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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경기둔화 우려에도 증시 선방 이유는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4월 중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수정한 자료를 발표한 후 여러 매체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대한 이유와 우려들이 보도됐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이런 위기감과 다른 분위기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급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난해 말 이후 주식시장은 반등의 기운이 조금 더 뚜렷하다. 왜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주식가격의 변동(또는 자산가격의 변동)을 설명하는 경기 사이클의 역할이 점차 희석되고 있는 반면 경기 사이클의 자리를 다른 요인이 점차 차지하고 있어서다.

이번 경기 사이클의 흐름을 보면 상승기와 하락기의 경제성장률 진폭이 크게 줄었다. 체감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경기가 크게 후퇴한 것 같지만 실제 성장률 격차는 0.2%포인트 내외에 그친다. 지난 경기 상승기에도 성장률 상승폭은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과거 비교적 뚜렷했던 경기 확장기와 둔화기의 성장률 격차가 최근으로 오면서 잠재성장률을 중심으로 0.2~0.3%포인트에 갇힌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의 변동도 이런 모습일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긴 횡보 국면을 나타내고 있지만 단기 사이클이나 연간 변동성이 줄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등 전반적인 자산가격의 변동 역시 마찬가지다. 줄기는커녕 체감적으로는 오히려 사이클이 단기화되고 변동성이 더 커졌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 변동에 대한 경기변동의 설명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 어떤 부분이 경기변동의 설명력을 메우고 있는 것일까? 최근 경기 사이클을 약화시키거나 사라지게 만든 요인이 이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 경기 사이클은 왜 사라지고 있을까?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지나치게, 자주, 그리고 대규모로 개입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흐름은 뚜렷해졌다. 대규모 재정 및 통화정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펀더멘털이 훼손된 상태에서 정책을 통해 펀더멘털을 지지하는 만큼 위기국면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정책의 개입과 관리를 필요로 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잦은 추경이 그 예일 수 있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은 결국 돈이다. 막대한 유동성이 경기 사이클을 과거에 비해 완만하게 만들었다.



이 유동성 흐름의 출발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하나로 연결돼 있고 금융시장의 공통분모가 되는 통화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임을 생각하면 미 연준은 금융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의 위상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이 미국 양적완화에서 출발한 결과물이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주식시장이 지난해 11월 말 이후 상승 국면으로 방향을 전환한 가장 직접적인 동인은 미 연준의 태도 변화에 있다고 본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종료됐다고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올 3월 미 연준의 코멘트는 지난해 4·4분기가 짧은 주식시장(또는 자산가격) 조정의 바닥임을 확인해줬다고 생각한다. 향후 주식시장이 언제 새로운 상승 추세로 진입하는지 여부 역시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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