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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바이오·태양광…" 이스라엘 스타트업들 우주에서 40가지 실험한다

한·이스라엘 FTA서명, 경제교류 활발 기대

내년 2월 지상 400km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미국 엑시옴스페이스 통해 2주 무중력 실험

스트어닷 "지구서 불가능한 것 발견" 기대

요즈마 "우주에 미래…우주기술 투자 확대"

이스라엘 스토어닷 연구팀이 배터리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스토어닷 홈페이지




우리나라가 지난달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며 한발짝 더 경제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내년 2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천체물리학, 광학, 공학, 의학, 재생에너지, 농업 분야의 44개 과학기술 실험을 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현재 지상 400km 상공에서 지구를 하루 16바퀴가량 도는 ISS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여러 과학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과학실험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로부터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ISS 활용과 민간 모듈 부착을 허가받은 엑시옴 스페이스를 통한 것이다. 그동안에는 ISS 구축을 주도했던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 유럽 11개국과 일본, 캐나다, 브라질 총 16개국이 ISS를 활용해 왔다. 엑시옴 스페이스의 마이클 로페즈-알제리아 부사장은 지난 9일 서울경제가 주최한 ‘제3회 서경 우주포럼’에서 발제를 통해 “1억달러를 들여 ISS에 부착할 모듈을 만들어 이탈리아에서 조립한다”며 “기업이나 연구자 등 민간에서 ISS에서 연구개발(R&D)할 수 있도록 민간 우주인들과 같이 내년 초 ISS로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인 ‘크루 드래건’을 타고 로페즈-알제리아 부사장이 인솔하게 되는 민간 우주인은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디지털헬스케어 회사인 하텍의 파트너인 에이탄 스티브, 부동산투자사를 운영하는 미국의 래리 코너, 캐나다 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패시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우주 과학실험은 이스라엘 과학기술부와 라몬재단이 지원하는 라키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지며 ISS에서 2주 간 실시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우주 실험을 보면 우선 전기차용 급속충전 배터리 기술을 들 수 있다. 우주에서 수백번의 충·방전 실험을 통해 고에너지 밀도의 시스템 개발을 위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다. 이 기술 시험을 의뢰한 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인 스토어닷은 현재 이스라엘 전력공사(IEC)와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도론 마이어스도르프 스토어닷 CEO는 “무중력 상태에서 새로운 물질에 대한 돌파구를 앞당길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며 “급속충전 과정에서 실리콘이 팽창하는 화학반응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고자 한다. 지구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주에서의 급속 충전 실험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구에서 발생하지 않는 결함과 열화 메커니즘을 검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내년 2월 ISS에서 과학실험을 하게 되는 에이탄 스티브,


지상 400km 상공에서 매일 지구를 16회가량 도는 ISS.


ISS에서 초음파 장치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우주인들의 심장을 진단하는 시험도 하게 된다. 의료기기 스타트업인 울트라사이트가 이스라엘 항공우주의학연구소(IAMI)와 함께 의뢰한 이 실험의 목적은 우주를 비롯해 아무리 외진 곳에서도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초음파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이스라엘 요리인 후무스의 원료인 병아리콩을 ISS에서 실험해 앞으로 인류가 달이나 화성에서 정착할 때를 대비하는 실험도 이뤄진다.



대학 연구실에서 개발한 드론이 ISS의 우주비행사들이 매일 실험을 하고 사진을 찍는 등 여러 활동을 수행할 때 ‘개인 비서’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관한 실험도 할 방침이다.

이스라엘의 상장사인 아폴로 파워가 ISS 외부에 부착할 수 있도록 만든 유연한 태양 전지판 실험도 실시한다.

일반 번개와 폭풍 구름의 고도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전기 고장 현상인 ‘라이트닝 엘프’에 관한 연구도 수행하게 된다. 이 실험이 잘되면 ISS의 경로를 방해하는 번개 폭풍에 대해 사전 경고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스라엘 측은 이밖에 방사선, 유전체학, 면역학, 신경기능학, 양자통신, 통신, 안과, 질병 연구 등 광범위한 우주 실험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이스라엘 울트라사이트의 초음파 검사 모습. /출처=울트라사이트 홈페이지


이같은 실험을 대신할 에이탄 스티브 민간 우주인은 “이스라엘의 기술이 지구 궤도를 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무대에 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모두가 보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샤이리 슈피겔만 이스라엘 과학기술부 국장은 “우주기술 생태계의 성장뿐 아니라 이스라엘 경제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동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이스라엘 우주산업이 수십억 셰켈(1셰켈은 346원가량)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우주 실험을 위해 이스라엘에서 많은 대학과 기업이 참여했고, 정부도 과학기술부 외에도 총리실, 에너지부, 보건부 등 여러곳이 지원에 나섰다.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우주에 미래가 있다. 이스라엘은 우주 선도국은 아니지만 우주기술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요즈마그룹코리아에서 미리 투자한 스토어닷과 울트라사이트가 이번에 ISS에서 과학실험을 하게 돼 무척 뜻깊게 생각한다. 요즈마는 우주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요즈마그룹코리아와 SK텔레콤 등이 투자한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기업인 나녹스는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한데 이어 현재 한국에 제조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요즈마 측은 초미세먼지·바이러스 제거와 탄소포집까지 가능한 기술로 차별화를 꾀하는 에어로베이션에도 투자했다.이 회사경영진은 최근 방한해 한국 제조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게 요즈마 측의 설명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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