령층에서 조기 사망과 장애를 유발하는 것이다. 국가적 관리가 이뤄져야 할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사슬. 사진 제공=질병관리청


심장정지의 원인은 크게 질병성 심장정지와 질병 외 심장정지로 나뉜다. 심장정지 환자의 대다수는 질병에 기인하며 특히 심혈관질환이 주요 위험요인이다. 과거에 심혈관질환을 진단 받았거나 심근경색, 심부전, 치명적인 심실 부정맥 등의 이력이 있으면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대사증후군, 비만 등 만성질환과도 연관된다. 흡연, 음주, 운동 부족, 수면 부족이나 식습관 등 생활 방식도 급성심장정지 위험과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급성심장정지 누적 발생률에 기여하는 정도는 매우 낮다. 급성심장정지는 대부분 특별한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치명적이다.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하면 호흡과 의식이 없어 어떠한 반응도 나타나지 않는다. 동맥에서 맥박이 만져지지 않는 것이 주된 특징이다. 때로는 호흡이 불규칙하거나 헐떡이는 형태(gasping)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불규칙한 호흡이 관찰되면 호흡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급성심장정지 환자를 발견했을 때 심폐소생술 시행 순서. 사진 제공=대한심폐소생협회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대처법은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의 급성심장정지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환자의 생존율은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위에서 언급된 증상을 보인다면 가장 먼저 심장정지 가능성을 의심해 119에 신고한 다음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뇌손상은 환자가 쓰러지고 4분 안에 시작된다. 따라서 생존사슬의 초기 단계인 발견자의 신속한 대응이 환자의 생존에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심장정지 환자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과정은 쓰러진 사람을 두드리며 의식을 확인하는 것이다. 반응이 없다면 심장정지로 판단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신속하게 심장정지 상황임을 알린 뒤 119 신고와 자동제세동기(AED)를 가져오도록 요청해야 하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직접 119에 신고하고 구급상황요원의 지시에 따른다.

발견자가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안다면 심장정지가 확인되는 즉시 환자를 평평한 곳으로 바로 눕히고 손바닥을 겹쳐 환자의 가슴 중앙에 위치시킨 뒤 몸무게를 이용해 깊고 강하게 압박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AED가 현장에 도착하면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AED 안에 부착된 그림을 참고해 환자의 몸에 패드를 붙이고, 음성 안내에 따라 심장리듬을 분석해 필요할 경우 심장충격을 실시한다. 심장충격이 가해지는 즉시 가슴압박을 다시 시작하는 게 원칙이다.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AED의 음성 지시에 따라 2분마다 심장리듬 분석과 심폐소생술을 반복해야 한다.

119 구급대가 도착하면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면서 환자에게 기관삽관이나 에피네프린 투여와 같은 전문적인 처치를 수행하고 되도록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으로 환자를 이송하게 된다.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환자가 도착하는 즉시 신속하게 상태를 평가하고 급성심장정지를 유발한 가역적인 원인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급성심장정지의 주된 요인으로는 저산소증, 저혈량증, 대사성산증, 저칼륨혈증, 고칼륨혈증, 저체온증, 심장압전, 긴장성 기흉, 독성물질, 폐동맥혈전증, 관상동맥혈전증 등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원인을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하다.

병원밖 급성심장정지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짧은 시간 안에 생사가 결정되므로 발견자에 의한 빠른 심폐소생술의 시작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핵심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의료기관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나와 주변 사람들을 위한 중요한 대비책으로서 기본적인 심폐소생술을 미리 배워 두기를 적극 권장한다.

최슬기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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