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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미국 컴퓨터 재앙대비 사재기 비상
입력1999-02-10 00:00:00
수정
1999.02.10 00:00:00
【뉴욕=김인영 특파원】밀레니엄 버그(Y2K)에 가장 선진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미국이지만 컴퓨터 오류가 초래할 대재앙에 대비, 사재기에 비상이 걸렸다. 제조업체들은 부품과 원자재 재고를 확대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현금 수요 증가에 대비, 달러 발행을 늘릴 계획이다. 시민들의 생활필수품 사재기 러시가 있을 것을 우려, 소매체인점들이 물품 재고를 늘리고 사회단체들이 패닉 방지를 위한 계몽에 나서고 있다.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업체인 캡 제미니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38%가 2000년에 다가올 컴퓨터 재앙에 대한 안전판으로 재고 확대에 나서고 있다.
복사기 및 인쇄기 제작업체인 제록스사는 평상시 월간 부품 재고량의 4배를 확보할 계획이다. 자동차·기계 등 조립업체들은 수많은 부품중 하나만 없어도 라인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재고 확보 및 부품업체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제록스사는 부품 확보와 동시에 부품업체에 Y2K 대비 현황을 체크하고,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에는 전문가를 보내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고급 도자기 및 유리 제조업체인 코닝사는 수요업체의 희망 사항과 제품 종류에 따라 선별적으로 재고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회사인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재고 확대에 따른 부품창고 배치를 다시 짜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Y2K 재앙에 대비한 미국 기업들의 재고 확대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0.1% 증대하는 효과가 있지만, 내년에는 재고가 줄어들어 0.3%의 GDP 축소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FRB는 은행의 온라인 작동 중단, 현금인출기 고장 등을 우려, 기업과 가정에서 현금을 쌓아두려는 충동으로 신용공황이 올 것에 대비, 500억 달러의 화폐를 신규로 발행해 유통시킬 예정이다. 이는 정상시 미국내 달러 유통량의 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미 은행연합회는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도둑을 맞을 위험이 있다며 현금 사재기를 자제하자는 켐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 적십자사는 Y2K 재앙이 올 것에 대비, 2000년이 오기 전에 각 가정에서 식량 등 생필품을 1주일치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 소매연맹은 2000년에 임박해 물건을 확보할 경우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므로 시간을 두고 필요한 물건을 준비해두라고 요령을 제시했다. 시민들 사이에 아직은 Y2K 재앙에 대한 우려가 적지만, 전문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종교적 예정론 또는 종말론과 함께 사회적 패닉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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