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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경고음에 예방 뮤지컬 신청 몰렸다
사회사회일반 2025.07.10 18:45:27서울 소재 초중고 40% 가까이가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 공연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교육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이 몰리면서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로 찾아가는 학폭 예방 뮤지컬 공연 사업을 시작한 후 최다 신청 건수를 기록했다. 학생 대상 설문 조사 결과 학폭 예방에 효과가 있는 뮤지컬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학폭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1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소재 초중고 1300여 곳을 대상으로 올해 8월부터 진행 예정인 학폭 예방 뮤지컬 공연 수요 조사를 한 결과 500곳이 사전 신청을 했다. 처벌 중심에서 예방과 관계 조정 중심으로 학폭 예방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202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이좋은 관계가꿈’ 프로젝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학폭 예방 뮤지컬은 학폭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가해자의 반성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관객 체험형 뮤지컬이다. 2023년 400교, 지난해에는 345개교가 학폭 예방 뮤지컬을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80곳에서만 공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신청 건수가 급증하면서 경쟁률은 6대1을 넘어섰다. 신청 건수 급증은 학폭 증가와 맞물려 있다. 서울 초중고 학폭 심의 건수는 2022학년도 2818건, 2023학년도 3093건, 2024학년도 3173건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사건 이후 정부가 2023년 11년 만에 학폭 기록 대입 정시 의무 반영 등을 골자로 하는 학폭 종합 대책을 내놓았지만, 처벌 위주의 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뮤지컬 공연 관람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2023년과 지난해 뮤지컬을 본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96%가 학폭 예방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교육청은 학생 만족도 조사와 학폭 증가 추이 등을 감안해 더 많은 학교에서 공연이 가능하도록 방문 학교 수를 2023년 44곳에서 2024년 80곳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폭 예방 뮤지컬이 학폭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예산이 정해져 있는 만큼 더 많은 학생이 학폭 예방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장르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
李대통령, 함세웅 신부·백낙청 교수와 오찬…국정 조언 경청
정치대통령실 2025.07.10 18:38:05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민사회 원로인 함세웅 신부, 백낙청 교수와 오찬을 하며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전성환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낮 12시 이 대통령이 함 신부, 백 교수와 오찬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두 원로는 “계엄에 맞서 나서준 국민과 계엄사태 현장에서 국민들 편에 선 군인들 덕에 국난을 극복하고 지금에 이르렀다”며 국민이 고생한 만큼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일관된 국정운영을 당부했다고 전 수석은 설명했다. 또 “대통령이 스스로 강조한 국민통합을 위해 가짜 보수들에 실망한 진정한 보수와 대화에 나서고 남북관계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풀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 원로는 이 대통령이 추구하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 목표에도 공감과 지지를 표명하면서 AI 강국과 동시에 ‘인문 강국’이 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 또한 아끼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백 교수는 “사람들은 이미 AI처럼 행동해 왔다. 그런데 이제 AI가 나와 ‘내가 제대로 해줄게’라는 식으로 기계가 사람 노릇 하는 시대가 되었다”라는 샹바오 독일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의 말을 인용하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굴하고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민간을 북돋는 일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두 원로의 깊이 있는 조언에 감사의 뜻을 표했고 “초심을 잃지 않고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 수석은 밝혔다. -
