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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고용경직성 완화해야 비정규직법안 재개"

"적반하장" 양노총 반발… 법안표류 장기화 우려<br>■ 재계 정부·노동계 압박

다음달부터 본격 시작되는 올 임단협을 앞두고 재계와 노동계의 장외대립이 치열하다. 17일 주요 기업 노무담당 임원들은 회동을 갖고 정규직 고용 경직성 완화가 이뤄져야 비정규직법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와 노동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노동계는 최근 드러난 일부 노조 간부들의 비리와 폭력사태 등을 빌미로 재계가 어렵게 마련된 노사정 대화를 아예 부정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재계와 노동계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비정규직 처우개선, 불법파견 관행근절, 주5일 근무제 도입확산 등을 쟁점으로 하는 올 하투가 여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우려된다. 또 노사정의 의견대립으로 비정규직법안의 장기표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생존위협, 재계 총공세=재계가 지난 2001년 비정규직법안 논의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강경대응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정부와 노동계의 비정규직 해법이 자칫 기업의 생존에 위협을 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대기업 노조는 올 임단협에서 6~8%대의 임금인상안과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정부의 비정규직법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기업이 떠안게 될 비용부담은 최소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와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당분간 기업의 재투자는 어렵다는 것이 경영계 입장이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이날 “정부의 비정규직 입법안은 비정규직 차별금지 및 시정절차 신설, 기간제 활용기간 제한, 파견근로 휴지기 도입 등 비정규직 보호에만 치중돼 있다”며 “정규직의 고용 유연성 확보문제는 도외시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정규직의 정년조정이나 고용 유연성 확대가 전제되지 않으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흡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재계는 환란 이후 급증한 비정규직 문제 역시 사측만 책임질 사안은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임금이 정규직의 70~80% 수준에 불과한 반면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보다 생산성이 높아 기업들이 이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재계가 이날 “노동계의 양보 없이 비정규직의 해법을 더이상 찾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정규직은 더이상 비정규직의 대변자가 아니며 비정규직 양산의 책임자’라는 인식을 공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계 “적반하장도 유분수”=비정규직 급증의 책임을 노동계에 전가하는 재계의 주장에 대해 노동계는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비정규직이 8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정규직 고용 유연성은 이미 한계수치에 올라와 있다”며 “아무런 반성도 없이 시류에 편승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지 말라”고 성토했다. 민주노총은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영 분석결과를 근거로 대기업이 사상 최대인 66조원의 현금을 보유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의 희생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재계가 문제 삼은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현대차 비정규직, 울산건설플랜트 등의 경우 경영진이 불법파견을 시정하지 않고 불법하도급을 묵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노총도 “재계의 이날 입장표명은 노동계에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6월 임시국회에서 예정된 노사정간 대화의 틀을 깨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경영계의 무책임한 태도가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을 야기할 것”이라며 “성실히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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