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주가조작 세력에 의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가 4월 24일 갑자스레 터지면서 일어난 신용 위기가 잦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7만 전자’를 회복하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지수가 2600을 1년 만에 회복한 것도 개인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매도 대기 자금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SG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 예탁금은 52조 7347억 원을 기록했다. 3월만 해도 48조 원 수준이던 예탁금은 4월 53조 원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에는 54조 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SG 사태의 후폭풍으로 코스닥 2차전지 주요 종목들이 지난달 급락해 예탁금은 5월 중순 48조 9377억 원까지 급감한 바 있다.
‘빚투’로 불리는 신용거래 융자액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용 융자는 SG 사태가 터져 다우데이타·삼천리·서울가스 등 8개 종목의 하한가가 시작된 4월 24일 20조 4319억 원을 기록한 후 꾸준히 감소해 지난달 17일 18조 3861억 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더니 이달 1일에는 18조 5960억 원으로 4월 초 수준까지 다가섰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에서도 시장의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4월 12조 5904억 원에서 5월 9조 1338억 원으로 27.4%(3조 4566억 원) 급감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4일 기준 9조 2760억 원으로 지난달 월평균 거래 대금을 넘어서고 있다.
증시에 활기가 도는 것은 외국인이 주로 사들이는 시총 상위 종목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 기대에 올 들어 코스피에서 13조 7544억 원(이달 2일 기준) 순매수했다. 최근 한 달(5월 2일~6월 2일)간 삼성전자 주가는 10.23% 상승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23.2% 올랐다.
증권사들도 3분기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12개 주요 국내 증권사의 하반기 평균 코스피 밴드는 2355~2770이다. 삼성증권(016360)의 코스피지수 전망치가 12개사 중 가장 낮은 2200~2600이었는데 이미 상단을 뚫었다.
다만 공매도 대기 자금이 역대 최고 수준을 넘어서면서 증시를 둘러싼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금투협에 따르면 공매도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평균 대차 잔액은 2일 기준 83조 4868억 원으로 금투협의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간 역대 최고치는 83조 1619억 원(2018년 5월 21일)이다.
올 들어 공매도 대기 자금은 3월 초 70조 9443억 원에서 5월 들어서는 80조 원대(81조 8149억 원·5월 1일)로 올라섰다. 이후 SG 사태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공매도 자금도 규모가 줄었지만 이달 들어 다시 80조 원을 훌쩍 웃돌았다.
일부 개인투자자도 코스피가 2600을 넘어서자 박스피로 돌아설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개인은 2일 코덱스200선물인버스2(712억 원)를 최다 순매수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2배로 수익이 나는 상품인데 개인 순매수 2위였던 DB하이텍(000990)(271억 원)보다 2.6배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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