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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정면대응 “새국면”/현대자 휴업 의미와 파장
입력1997-01-11 00:00:00
수정
1997.01.11 00:00:00
정승량 기자
◎중공업 고발 이은 강수/향후 재계입장 가늠자현대자동차가 「무기한 전면휴업」이라는 초강수를 택한 것은 「노동법파업」에 따른 차질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의지와 함께 이번 사태의 조기해결을 정부 및 노동계 등에 촉구하는 강력한 뜻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노사분규 1번지」라는 그룹의 오명을 이번 기회에 씻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따라서 현대의 이번 조치는 민노총의 핵심에 있는 자동차업계는 물론 현재 진행중인 파업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전면휴업이 노동계는 물론 재계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파업에 따른 차질(지난해 12월26일부터 10일까지 4만3천7백대 생산차질·매출손실 4천억원)이 크긴 하지만 예년과 비교해 볼 때 휴업이란 강수로 이어지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과 함께 「휴업」이 갖는 의미다. 이 조치는 노사갈등에 따른 회사측 조치인 직장폐쇄와 달리 천재지변 등과 같이 정상가동이 힘든 상황에서 내릴 수 있는 행위다. 이 경우 통상급여의 70%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는 「불가피한 경우 중앙노동위의 허가를 얻어 무노동무임금을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이를 추진하겠다는 강경입장이다.
현대의 대응은 지금까지 관행처럼 유지돼온 「조업방해」나 파행조업 등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는 점에서 앞으로 현대 및 재계전체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노조측에 조업정상화를 수차례 호소했으나 어느날은 낮 12시부터 2시간, 어떤 날은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만 작업을 하는 등 파업조업이 계속, 회사의 관리권도 상실된 상태다』며 이번 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자동차 관계자는 『휴업을 하면 손실이 더 크지만 부품재고 조사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악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번 선택은 불가피했다』고 밝히고 있다.
자동차의 휴업조치는 예정됐던 것은 아니지만 그룹차원에서 논의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현대의 휴업조치 공고가 붙은지 2시간 뒤에는 롯데호텔에서 연초 그룹의 최대행사인 「신년하례회」가 예정돼 있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노동법 파업의 핵심에 현총련이 자리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대그룹의 강력한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중공업에서도 이날 현재 76명의 노조원들을 고발조치했고 『앞으로 조업을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 수가 몇명이든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에서도 확인된다.
조업재개 시점은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극적계기가 없는 한 단기간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하루 5천5백대(평일기준)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집행부는 물론 종업원들과 꾸준한 대화를 통해 정상조업 여건이 성숙됐다고 판단되는 즉시 휴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조에 대해 조건없이 조업의지를 밝히라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노조가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않은 일이다. 또 조업재개 시점에 대한 근로자들간의 엇갈린 이해관계 등에 따라 사태장기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현대의 의지는 강경하며, 강력하다.<박원배·정승양>
◎현대자 휴업 돌입 이모저모/노조 “뜻밖의 조치” 크게 당황/노동부 “노동계 자극할까” 촉각
○…현대자동차는 휴업발표 직후 계동본사 사옥 8층 대회의실에서 이사대우이상 임원 30여명을 소집, 1시간 가량 대책회의를 갖고 회사측의 입장을 재정리.
박병재사장은 지난 5일부터 울산공장에서 현장수습에 전력, 이날 회의에는 불참. 본사 임직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면서도 『빨리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한결같은 입장을 표명.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총련은 회사측의 휴업조치가 전격발표되자 예기치못한 상황에 다소 당황한 모습. 노조측과 현총련은 회사측의 조치에 대한 노조의 공식적인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취재진들이 여려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일체 받지않았다.
○…현대자동차가 무기한 휴업이라는 강수를 선택한 배경을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대두. 이와관련, 현대 내외에서는 ▲파행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방지 ▲근로자분신에 따른 분위기악화의 사전차단 ▲정부의 신속한 대책촉구 등으로 분석.
○…자동차에 대한 조치가 그룹차원으로 확대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그룹측은 『사태가 조기해결되길 바랄뿐 현재로선 어떤 방침도 정해진게 없다』고 설명.
한편 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이날 롯데호텔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사태해결방안과 관련, 「결자해지」라고 밝혀 노조가 해결의 주체임을 천명.
○…노동부는 현대자동차가 자구노력 차원에서 부득이하다고 판단, 휴업조치를 내렸을 것으로 이해하면서도 이번 휴업조치가 노동계의 파업강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
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완급을 두자는 민주로총 지도부의 지침이 있은후 시간대 파업으로 전환, 조업을 부분적으로 재개하고 있으나 전혀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전면파업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며 『이때문에 회사측이 휴업조치를 내렸을 것』이라고 해석.<사회부·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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