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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긴~ '집콕' 후유증...쓰레기와의 전쟁

<코로나의 그림자>

코로나로 재택근무 늘고 외출 자제하면서

집으로 식사·생필품 배달 주문 크게 증가

위메프 2월에만 간편식상품 매출 490%↑

음식 신선도 유지하고 감염 예방 위해

보냉재·비닐 등 일회용품 사용 악순환

서울시 재활용 쓰레기 10% 이상 급증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B씨는 돌아서면 쌓이는 재활용 쓰레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분명 2~3일에 한 번씩 분리수거를 꾸준히 해도 매번 재활용 쓰레기가 집안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분리수거를 했지만 이제는 이틀마다 해도 모자를 지경이다. 분리수거량도 늘어나면서 매번 아파트 15층에서 분리수거장이 있는 1층까지 2~3번 이상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분리수거에 지쳐 함께 재택근무를 하는 아내에게 가정간편식(HMR) 사용을 줄이라고 볼멘 목소리를 내봤지만 “맞벌이를 하면서 어떻게 매번 집에서 모든 반찬을 만들어 먹냐”는 핀잔만 들어야 했다.

# 경기도에서 재활용품 수거 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해당 구청으로부터 재활용품 불법 적재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재활용품 사용 증가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업체로 들어오는 재활용품은 늘어가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재활용품 수출이 막히면서 법으로 규정된 폐기물 보관창고의 용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당장 보관창고를 지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자체에서 들어오는 폐기물 반입을 막을 수도 없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임시로 야적을 해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C씨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갔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와 ‘집콕’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일회용품 사용이 어쩔 수 없는 대안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쓰레기 배출량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실제로 접촉을 줄이기 위해 외식이나 외출을 자제하면서 대신 회사나 집에서 간편식이나 각종 생필품을 배달시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루 주문량이 220만~230만개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후 올해 1월28일에는 하루 최대 주문량이 330만개까지 치솟았다. 또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확대 이후 하루 주문량은 300만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코로나19에 따른 생필품 수요 급증으로 이마트 인터넷 쇼핑 부문의 지난 1~2월 총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고, 3월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회용품 발생이 가장 많은 가정간편식과 배달음식이 최근 들어 급증했다. 위메프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가정간편식 키워드로 검색되는 전체 상품 매출은 490.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정간편식의 일종인 즉석조리식품 매출도 178.5% 상승했다. 즉석반찬 1만2,569.1%, 즉석삼계탕 321.1%, 즉석국 76.4% 등 한식 품목 매출이 크게 늘었다.

마켓컬리도 신선식품 관련 업종의 2월 결제 금액이 크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2월 결제금액은 604억원으로 1월(432억원)보다 40% 증가했다. 그만큼 배송이 늘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신선식품이 신선도를 유지한 채 배달되기 위해서는 특수 코팅된 박스는 물론 스티로폼과 보냉재, 비닐 포장재 등 일회용품이 대거 들어간다는 점이다. 결국 택배 배송이 늘어날수록 택배 포장재 등 일회용품 사용량 또한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재활용 선별장에서 코로나19 이전보다 재활용 쓰레기가 10% 이상 늘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며 “집콕 장기화로 인한 택배·배달 증가로 포장박스 등 재활용 쓰레기 또한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은평구의 경우 올 1월 1,600톤이었던 재활용품 반입량이 2월 들어 1,700톤으로 증가했다. 선물세트 판매가 많은 설 명절 전후 재활용품 반입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2월이 설이 포함된 1월 반입량을 추월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후 대형마트와 식당 등에서 재활용 쓰레기가 줄었음에도 가정에서 택배와 음식 배달이 증가한 것이 재활용품 반입량을 증가시킨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정확한 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3월은 2월보다 50톤 이상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유가 하락과 재생원료·재활용품 수요 감소로 국내에 쌓이는 재활용 쓰레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재활용품 수출이 막혀 지정된 폐기물 보관창고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일부 재활용 업체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폐기물을 바깥에 그대로 쌓아놓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 등이 재활용품 수요를 추가로 발굴하는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재활용품 쓰레기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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