[만파식적] 라쇼몽 효과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7.10 18:36:46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세계경제가 라쇼몽 효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라쇼몽 효과’는 같은 사건을 두고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본의 영화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1950년작 ‘라쇼몽(羅生門)’에서 유래했다. FT 칼럼은 “글로벌 경제가 자유무역 시스템 붕괴, 기술 발전, 포퓰리즘 부상 등 다양한 시장 변동성 요인에 노출돼 있다”며 “앞으로 어떤 시대가 올지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라쇼몽 효과가 만연하다”고 진단했다. 가령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인접 국가 간 교역은 외려 늘고 관련 피해도 국가별로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컨설팅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으로 세계 무역이 분절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50대 무역 회랑 중 16개 경로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산 제품 대체 수요와 생산 기지 이전 등에 힘입어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동, 유럽 등과의 무역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아프리카도 중국의 자원 개발과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됐다. 산업별로는 전자·섬유·기계류가 기로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보다는 생산 거점 다양화 여력과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트럼프 관세의 직격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의 대외 수입은 19.2% 늘었지만 한국산 수입은 5.0% 줄었다. 한국의 감소율이 미국의 10대 수입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중국(-0.9%)을 제외하면 대만(52.2%), 베트남(39.4%), 아일랜드(120.2%), 스위스(344.3%) 등 나머지 8개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미국이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해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고 전기·전자제품에서도 한국과 일본·독일 등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로 국가 간 경쟁의 양상과 득실이 바뀌는 만큼 수출 시장·품목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산업·기업별 대응책을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할 때다. -
‘저출생 극복 기여’…감사패 받은 양종희 KB금융 회장
경제·금융은행 2025.07.10 18:25:22 -
'바닥부터' 정공법 택한 민중기…김건희 소환은 언제
사회사회일반 2025.07.10 18:12:42윤석열 전 대통령을 빠르게 구속한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과 달리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은 아직 김건희 여사 소환에 신중한 움직임이다. 주요 혐의를 밑바닥부터 다진 후 김 여사를 부르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오정희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13일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과 웰바이오텍 대표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회사다. 김건희 특검은 삼부토건 임원진과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협회 관계자를 상대로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나 의혹에 중점에 있는 김 여사에 대한 소환은 미루고 있다. 아직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례도 없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신중한 수사의 배경으로 수사 대상이 광범위하다는 점을 꼽는다. 특검법에 명시된 김 여사 의혹 수사 대상만 16개에 달한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협찬, 양평고속도로 특혜,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게이트 등 ‘본류’로 꼽히는 의혹만 해도 5개다. 물리적으로 시간도 부족하다. 과거 검찰이나 경찰 단계에서 흐지부지 되거나 주요 관계자들이 불송치·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오 특검보는 “수사 기간이 짧은데 수사 대상은 많아 영장이 기각된다면 재청구를 하는 것이 시간상 수사에 도움이 될 지 고민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는 특검의 스타일이 다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검찰 특수통 출신 조 특검과 달리 판사 출신인 민 특검은 증거를 바탕으로 신중히 사건을 다루는 성향이다. 이러한 민 특검의 성향이 특검팀의 수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
가깝고도 먼 '20승·10승 고지'…누가 먼저 '아홉수' 떨칠까
서경골프골프일반 2025.07.10 18:12:23단 1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인기 스타 박민지(27·NH투자증권)와 이예원(22·메디힐)이 투어 역사에 이름을 새기기까지 남긴 승수다. 1승만 추가하면 박민지는 고(故) 구옥희, 신지애(37)가 갖고 있는 통산 최다승 기록(20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고 이예원은 역대 15명만 가입한 10승 클럽에 16번째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두 선수가 10일부터 나흘간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CC(파72)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 원)에 나란히 출격했다. 먼저 ‘아홉수’를 떨쳐낼 주인공은 누구일까. 둘 모두 승수 추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박민지는 지난해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19승을 찍은 이후 26개 대회째 우승이 없다. 특히 올 시즌에는 대상 포인트 30위(66점), 상금 랭킹 40위(1억 1162만 원)에 그치며 아직 시동이 덜 걸린 모습이다. 박민지는 “(올 시즌 상반기가) 결과로는 아쉽지만 스스로에게 아쉽지는 않다. 