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노태문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곧장 삼성스토어의 기업간거래(B2B) 제품 전시장을 찾아 가전 사업 매출 확대 전략을 점검했다. 중국 업체와 경쟁 확대,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겹친 가전 사업에서 B2B 사업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지 주목된다.
노 대행은 14일 경기 남부권 삼성스토어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용인 구성점을 방문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과 조성혁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동행했다.
노 대행은 1층 매장에서 우선 갤럭시 스마트폰 전시 상태를 챙겼다. 9일(현지시간) 뉴욕 언팩 행사에서 노 대행이 직접 전세계 소비자들을 상대로 발표한 갤럭시 폴드7과 Z플립7, 갤럭시 워치8 등의 진열 모습을 본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갤럭시 스마트폰 액세서리 판매 공간도 확인했다. 갤럭시 폴더블 폰은 25일부터 판매된다. 노 사장은 제품이 본격 출시되기 전 매대에 놓인 제품들과 광고판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임원들과 마케팅 전략을 논의했다.
모바일 기기 전시장 옆에 있는 생활 가전 매장까지 둘러본 그는 2층으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 비즈니스 솔루션 스튜디오(BSS)가 자리잡고 있다. BSS는 삼성전자가 B2B 고객을 위해 특별히 설치한 공간이다. 삼성 가전 제품을 사업장에 도입하고 싶은 건설사, 호텔, 리조트 등의 관계자들이 상업용 AI 가전의 기능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 철저한 예약제로 운영되고 하루 3~4팀만 방문할 수 있는데 프리미엄 서비스가 제공된다.
삼성스토어 관계자는 노 대행에게 "작년 3월 (BSS를) 리뉴얼해 500평대로 확장했다"면서 "인공지능(AI) 아파트·AI 스테이·AI 홈·AI 호텔·AI 교육까지 8개 테마의 공간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노 사장은 BSS에서 30분 이상 머물면서 경쟁이 격화하고, 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가전 사업의 성장 정체를 B2B 부문에서 극복하자는 구상을 구체화했다고 한다.
실제 삼성전자 DX부문은 B2B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올 들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독일의 프리미엄 공조 기업인 플랙트를 15억 유로(2조 4100억원)에 인수하며 가정용 에어컨, 공기청정기를 넘어 상업 시설용 공조 장치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당시 노 대행은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를 인수해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 오디오사업부를 5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역시 자동차용 음향 장치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의 가전 라이벌인 LG전자(066570) 역시 B2B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LG전자는 자동차용 부품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 확장으로 B2B 영역에서 올 해 20조원 이상의 매출을 확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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