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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첫 공항 영접...사우디 "韓, 원전 입찰 계속 참여해달라"

[무함마드 사우디 왕세자 방한-왕세자 만난 4대 그룹 총수]

삼성·LG, 5G 등 통해 '사우디 스마트시티' 협업·진출 모색

SK, 석유산업 논의...현대중공업은 선박엔진공장 합작투자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2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 복합 석유화학시설 준공기념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를 정상급 국빈방문에 준하는 수준으로 파격 예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의 차기 왕위 계승자이자 실권자로서 중동 지역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이번 왕세자님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사이의 우정과 협력이 미래의 공동번영과 상생으로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의 의전은 파격이었다. 오전11시께 지각 도착한 무함마드 왕세자를 직접 맞은 것은 이낙연 국무총리였다. 이 총리가 취임 이후 공항으로 직접 나가 외국 귀빈을 영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공개 오찬에는 중동의 ‘큰손’인 사우디와의 경제협력을 꾀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출동했다. 특히 무함마드 왕세자는 만찬 이후 삼성그룹의 영빈관 격인 한남동 승지원으로 이동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5대 그룹 총수와 티미팅을 하는 파격도 보였다. 신 회장은 이날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마치고 곧바로 귀국해 티미팅 자리에 참석했다.

앞서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은 석유·화학 등 에너지 분야를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국내 기업들은 특히 사우디가 산업구조를 기존 석유산업 위주에서 첨단 분야로 전환하는 추세에 맞춰 5G·사물인터넷(IoT)·친환경차 등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오찬에는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또 조현준 효성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박동기 롯데월드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무함마드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양국 정부 및 기업은 아람코가 에쓰오일 석유화학 공장 준공에 투자한 5조원 외에 약 83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 10건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회동에서 사우디의 각종 프로젝트에 삼성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부회장은 이번 회동 이틀 전 3년5개월 만에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찾아 사전 점검을 하기도 했다.

삼성으로서는 사우디가 추진 중인 ‘중동판 실리콘밸리’인 스마트시티 사업 ‘네옴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일 만하다. 사업 규모가 총 5,000억달러(약 579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라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결집할 중요한 사업기회가 될 수 있다. 여기에 5G를 비롯해 메모리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도 수주가 가능하다. 특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를 만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당시 알나하얀 왕세제는 삼성의 화성 반도체공장 등을 방문하고 5G 등 ICT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글로벌 사업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우디와의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알나세르 사장과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최태원 회장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나 석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SK그룹과 사우디와의 인연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 회장은 2013년 중동에서 사우디 화학기업 사빅의 모하메드 알마디 전 부회장과 양측의 협력관계 구축을 논의한 바 있으며 이는 2년 뒤 합작사인 넥슬렌 설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최 회장과 무함마드 왕세자는 각국의 환경규제 및 에너지 전환정책 등으로 석유 관련 사업의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SK그룹이 메모리반도체 부문 선두업체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ICT 분야의 노하우가 풍부한 SK텔레콤,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SK건설 등을 그룹사로 둔 만큼 이와 연계된 다양한 사업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다는 후문이다.

구광모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네옴 프로젝트와 관련해 LG유플러스의 5G 기술력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시흥시 등과 손잡고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드론·CCTV·IoT 등 LG유플러스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시흥시에 구축하기로 한 미래형 치안 시스템은 사우디에도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무함마드 왕세자가 ICT에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사업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전자가 사우디에서 에어컨 공장을 운영 중인 만큼 이와 관련한 이야기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부사장은 이번에 사우디 킹살만 조선소 내 선박엔진공장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사우디와의 협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이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발에서 추가로 선박을 수주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회담에서 원전 기술 협력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사우디 원전 건설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양국은 회담 후 채택한 공동 언론발표문에서 “모든 분야에 걸쳐 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가기로 합의했다”며 그 중 원자력 분야에서의 협력도 소개했다. 현재 사우디는 탈석유 에너지 계획 기조 아래 2030년까지 200억~300억달러(약 22조~34조원)를 투입해 1,400㎿급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현재 예비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재용·박효정·윤홍우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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