샷·컨디션·체력 등 모든 부분이 괜찮아서 좋게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5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시즌 3승을 달성한 이후 트로피와 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이예원도 최근 흐름이 썩 좋지는 않다. 6월 한국여자오픈부터 3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다른 선수면 모르겠지만 개막 7개 대회에서 3승을 몰아치며 독주 체제를 일찌감치 굳히려 했던 이예원이기에 더 아쉬워 보이는 성적이다. 이예원은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집중력이 조금 흔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데 전체적인 감은 나쁘지 않아 우승 욕심을 최대한 버리고 매 홀 집중해서 플레이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두 선수 모두 조급함은 없다. 박민지는 “20승이 내 인생의 마지막 목표라고 생각하면 큰 부담이겠지만 여러 목표 중 지나가는 승수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을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들로 기억하고 싶다. 그래야 20승으로 가는 여정이 내 인생에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이예원도 “우승은 하고 싶다고 계속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을 조금씩 채우면서 기다리면 금방 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자리 승수를 얼른 채우고 싶지만 10승에 많은 의미를 두지는 않으려 하고 계속 승수를 늘려가고 싶다”고 했다. 통산 8승의 박현경도 이번 시즌 내 10승 고지 정복을 기대할 만한 스타 플레이어다. 시즌 톱10 일곱 번의 좋은 흐름을 유지하다 지난주 끝난 롯데 오픈에서 샷 난조 속에 연속 경기 컷 통과 기록을 ‘30’에서 멈춘 박현경은 이번 하이원 대회 우승으로 아쉬움을 곧바로 씻겠다는 각오다. 박현경은 “(지난주 컷 탈락 후) 토요일에 집에 있는 것이 오랜만이라 어색하기도 했지만 마침 감기가 걸린 상태여서 병원에 가서 수액도 맞고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를 가서 머리도 식히고 왔다”며 “시즌 시작 전에 상반기 내 시즌 첫 승, 이번 시즌 톱10 15회, 메이저 대회 우승, 대상 수상이라는 네 가지 목표가 있었는데 한 가지(시즌 첫 승)는 이뤘고 아직 세 가지가 남았다. 진행형이기에 더 열심히 준비해서 꼭 이루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대회 1라운드에서는 정규 투어 6년 차 조혜림이 6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만 2승(2022·2023년)을 거둔 한진선은 홍정민과 함께 1타 차 공동 2위에 올라 2년 만에 다시 정상 정복을 노린다. 박현경은 1언더파로 무난하게 출발했고 박민지와 이예원은 나란히 1오버파를 적었다. -
서민정책대출 부담 낮춘다…‘햇살론’ 등 금리인하 논의 착수
경제·금융은행 2025.07.10 18:12:17정부가 연 15.9%에 달하는 정책금융 상품의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해당 상품을 두고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던 만큼 구체적인 부담 경감 폭과 규모 등을 따져 보는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소득·저신용층을 대상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의 서민 정책금융 상품에 대한 금리 인하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대부업과 불법 사채의 고금리 대출을 갈아타는 ‘햇살론15’과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15.9%의 단일 금리가 적용 중이다. ‘근로자햇살론’의 금리는 이보다 낮은 최대 11.5% 수준이다. 이들 상품은 은행 같은 금융사가 대출을 취급하되 부실이 생기면 서금원이 대신 갚아주는 구조다. 대신 이를 위한 자금(보증료)이 금리에 포함돼 사실상 고객이 부담한다. 서금원과 당국은 최종 대출금리 가운데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과 최소 운용 경비는 조정하기 어려운 만큼 보증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실제로 햇살론15과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의 보증료율은 각각 9.9%포인트, 7.9~8.9%포인트 수준으로 15.9% 금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보증료로 쓸 재원이 확보되면 의미 있는 수준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보증료를 낮추면 금리를 내릴 수 있지만 대위변제 증가 시 서민 정책금융 상품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 시 금리 인하가 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사들의 출연을 통해 서민금융안정기금이 설치되면 자금 부족 문제를 덜 수 있고 사업별로 관리되던 재원을 하나로 묶어 탄력적 자금 운용이 가능해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도 서금원의 보증료 수입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금리를 낮추려면 추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금원은 이에 대해 “(부담 경감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또 다음 주 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현장 간담회를 열고 자영업자 금융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성실하게 돈을 갚은 소상공인에게 추가 금리 인하나 소상공인정책자금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이 주로 거론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간담회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연 충청권 타운홀미팅의 후속 조치다. 이날 타운홀미팅에 배석했던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현장에서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만나 조만간 간담회를 갖자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채무 탕감 정책으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균형을 맞추는 측면에서라도 일반 성실상환자에 대한 정책 지원책을 발굴할 필요성이 클 것”이라고 해석했다. -
