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대치동 은마아파트(84.43㎡)가 17억원에 팔렸다. 석달 전만 해도 20억~21억5,000만원이었지만 3억~4억원가량 떨어졌다. 상황은 올해도 비슷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를 기록해 10주 연속 하락했다.
문제는 집값 하락에도 재산세가 크게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와 시차 영향이 크다. 공시가격이 전년도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집값은 떨어지는데 세금은 급증하는 ‘미스매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올 초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산가치 하락에도 재산세의 상한선(최고 30%)을 적용받는 가구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정부에 따르면 표준단독과 개별·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월1일을 기준으로 실거래가·호가·경매가격 등을 고려해 정한다. 전년도 12월 시세를 상당 부분 반영한다는 게 정설이다.
결과적으로 공시가격은 최근의 가격동향을 반영하지 못한다. 재산세는 7월과 9월, 종부세는 12월에 내기 때문에 세금납부 시점과 7~12개월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올 들어 공시가격을 급격히 올리고 있다. 올해 전국 표준주택가격 평균 상승률은 10.23%로 서울은 무려 20.7%다. 표준단독 가격 추세대로 개별과 공동가격이 정해지는 만큼 당장 오는 7월부터 재산세가 급등하는 사례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 재산세 상한 기준 30%를 적용받는 주택이 서울 강동구에서 전년 대비 59배, 송파구는 47배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 단독주택이 7.3%, 공동이 10.2% 오른 결과다. 올해 표준주택 상승률(20.7%)을 고려하면 재산세와 종부세 상한(150%)을 적용받는 가구는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과세 기준이 지난해 가격 기준으로 올해 적용하는 것”이라며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1주택자도 세금이 크게 늘어 이중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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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영필·빈난새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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