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에서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섰다. 특히 대학가와 스타트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성동구 등을 찾아 규제 혁파, 혁신 성장을 강조하며 젊은 세대의 지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이 후보는 “경제·민생 회복이 중요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정치로 다음 세대에 공정한 세상을 물려주자”며 미래 지향적인 메시지를 부각했다.
이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청년들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투표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대학들이 모여 있는 신촌을 찾은 이 후보는 생애 첫 대선 투표권을 행사하는 20대 청년 3명과 함께 투표를 진행했다. 직접 사전투표를 함으로써 투표를 독려하는 것과 동시에 대통령이 되면 젊은 세대를 적극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보다. 이 후보는 “투표는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며 “대한민국이 청년의 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하고 이번 대선이 그 출발점이 됐으면 하는 소망에서 청년과 함께 투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의 양극화되고 부정부패한 정치 문화를 타파하겠다는 개혁적 이미지를 부각했다. 먼저 측근이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 방침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사전투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 당선되면 인사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유능하고 충직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5년이라는 짧은 국정 운영 기회를 부여 받는다면 최대한 성과를 내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것이 의무 아니겠나”라며 “가까운 사람을 챙길 것이라면 사업을 하지 정치를 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 통합 의지도 내세웠다. 진보 성향의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한 이 후보는 ‘갈라치기’ 논란을 빚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의식한 듯 “일부에서는 남자와 여자, 노인과 청년,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가르는 식으로 자꾸 편을 가른다”며 “이는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도 상대 선수들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았다)”이라며 “지나치게 진영화된 사회에서 통합이 리더, 최고 지도자의 최고 덕목”이라고 역설했다.
민간 중심의 성장 전략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서 소셜벤처 대표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제는 민간이 공공보다 (문제 해결 능력이) 훨씬 뛰어난 단계”라며 “행정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부가 민간에 일신하면 효율화되고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전담 수석을 둘 생각이고 AI 위원회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후보는 또 당선 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국정 운영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한 민생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30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 공약을 내놓은 것에 대해 “미리 하시지 이제 와서 (추경을) 얘기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거의 빈사 상태에 있는 내수 경기를 신속하게 진작해야 할 것”이라며 “불요불급한 우선순위에서 떨어지는 예산은 조정하고 우선순위를 바꾸든 새로운 예산 항목을 넣는 등의 작업도 이어서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타임지 인터뷰에서는 “주한미군은 미국의 대(對)중국 봉쇄정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의 전략적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광장 등을 찾아 집중 유세를 진행했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강남 3구에서 지지를 호소해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곳에서 이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에 대해 혼선을 빚은 것을 거론하며 “정책을 오락가락해서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을 늘려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안정적인 정책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 관악구·동작구·금천구에서도 강행군을 펼쳤다. 이 후보는 본투표까지 충청·강원, 부산·울산·경남(PK)에서 막판 집중 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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