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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본지특약] 美 할인점업계 '빈익빈 부익부' 심화
입력2002-01-10 00:00:00
수정
2002.01.10 00:00:00
미 할인점 업계 2위인 K마트가 '아예 파산보호신청을 하는 게 낫다'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직면할 정도로 큰 어려움에 빠졌다. 반면 1위인 월마트는 최근 은행업 진출에 나서는 등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며 K마트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지난 금요일(4일) K마트의 주가는 주초반 보다 14% 떨어진 4.7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한때 30년래 최저치인 3.89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K마트의 주가급락은 월가 애널리스트의 한 보고서 때문. 프루덴셜 증권의 유통담당 애널리스트인 웨인 후드는 지난 주 K마트가 살아 남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파산신청을 하는 것이란 요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금융권과 채무를 조정하고, 수익이 떨어지는 점포의 문을 닫고, 시장성 있는 지역에 상점을 새롭게 열라는 권고가 담겨 있다. 지난 경기침체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월마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는 게 후드의 주장이다.
K마트는 이 같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대해 애써 담담한 표정을 보이고 있지만, 내심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찰스 콘어웨는 이에 관해 애써 무신경한 모습을 보이며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고 있다. 또 이 회사의 대변인인 로리 맥태비시 "현재 K마트의 자금사정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며"앞으로 기업 경영의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K마트가 월마트와의 경쟁에서 지속적으로 밀리고 있는 이유는 판매전략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K마트는 월마트와 달리 특별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정 제품을 싸게 팔아 소비자를 상점으로 끌어오고 상점을 찾은 고객이 다른 제품도 구매토록 한다는 것이다. 반면 월마트는 이 같은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매일매일 싸게 판다'는 모토아래 꾸준한 저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K마트의 전략이 갖고 있는 결정적인 약점은 재고를 적정선에서 유지하기 힘들 다는 것이다. 이는 이벤트성으로 판매하는 제품의 판매량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벤트 제품이 크게 모자라거나 남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실제 K마트의 경우 필요한 모든 제품이 진열대에 갖춰져 있는 시간이 전체 영업시간의 86% 가량 되고 있다. 100시간중 86시간은 모든 제품이 갖춰진 상태에서 소비자를 맞이하지만 나머지 14시간은 갖춰야 할 제품이 일부 없어 소비자가 찾더라도 판매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 비율이 90%이하로 내려갈 경우 점포의 신뢰도에 큰 흠집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벌 업체인 월마트의 경우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점은 경영실적에 그대로 반영,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 월마트의 매출은 약 6%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반면 K마트는 2% 줄어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더 이상 할인업계의 경쟁자는 없다고 판단한 월마트는 은행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월마트는 캐나다의 토론토 도미니온 은행(TDB)과 손잡고 고객들의 예금을 취급하는 은행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 있는 점포와 그곳에서 돈을 쓰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들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 월마트의 은행업 진출은 그리 어렵지 않게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체측은 자신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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