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왔지만 LG디스플레이(034220)는 훈풍이 불지 않고 있다. 연초 상승세를 반납한 채 주가가 연일 바닥을 뚫고 내려가는 중이다.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전일 대비 0.38% 떨어진 2만6,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소폭 상승하는가 싶었지만 탄력을 받지 못한 채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달 들어 4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 행진이다.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말 3만원 턱밑에서 시작한 주가는 연초 상승세를 타고 1월24일 3만3,700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끝 모를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반짝 상승하나 싶다가도 다시 하락하며 계단식 추락에 빠졌다.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지난해 4·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상승한 7조1,261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92%나 감소한 445억원에 머물렀다. LCD TV 패널 가격 하락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TV 수요 부진에 따라 패널 공급 과잉 국면이 지속돼 수급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4·4분기 월평균 4.1% 하락하던 LCD TV 패널 가격은 올해 1·4분기 들어서도 매달 약 3%가량 하락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5인치 패널 가격 낙폭이 확대되며 전체 매출에서 65인치 이상 하이엔드 패널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도 LG디스플레이 비중 축소에 나섰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85억원과 1,201억원의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올해 연간으로는 순매수(외국인 1,387억원, 기관 66억원) 추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대감이 싸늘하게 식었다.
다가올 1·4분기 어닝시즌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돼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반영해 KB증권·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 등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반등 시점은 이르면 2·4분기, 대체적으로는 하반기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4분기부터 LCD 패널 가격이 회복하고 중국업체의 패널 공급이 수율 부진의 영향으로 크게 축소될 것”이라며 “3·4분기 OLED TV 패널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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