"새벽에 잠적"…외국인 근로자 14명 집단으로 사라졌다
사회사회일반 2025.07.10 18:12:10전남 장성에서 농번기 일손을 돕던 외국인 계절 근로자 14명이 집단 무단 이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전남 장성군은 이달 2일 새벽 3시께 남성 10명과 여성 4명 등 태국 계절근로자 14명이 숙소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고용주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장성군에는 지난 5월 2일 태국인 계절근로자 39명이 입국해 표고버섯, 두릅, 사과 등 지역 농가에 배치됐다. 이 가운데 2명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조기 귀국했고 나머지 37명 중 14명이 최근 무단 이탈한 것이다. 도주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모두 20~30대로 계절근로자 프로그램(MOU 체결)을 통해 최대 8개월간 일할 계획이었다. 고용주 7명은 갑작스러운 집단 이탈에 당황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 등으로 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주 35시간 임금을 보장해야 하는 등 고용주들의 피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고용주들은 이번 사건이 애초부터 계획된 집단 도주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장성군은 해당 사실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공식 신고하고, 태국 대사관에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현재 고용주들이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닿지 않고 있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이탈 신고를 하고, 태국 대사관에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공식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인투셀發 특허 리스크…'신약개발' 삼성에피스도 대응 전략 고심
산업바이오 2025.07.10 18:11:58바이오업계에 인투셀(287840)발 특허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기업 인투셀의 주력 약물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특허가 중국에서 먼저 출원된 사실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인투셀의 ADC 플랫폼을 도입했던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했고, 내년까지 인투셀과 최대 5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계획이었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특허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인투셀과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개발 중인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투셀의 페이로드(약물) ‘NxT3’(넥사테칸3)과 유사한 특허가 최근 중국에서 먼저 출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ADC는 유도장치인 항체, 이를 약물과 연결하는 링커, 그리고 최종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물로 구성된다. 인투셀은 NxT3가 기존 의약품인 트로델비(약물 SN-38)나 엔허투(DXd)보다 2~5배 이상의 약효를 보인다고 주장하며 주력 약물로 개발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같은 물질이 먼저 특허를 출원해 이 물질을 사실상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인투셀은 “문제가 된 물질은 30종 이상의 약물로 구성된 넥사테칸 시리즈 중 하나”라며 “중국 특허는 출원 당시 비공개 상태였던 18개월 보호기간 중 공개된 것으로 당시에는 확인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사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문제가 된 특허는 라이선스 인을 추진하고 있다”며 “나머지 넥사테칸 약물의 특허권은 유효할 것으로 예상하며 개발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 끼친 특허 리스크는 상당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체결한 넥사테칸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이 문제를 이유로 전날 공식 해지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특허 문제를 해결하거나 권리를 확보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최종적으로 조율되지 않았다”며 “특허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해당 기술을 다시 쓰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내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 예정인 이중항체 ADC는 인투셀이 아닌 시나픽스의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말까지 인투셀에 14억 원의 초기 선급금과 물질제조비를 지급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도 “인투셀과 공동개발 중인 B7H3 타깃 ADC 후보물질 ‘YBL-015’는 인투셀의 넥사테칸이 아닌 별개의 약물을 활용하기에 이번 특허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밝히며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특히 신약개발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삼성에피스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약 개발에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를 위해 2023년 인투셀과 링커 및 약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3년간(2년 연장 가능) 최대 5개의 ADC 후보물질을 발굴하기로 했다. 