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새 디지털 생태계 선점 차원에서 차세대 폼팩터(기기형태)로 주목받는 확장현실(XR) 시장 공략을 시작한다.
김성호 네이버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리더는 16일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이머시브 미디어 플랫폼 테크 포럼’에서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의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VR 기기 보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XR 관련 기술력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XR 콘텐츠 플랫폼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치지직, 케이팝, 버추얼 아티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XR 플랫폼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가 구글·퀄컴과 협업 중인 기기 ‘프로젝트 무한’에 탑재된다. 현재 개발 중인 스마트 안경에도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한기 네이버 리얼타임 엔진 스튜디오 리더는 “미디어 경험을 XR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기회들이 많다”며 “콘텐츠 문법이나 사용자 경험을 축적하면 글래스가 더 대중화됐을 때 네이버가 기존에 제공했던 컴퓨팅 경험들을 빠른 속도로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스마트폰 이후 주요 폼팩터로 꼽히는 XR 시장을 선점해 플랫폼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 관련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XR 기기는 이용자가 손을 쓰지 않고도 AI 에이전트와 실시간 상호작용을 하도록 지원하고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도 제공하기 때문에 차기 폼팩터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 애플,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빅테크들이 XR 기기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콘텐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확장현실 시장은 지난해 244억 2000만 달러(약 33조 9682억 원)에서 2029년 848억 6000만 달러(약 118조 403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28.3%로 예측된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으로 고도화한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자사의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AI로 영상의 맥락을 심층 이해하는 기술인 MUAi 기술이 대표적이다. 치지직 등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하이라이트 제작 등에 활용된다. AI 기반의 사용자 맞춤 콘텐츠 노출을 강화해 네이버 서비스의 체류시간도 높일 수 있다. 텍스트 콘텐츠를 영상 콘텐츠로 자동 변환하는 오토클립Ai도 출시한다. 블로그 콘텐츠를 클립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게 된다. 김 리더는 “비전 AI 창작 기술들의 고도화를 통해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 분야에서 창작의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버추얼 창작자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2019년 정식 출시된 라이브 스트리밍 앱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를 통해 모바일에서 손쉽게 3차원(3D) 아바타 기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송지철 네이버 프리즘 스튜디오 리더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아바타 라이브 기술의 대중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가 자신을 아바타로 표현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선택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