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원자재 대란에 더 세진 탄소중립…천문학적 비용에 성장판 막힌다

[7대 주력업종 시계제로]

■ 엎친데 덮친 韓 산업계

배터리, 니켈·망간 값 급등에 긴장

車 요소수부터 마그네슘까지 불안

철강·유화 수십조 탈탄소 비용 부담





정부의 탄소 중립 시나리오와 중국발 원자재 대란의 파도가 한국 산업계를 덮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공급망 곳곳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정부의 비현실적인 탄소 감축 목표에 맞춰 기술 개발 등을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니켈과 망간·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전년 대비 최대 두 배까지도 급등하는 상황이다. 당장은 원자재 업체들과의 장기 구매 계약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타격이 제한적이지만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 업체에까지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특히 원자재 급등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이 확대되고 있어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주축으로 하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로서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최대 불안 요소로 급부상한 요소수 품귀 현상의 여파는 산업계 전반으로 번질 조짐이다. 당장 화물차 운행이 멈추면 각종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이 생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출고 전 디젤 신차에 들어가는 요소수 재고가 한 달 치 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이외에도 중국 감산 정책으로 자동차 생산의 필수 재료인 알루미늄·마그네슘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 단가 상승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는 조선업계는 선박 건조의 주요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치솟으면서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탄소 중립도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 중 하나다. 가장 직격탄을 맞는 업종은 철강업이다. 철강 산업은 유연탄과 전력 사용 비중이 높아 대표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산업으로 꼽힌다.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은 산업 부문 배출량의 30%를 차지한다. 현재로서 철강을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줄이는 방법은 수소환원제철이 유일하지만 아직 기술 초기 단계로 상용화는 오는 204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고난도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 등에 필요한 비용이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배터리 업계의 경우 전기차가 대표적인 친환경 자동차로 평가 받지만 정작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은 내연기관차 못지않아 이를 줄이는 방법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전기차용 배터리(70㎾h)를 한 대 생산하는 데는 약 4.2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거세지며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된 제품을 받기를 원한다”며 “결국에는 탄소 배출을 얼마큼 줄였는지가 수주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도 탄소 감축에 대한 고민이 깊다. 반도체 생산에 많은 전력이 소모되면서 탄소 배출이 자동차 산업 이상 많다는 지적도 외신에서 나왔다. 미국 CNBC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인 TSMC의 최근 몇 년간 탄소 배출량이 자동차 업계 3위 미 제너럴모터스(GM)보다 많았다고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TSMC의 탄소 배출량은 지난 2017년 600만 톤에서 2019년 800만 톤, 지난해 1,500만 톤 등으로 급증했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TSMC의 생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9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반도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했다. CNBC는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자체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한국의 비전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는 공정 과정에서 각 단계를 지날 때마다 많은 전력과 물을 사용하고 온실가스도 발생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인텔 공장은 포드 자동차 공장보다 세 배 이상 많은 물을 사용하고 두 배 이상 산업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탈(脫)정유’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부담이 크다. 태양광·수소 등 친환경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사업 구조 자체를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수십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