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전기 요금 인상 발표에 힘입어 6개월여 만에 최고 폭으로 치솟았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한전 실적의 ‘정상화’ 조건으로 요금 인상을 꾸준히 거론해왔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은 전 거래일보다 4.90% 뛴 2만 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7일(5.23%) 이후 하루 최고 상승 폭이다. 이날 장중 한때 7.69%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한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전일 전기 요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기준 연료비를 내년 4월과 10월에 두 차례에 걸쳐 ㎾h당 4원 90전씩 올리고, 기후환경요금을 2022년 4월부터 ㎾h당 2원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 1일 기준으론 전기 요금이 올해보다 ㎾h당 11원 80전 상승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의 재무제표가 정상화되려면 요금 인상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연료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전기 요금은 그만큼 인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 1년간 유연탄 가격이 20.6% 오르고 천연가스와 벙커C유 가격도 각각 20.7%, 31.2%씩 상승하면서 연료비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전기료를 계속 동결해왔다. 그나마 올해 4분기 전기료는 ㎾h당 3원 인상했지만 내년 1분기 전기 요금은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올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기를 팔아봐야 손실만 난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하나금융투자는 11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전의 영업손실이 10조 1,608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기준 전기 요금은 5.6% 올라가는 효과가 예상되며 관련 비용은 3조 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전기 요금 정상화는 한전의 밸류에이션 측면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기 요금은 한전의 주요 실적 변수이기도 하지만 다방면으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특히 기후환경요금이 적극 반영되고 있는 것은 화석연료 중심의 한전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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