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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 날개 원리까지 적용...무풍 에어컨 돌풍비결은 '혁신'이죠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Q9500' 개발 주역 인터뷰]

세계 첫 8극 모터로 강력 냉방에 소비효율 1등급

압축기부터 실외기까지 싹 뜯어고쳐...소음 절반에

항공기 엔진 기술 팬에 차용 '바람 흐름'도 개선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Q9500 개발에 참여한 주요 연구원들. 연구원들은 “1등급 에너지 효율, 절반의 소음, 강력한 냉방을 위해 모든 것을 싹 뜯어고쳤다”며 “시장 반응이 좋아 한시름 놓았다”며 밝게 웃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제품 담당 강성범 개발팀 수석, 실내외 팬 담당 김종문 수석, 압축기 담당 김선교 C&M 사업팀 수석. 성능 담당 박승준 개발팀 수석./사진제공=삼성전자




“처음에는 그저 막막하기만 했어요. 바람 없는 에어컨이라는 개념도 까다로운데 전 모델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에 소음은 기존보다 절반가량 줄여야 한다니…. 에어컨 심장에서부터 실외기까지 모든 부분을 싹 뜯어고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강성범 개발팀 수석)

최근 국내 에어컨 시장은 삼성전자의 무풍 에어컨 ‘Q9500’으로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는 에어컨이라는 아이디어에 소비자들이 응답하면서 무풍 에어컨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할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만난 무풍 에어컨 개발 주역 4인은 무풍 에어컨의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혁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달라진 심장, 수리부엉이 날개까지 차용=무풍 에어컨은 급속냉각이 필요할 때는 강력한 회오리바람으로 온도를 빠르게 낮춘다. 이후 일정 온도가 되면 바람 문을 닫고 본체의 13만5,000개의 미세구멍을 통해 초속 0.15m/s 이하의 바람을 스멀스멀 흘러나가도록 해 냉방을 한다.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고 바람 없이도 동굴에 들어갔을 때와 같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무풍 에어컨을 만들기 위해 에어컨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압축기)부터 바람을 만드는 팬과 실외기까지 싹 새로 만들었다. 컴프레서 담당 김선교 수석은 “무풍 에어컨의 핵심은 급속냉각 시 강풍과 무풍 모드에서 잔잔한 바람을 모두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세계 최초로 8극 모터를 사용, 실내 온도에 따라 10~160%까지 냉방 능력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배기량은 1,600㏄지만 200마력의 큰 힘을 내면서도 연비가 우수한 엔진을 새로 개발해 달았다고 보면 된다”며 “컴프레서 효율이 개선되면서 에너지 소비효율도 1등급을 달성하고 소음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풍 에어컨은 바람구멍 3개를 다 열었을 때를 기준으로 2구를 열면 60% 절전, 1구를 쓰면 80%까지 절전이 가능하다. 모두 닫고 무풍 모드로 냉방 하면 85%가량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모양도 새롭게 짰다.



무풍 에어컨은 3도 정도 뒤로 기울어져 설계됐다. 급속냉각 시 강력한 회오리바람을 내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실험한 결과다. 제품 담당 강성범 수석은 “강력한 회오리바람을 더 넓고 더 빠르게 포물선으로 보내 더 빨리 시원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저항이 가장 적은 곳으로 에너지를 흐르도록 하는 ‘코안다 효과’를 통해 효율을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약 43㎡ 공간을 기준으로 7분 만에 실내 온도를 33도에서 25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풍 에어컨에는 지금껏 에어컨 기술에서 적용되지 않았던 신기술도 다수 적용됐다. 특히 에어컨 팬에는 항공기 엔진에서 차용한 기술을 통해 바람 흐름을 개선했다. 에어컨 소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외기는 수리부엉이 날개 모양을 가져왔다. 실내외 팬 담당 김종문 수석은 “수리부엉이가 사냥을 할 때 먹이를 낚아채는 순간 소음 없이 날갯짓을 할까라는 점에 착안해 팬에 홈을 파게 됐다”며 “이를 통해 실외기 소음은 기존 대비 절반, 에너지 효율은 30%가량 높아졌다”고 말했다.

◇“꾸준한 R&D 투자가 혁신 제품의 비결”=연구원들은 우리 가족이 에어컨을 쓴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머리카락 5분의1 정도 두께(PM10)의 미세먼지는 물론 그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PM 2.5)를 99.9% 걸러주는데 에어컨 필터는 전기 집진식으로 해 물 세척이 가능하게 한 것도 이 덕분이다. 성능 담당 박승준 수석은 “필터를 돈 주고 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술을 고심했다”며 “제습은 물론 공기 청정 기능까지 더해져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무풍 에어컨과 같은 혁신 제품이 나올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는 미국 대형 에어컨 업체에 부품으로 따로 수출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기술력은 경쟁 업체보다 2년 정도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교 수석은 “컴프레서 개발팀들 간의 협업은 물론 20여년간 꾸준히 연구 개발에 몰두하면서 핵심 부품을 혁신할 수 있었다”며 “경쟁력의 비밀도 바로 이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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