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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으로 인플레 헤지”…이번주 국채·구리 23개 대거 상장

메리츠證, 국채·미국채 10년물 투자 ETN 8종

NH證 등 6곳, 내일 구리선물 ETN 15종 상장





원자재 값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 헤지’에 유용한 국채·구리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이 이번 주 국내 증시에 대거 상장한다. 지난해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주춤했던 ETN 시장이 다시 안정화되면서 증권사의 ETN 상장 러시가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국채 10년물에 투자하는 ETN 4종과 미국채 10년물에 투자하는 ETN 4종을 8일 상장한다. 국채 10년물 3개 종목으로 산출한 기초지수와 미국채 10년물 3개 종목으로 구성된 기초지수에 각각 1배, 2배, -1배, -2배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레버리지와 인버스 2X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채·미국채 10년물을 추종하는 상품을 동시 상장하는 것은 국내 최초라고 설명했다.

구리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선물 ETN 15종도 오는 9일 일제히 출시된다. 현재 거래소에는 구리 선물 ETN이 6종 상장돼 있지만 9일 NH투자증권 등 6곳의 증권사가 경쟁적으로 구리 선물 ETN을 쏟아내며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ETN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원유·금·은 등 원자재와 금리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연동하는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일종의 채권 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발행해 증시에 상장돼 거래된다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ETF(상장지수펀드)와 비슷하지만 발행 주체가 다르고 만기가 있다는 점에서 ETF와 차별화된다. 원자재 ETN 등의 경우 만기 시 ‘롤 오버(선물 교체)’ 비용이 발생한다는 차이점도 있다.

ETN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원유 수요 급감과 그에 따른 마이너스 유가 사태를 기점으로 크게 위축된 바 있다. 원유 ETN의 폭락에 투자자 손실이 크자 거래소가 1년 가까이 신규 ETN 상장을 금지하는 등 단속에 나서며 시장이 쪼그라든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재테크 열풍 속에서 다양한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며 ETN 시장도 다시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실제 10월 말 기준 ETN 종목 수는 총 245개에 달해 전월 219개 대비 11.9%가 증가했다. 특히 10월 국내 7곳 증권사가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ETN 24종을 한꺼번에 상장시키는 것은 물론 일부 증권사가 비용을 0원으로 설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버스, K-뉴딜, 코스피200 등 대중성이 높은 상품들이 늘어나면서 ETN 투자도 관심을 받고 있다”며 “특히 최근 천연가스·원유 등의 원자재 값 상승 속에서 일부 ETN의 수익률이 40~60%씩 급등했고 하루평균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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