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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등 실무 대행...쇼핑몰 창업문턱 확 낮췄죠"

에이블리 강석훈 대표

베타서비스 백일만에 월매출 3억

LB인베스트먼트 등서 70억 유치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사진제공=에이블리




“쇼핑몰이 어느 정도 커지면 ‘좋은 옷’을 소개해 판매하는 일보다 배송이나 제품 교환·환불, 소비자 불만 처리 같은 부수적인 업무에 더 힘을 쏟게 되더군요. 제가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이 같은 모순을 구조적으로 해결해보고자 에이블리를 시작했고 누구나 손쉽게 의류 쇼핑몰 창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 성공 이유라 생각합니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패션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에이블리를 창업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에이블리는 블로그·인스타그램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인플루언서 마켓에서 영감을 얻어 출발한 패션·뷰티 플랫폼이다. 소통이 매개가 돼 판매로 이어지는 인스타 마켓처럼 앱에 판매자 인기순위, 찜한 고객 수(팔로워), 제품 리뷰 등을 도입하고 결제와 배송, 교환·환불도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했다. 판매자는 쇼핑몰 관리가 간편해진 점에, 소비자는 무료 배송과 체계적인 고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점에 환호했다.

에이블리는 이 같은 강점을 내세워 지난 2018년 1월 에이블리 베타 서비스를 개시한 지 백일 만에 월 거래액 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매달 빠르게 사업을 확장한 에이블리는 이미 월 거래액 수준이 200억원에 달하며 내년에는 연간 거래액 3,000억원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판단한 의류 쇼핑몰 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는 에이블리에 대해 벤처캐피털은 물론 기존 의류 대기업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마감한 시리즈A 투자에는 LB인베스트먼트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해 총 70억원이 유입됐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이 몰린 이유에 대해 강 대표는 “‘B2C(기업 간 소비자)’에 머물렀던 커머스 트렌드가 개인인 소규모 판매자가 주도하는 ‘C2C(소비자 간 소비자)’ 시장으로 바뀐 것을 빠르게 따라잡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빠르면 2021년께 기업공개(IPO)나 그에 준하는 대규모 펀딩을 유치할 계획이다. 동남아·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강 대표가 처음부터 패션업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의 공동창업 멤버로 창업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그러나 왓챠가 커지면서 미래사업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박태훈 현 왓챠 대표와 갈리게 되면서 쇼핑몰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약 2년 4개월간, 쇼핑몰 반할라를 공들여 운영하며 한국 내 매출 톱 50위까지 들어가는 것까지 이뤄냈지만 그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했다. 제품 마진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쇼핑몰 데스밸리’에 진입했기 때문이었다. 강 대표는 이 데스밸리의 가장 큰 원인으로 물류나 고객 불만처리와 같은 부수적인 업무를 꼽았고 이때의 고민이 에이블리의 탄생에 바탕이 됐다. “개인이 커머스 중심이 되는 시대에 발맞춰 가려 합니다. 저를 인터뷰 하러 온 기자도, 연예인도, 대학생도 누구든 부업으로 에이블리를 하는 그런 날을 꿈꿔요.”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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