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매출을 쓸어 담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이 대규모 본사 배당 등 ‘돈잔치’를 벌이면서도 정작 국내에서는 기부금 지출에 크게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3년 간 기부금 실적이 ‘0원’이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최대 수혜 기업인데다 국내에서 급격한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지만 국내 시장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은 특별히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 842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도 51% 증가한 162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의 대표격으로 인식되면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6%에서 지난해 9월 15.6%까지 높아졌다.
여기에 국내 테슬라 공식 서비스센터 또한 9곳에 불과해 소비자들로부터 “한국 시장을 봉으로 보는 것이냐”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고가 수입차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한 386억원을 기록하고 본사 배당금으로 무려 404억원을 집행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16억 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고작 8.1%(1억 2000만원)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의 경우 2019년 이후 기부금 지출은 단 한 푼도 없다.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오히려 기부금 액수는 뒷걸음질쳤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6조 1212억원을 기록하면서 15% 성장했지만, 기부금은 전년보다 오히려 20% 줄었다.
BMW의 경우 전년보다 2% 늘어난 15억원의 기부금을 냈지만, 지난해 매출이 18% 증가한 4조 6733억원이라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볼보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74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지만 기부금 지출은 7억 2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억 2000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 돈을 벌었다고 해서 반드시 기부금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부금 지출이 시장에 대한 존중의 의미와 사회적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보이는 지표라는 점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ESG경영 평가 과정에서도 기부금은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포르쉐 등 수입차 업체들은 전기차 보조금, 고가 차량에 유리한 법인세 등을 이용해 국내에서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며 “하지만 사회 공헌 활동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한 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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