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부(國富·국민순자산)가 2경 40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상승 및 해외 증시 호조로 비금융·금융 자산이 모두 늘어난 영향이다. 1인당 가계순자산도 3% 가량 올라 2억 5000만 원을 넘겼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순자산은 2경 4105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경 2888조 원) 대비 5.3%(1217조 원) 증가했다. 2022년(3.1%), 2023년(1.3%) 증가율을 웃돈다. 명목 국내총생산(2557조 원) 대비 국민순자산 비율은 9.4배로 전년(9.5배)보다 소폭 축소됐다.
비금융자산이 2경 2485조원으로 전년 대비 2.9%(635조 원) 늘었다. 전체 순자산 중 93.3%를 차지한다.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1620조 원으로 전년 보다 무려 56%(582조 원)나 증가했다. 전년 증가율(2.3%)을 크게 앞지른 수치로 증가폭은 역대 최대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비금융자산은 토지가격이 상승 전환(2023년 -2%→2024년 1.2%)하고 생산자산의 가격 상승폭이 2023년 1.8%에서 지난해 2.1%로 확대돼 전체적으로 늘었다.
순금융자산은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현금 및 예금(+258조원, +5.3%), 보험 및 연금(+128조원, +8.3%) 자산이 크게 증가했고 해외 주식시장 호조,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대외금융자산(거주자 보유)의 평가이익이 대외금융부채(비거주자 보유)를 크게 상회하면서 순금융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전년 대비 431조(2.6%) 증가한 1경 7165조 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이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76.3%)은 전년말(76.6%)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토지자산은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건물자산의 증가폭이 둔화(4.9%→3.8%)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택시가총액(7158조 원)은 주택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직전 2개년 연속 감소 후 증가세로 전환(-4.0% → -1.2% → +4.2%)해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31.8%)은 전년말(31.4%) 대비 늘었다.
권역별 주택시가총액의 경우 수도권 비중이 2023년 말 67.7%에서 지난해 말 68.7%로 1%p 확대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편 1인당 가계순자산도 늘어났다.지난해 말 기준 2억 5251만원으로 전년(2억 4450만원)에 비해 3.3%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년(1.7%)보다 확대됐다.
시장환율로 환산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18만 5000달러로 주요 선진국인 미국(52만 1000달러), 캐나다(29만 5000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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