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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대책] 외국사례 ② 미국
입력2005-08-31 10:57:10
수정
2005.08.31 10:57:10
미국에서는 현재 부동산 부동산 거품논란이한창이다. 부동산 가격이 일부 투기 조짐까지 보이며 가파르게 상승하자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까지 나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고를 내놓아 논란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의 경고가 부동산 과열 또는 버블을 확인했다기보다는 경고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어서 아직까지 미국 내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는말 그대로 `경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물론 부동산 경기가 정점에 올랐다는 분석과 버블 폭발에 대한 우려들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의 견실한 금융시스템과 풍부한 대체부동산 등으로 부동산이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책을 내놓아야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국은 통상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이나 행정규제보다는 FRB의 금리정책을 통해부동산 경기과열을 차단해왔으며 이번에도 그린스펀 의장이 최근 시사한 것처럼 금리정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26일 한 심포지엄에서 미국 내 주요 자산 가격의 상승세는 `경기의 과신'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 한순간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또한 자산 가격 상승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FRB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말은 FRB가 내놓은 금리신용정책이 주로 물가와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것이지만 금리정책을 통해 부동산 경기과열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단기금리는 지난해부터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3.5%까지 올라가 있으며 올해 안에 4%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게 제기되고 있다. 단기금리가 오르면최근 부동산경기 과열의 원인이 된 장기금리 또한 올라갈 수밖에 없어 저금리를 통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올라간 부동산 경기가 자연스럽게 진정될 수 있다는것이다.
실제로 FRB의 잇따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저금리를 유지하던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징후들이 잇달아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그린스펀 의장의 의도와는 달리 미국 내 부동산 경기의경착륙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뉴욕증시 부동산주들의 주가하락, 주택저당증권(MBS) 매수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 현상 등을 볼 때 부동산 경기가 정점을 지나 붕괴로 가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한 헤지펀드와 보험회사 등이 낮은 수익률 타개책으로 MBS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주택 가격 급락시 신용도가 낮은 MBS 보유자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금융상의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부동산 경기가 버블로 드러나 붕괴될 경우 투자감소, 소비위축, 금융기관 건전성 약화 등으로 이어져 미국이 또다시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과열현상이 앞으로 1-2년 더 진행된다면 모를까 현상황에서 부동산 거품이 있다 해도 일시에 폭발하지는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아직까지는 다수를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캘리포니아와 뉴잉글랜드 등에서 주택시장이 무너져내린 적이 있지만 단기간의 가격붕괴가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이뤄졌던 것처럼 부동산은 주식처럼 단 며칠사이에 빠질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넓은 국토와 대도시에 집중되고 있는 지역별 부동산 경기 차이 등을 감안할 때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붕괴현상이 나타나도 얼마든지 완충이 가능하다는 지적도나오고 있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현재의 주택시장 호황이 지난 1980년대 이후 주택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모기지론 확대 등에 의한 것이어서 집값의 상당부분은 기초여건을 반영하고 있으며 투자목적의 부동산매입 비중이 23%에 그치고 있어 투기적가수요에 의한 버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 통계에 따르면 신축과 기존분을 포함한 주택 거래가 올해까지 5년 연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집값도 지난 5년 사이 인플레를 감안할 때연평균 4.9%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역적으로는 로스앤젤레스의 단독주택 가격이 지난 5년 간 135%나 치솟았고 같은 기간 샌디에이고와 라스베이거스의 단독주택가 상승률은 각각 132%와 117%에 달했다. 마이애미와 워싱턴의 집값도 5년 간 100% 이상이 올랐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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