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발전 설비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는 GS엔텍이 모회사 GS글로벌(001250)의 지급 보증에도 적자경영 속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맞았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엔텍은 이날 700억 원(2년 단일물)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불과 120억 원의 매수 주문만 받았다. 미매각 발생에 따라 조달 금리는 GS글로벌의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bp(1bp는 0.01%)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된다. 지난달 31일 기준 GS글로벌의 2년물 금리가 5.065%임을 고려하면 발행 금리는 5.3%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발행일은 오는 11일이다.
미매각 물량은 총액인수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모두 떠안는다. 대표 주관계약을 체결한 KB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016360)이 각각 200억 원, 인수사인 NH투자증권(005940)·하이투자증권이 각각 50억 원을 인수한다. 원금 상환과 이자지급 등 일체의 지급 의무는 지급보증인인 GS글로벌이 갖는다. 조달 금액 700억 원 중 620억 원은 원재료 구입 등 운영 자금에 사용될 예정이며 나머지 80억 원은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
GS엔텍의 회사채 미매각은 이번이 연속 두 번째다. GS엔텍은 지난해 7월에도 GS글로벌 지급 보증의 총 8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200억 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그 뒤로 약 9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비우량채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의 GS글로벌 지급 보증으로는 고금리 상황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없애는 데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GS엔텍의 재무 구조도 불안감을 더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GS엔텍은 2010년 GS그룹에 편입된 화공기기 및 발전설비 제작업체다. 2020년 유가 및 화학제품 시장 악화로 플랜드 발주 취소 등이 잇따르면서 대규모 영업적자(-177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1년, 2022년까지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당기순손실은 -138억 원, -17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도 2022년 말 272.9%를 기록해 향후 재무부담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GS엔텍은 2022년부터 해상풍력 발전 하부 구조물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이와 관련해 올해에만 687억 원을 신규 투자할 예정이다. 김수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해상풍력용 하부구조물 글로벌 1위 업체인 시프(Sif)와 국내 독점 기술협약을 맺어 2023년 본격적으로 신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신규사업인 풍력발전 구조물은 기존 사업 대비 높은 수준의 수익성이 기대된다”면서도 “현재 프로젝트의 진행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으로 2023년 손익분기점 수준 이상의 매출 달성 여부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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