일부 물질은 현재 전임상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공동개발 파트너인 인투셀의 기술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칫하면 신약개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삼성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항체 기술에는 강점이 있지만 ADC 신약에서는 링커와 약물이 핵심”이라며 “만약 약물 부분에서 또다시 특허 문제가 발생하면 개발 지연은 불가피하고 초기 진출이 중요한 신약 사업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에피스는 다양한 특허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투셀과의 계약이 단순 기술이전이 아닌 공동연구 방식이기 때문에 이번 특허와 관련한 해결책을 찾는다면 신약 개발 로드맵에는 큰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이나 특허를 매입하는 방법,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신약개발을 이어가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어떤 경우이든 수익성에는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18개월의 특허 보호기간이 지난 후에 문제가 발견된 만큼 삼성에피스도 사전에 이 같은 문제를 알긴 어려울 것”이라며 “공동개발 방식인 만큼 인투셀과의 계약 해지보다 선출원 특허를 인수하거나 사용료를 지불하는 식으로 공동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투셀은 에이비엘바이오와의 계약 해지 소식이 알려진 이날 정규장에서 전날 대비 25.90% 하락한 2만 8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투셀은 올 5월 23일 공모가 1만 7000원에 코스닥에 상장됐다. -
[부고] 조인순씨(마스턴투자운용 인프라부문장) 장인상 외
사회피플 2025.07.10 18:08:39▲최필동씨 별세, 이정자씨 남편상, 최영아·최희수·최수영씨 부친상, 조인순(마스턴투자운용 인프라부문장)·이건상씨 장인상=10일 경희의료원 발인 12일 오전 5시 30분 (02)958-9552 ▲김용수씨(전 바이로메드·한솔인티큐브 대표)별세, 이혜림씨 남편상, 김승미(그랜드하얏트서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즈 과장)·김승원씨(플레이리스트 콘텐츠기획제작팀 팀장)부친상, 이병헌씨(엔비에이치에스앤드 대표)장인상=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40분 (02)3010-2000 ▲윤재원씨 별세, 윤정현씨(스펙엔지니어링 대표)부친상, 이진관씨(KBS 포항방송국장)장인상=9일 용인세브란스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31)678-7600 ▲이신옥씨 별세, 허필봉·허필구·허연화·허연희·허연숙씨 모친상, 박정헌씨(연합뉴스 경남취재본부 기자)외조모상=9일 부산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11시(051)933-7480 -
[인사] 한겨레신문 외
사회피플 2025.07.10 18:08:32◇전문건설공제조합 <임원 보직>△미래혁신본부장 이수진 △기술교육원장 한진봉 <1급 전보>△영업기획팀장 안광인 △투자기획팀장 김상길 △양재지점장 신창호 △강남지점장 김근한 △일산지점장 이석근 ◇한겨레신문 △경제사회연구원 어젠다센터장 정은주 -
“이달 초 택배노동자 3명 사망…온열질환 의심”
사회사회일반 2025.07.10 18:06:00이달 초 택배노동자 3명이 일터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폭염과 과중한 업무가 이들을 쓰러지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택배산업본부에 따르면 A택배회사 소속 택배노동자 3명이 이달 초 목숨을 잃었다. 인천에서 일하던 B씨는 택배분류 작업을 한 뒤 본인 차량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7일 서울에서 일하던 C씨도 B씨처럼 분류작업 후 쉬던 중 쓰러졌다. 8일에는 연천에서 일하던 D씨가 퇴근 후 집에서 숨졌다. 택배산업본부는 이들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올해 폭염은 정부가 매일 대책을 발표할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또 택배산업본부는 우리 사회의 과로사를 환기할 정도로 힘든 택배노동이 더 힘들어졌다고 지적한다. 2021년 정부와 택배기사, 택배노동자는 과로사가 잇따르자 작업 강도를 낮추고 인력을 늘리는 사회적 합의를 맺었다. 하지만 이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본부는 “택배회사들은 최근 주 7일 배송을 확대하면서 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있다”며 “택배노동자를 분류작업에서 제외하고 추가인력 없는 주 7일배송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배업계에서는 택배회사들도 쿠팡, 컬리처럼 대체 인력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체 배송이 가능해야 택배기사별 업무 강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비거리 66위 ‘조혜림의 66타’가 대단한 이유…유일한 ‘노보기 라운드’, 버디 3명 나온 18번 홀서도 버디
서경골프골프일반 2025.07.10 18:03:0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첫 날 화제는 단연 ‘강원의 강자’ 한진선이 공동 2위에 오른 것이다. 10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버디 6개, 보기 1개를 곁들여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한진선은 통산 2승을 모두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거뒀다. 2022년 생애 첫 승을 거뒀고 2023년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단독 7위 성적을 냈다. 한진선은 준우승을 3회 기록했는데, 2018년 맥콜·용평리조트 오픈에서 공동 2위를 거뒀고 3위 7회 중 강원 지역 대회에서 차지한 횟수도 3회나 된다. 강원에만 오면 펄펄 나는 선수가 강원 출신이기도 한 한진선이다. 이날 한진선을 압도한 선수는 단 한 명이다. 6언더파 66타를 치고 단독 선두에 나선 조혜림이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았다. 