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외 채권형펀드에서 7,867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자금흐름이 6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2일까지 5,608억원이 감소한 상황이어서 채권형펀드의 자금이탈에 가속도가 붙었다. 주가가 급등하고 시중금리가 상승추세로 돌아서면서 수익률도 부진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일반채권형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0%, 즉 제로에 그쳤다. 일부 초단기채권과 하이일드채권을 제외하곤 대부분 펀드의 수익률이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채권형펀드 중 1조원(순자산액 기준)은 넘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K-1(채권)ClassA'(1조2,328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솔로몬중장기1(채권)(직판F)'(1조872억원)의 경우 1개월 수익률이 각각 -0.30%, -0.25%에 그치고 있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상승추세가 자리잡으면서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악화와 자금이탈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채권형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추가로 비중을 축소하고, 주식형펀드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또 신규 투자자들 역시 단기적으로 하이일드채권에 베팅하는 것이 아닌 이상 채권형펀드를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상승, 이로 인한 금리인상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채권형펀드는 손실가능성이 커지는 구역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펀드시장에서도 2007년 투자했다가 원금을 되찾은 예전 투자자들과 신규 투자자들의 손바뀜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가조정 시 자금유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형펀드로의 진입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상승 싸이클이 시작되면서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이 급증했던 2005년과 2007년 투자패턴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꾸준히 인상됐던 2005년 1월에서 2008년 1월까지의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을 보면, 금리인상을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고베타 성격의 테마 및 성장형 펀드의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성장형펀드를 중심으로 대응하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리 및 밸류에이션 흐름이 예상 외로 더딜 경우에 대비해 가치형 및 인덱스펀드로 보완하는 전략을 취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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