올해 드라이브 거리 66위(235.63야드), 상금 랭킹 57위(7721만원)에 올라 있는 조혜림의 66타가 대단한 이유가 있다. 일단 이번 시즌 개인 최저 타수다. 또 이날 노보기 라운드를 한 선수는 조혜림이 유일하다. 산악 지형의 하이원 코스는 곳곳에 함정을 품고 있어 보기 없는 경기가 무척 힘들다. 또 하이원에서 가장 어렵기로 소문난 18번 홀(파4)에서 이날 버디를 잡은 3명 중 한 명이 바로 조혜림이다. 올해는 더헤븐 마스터즈 공동 26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지만 조혜림도 숨은 ‘강원의 강자’다. 작년 세 차례 ‘톱10’에 올랐는데 그 중 두 번을 강원 지역에서 기록했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단독 6위에 올랐고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도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올해 상금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홍정민도 한진선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고 강가율이 단독 4위(4언더파 68타)를 달렸다. 6연속 톱10 행진을 벌이고 있는 유현조도 장타 2위 방신실 등과 함께 공동 9위(2언더파 70타)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작년 우승자 고지우를 비롯해 김수지, 노승희, 박현경 등이 1언더파 71타 공동 1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승을 거둔 또 한 명의 ‘강원 강자’ 임희정도 이븐파 72타로 무난하게 1라운드를 치렀다. -
'日 최대 도매시장' 몰려드는 트럭…AI가 동선 최적화 [파마겟돈이 온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7.10 18:01:08‘끼익 끼익, 삑삑삑’ 지난달 24일 방문한 일본 최대 도매시장인 도쿄의 오타(大田)시장. 이곳에서는 사람 키 높이까지 쌓인 과일 상자들 사이로 분주하게 오가는 지게차들의 후진음과 타이어 마찰음이 정신없이 울려 퍼졌다. 면적이 38만 6000㎡에 달하는 오타시장에서는 도쿄 내 9개 농산물 도매시장 취급 물량의 55.6%, 하루 평균 3662톤이 거쳐간다. 일본판 가락시장인 이곳에서는 최근 물류 혁신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일본 내에서 ‘물류 2024년 문제’로 언급되고 있는 트럭 운전사의 노동시간 규제가 그 발단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트럭 운전사의 연속 운전 시간을 4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연장근무는 연간 960시간만 허용하는 초과근무 상한 규제를 시행했다. 농산물 물류의 96.5%를 트럭에 의존하는 일본의 상황을 감안하면 물류대란이 임박한 것이다. 운전사들이 운행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중간 경유지를 줄이고 대형 도매시장으로 몰려들자 오타시장도 쏟아지는 물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오타시장의 한 관계자는 “전보다 도매시장에 들어오는 물류가 많아져 시장 전체가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타시장은 인공지능(AI) 도입을 선택했다. 차량의 번호와 동선을 인지하는 AI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트럭의 체류 시간을 조사하고 동선을 파악해 차량의 체류 시간을 줄여 물류의 효율을 높였다. 또 트럭의 동선을 파악하는 내부 시스템을 운전기사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약 20억 엔(약 188억 원)을 들여 경매장과 시장 내부를 복층화하는 공사도 진행해 전체 공간도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물류를 효율화해 비용을 낮추는 오타시장의 변신에서 한국도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집출하·도매·중도매·소매 등 긴 유통 과정을 거치며 단계별로 유통 마진이 붙는다. 농산물 구매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인 ‘유통비용률’을 보면 한국은 2023년 기준 49.2%다. 과일 한 개의 소비자가격이 1만 원이라고 치면 그중 4920원은 물류비라는 의미다. 일본의 유통비용률은 2022년 51.5%로 한국과 유사하다. 한국과 일본의 유통비용률은 비슷하지만 소매 단계의 비중은 한국이 더 높다. 유통비용률 가운데 소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25.2%인 반면 일본은 19.9%다. 이로 인해 산지 가격이 크게 떨어져도 소매가는 덜 내려 소비자가격은 여전히 비싼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박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 탓에 생산자가 가져가는 수취가액은 개당 1만 861원으로 전년 대비 15.3% 하락했다. 반면 소비자가격은 개당 1만 9962원으로 전년보다 9.1% 떨어지는 데 그쳤다. 물론 우리 정부도 다양한 유통 구조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도매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효율성을 개선하고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는 등의 유통 구조 개선책을 발표했다. 다만 소매 단계의 유통비용 인하를 위한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대기업이 유통 혁신을 주도하고 있지만 길고 복잡한 유통 단계에서 AI 도입 등의 혁신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과 교수는 “산지 조직화 등으로 물량을 확보해 유통 단계를 개선해야 농가 수입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지금은 위기대응 시간…정부개편 오판땐 진짜 위기 온다 [View&Insight]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7.10 18:00:10국정기획위원회의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공룡 부처로 불리던 기획재정부를 둘로 쪼개고 금융 감독 체계를 바꾸는 것이 핵심인데, 최종안 마련을 앞두고 내부에서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은 대선 과정에서 기재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고,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은 새로 만들어질 재경부로 흡수시키는 한편 금융 감독 업무는 금융감독원과 통합한 금융감독위원회에 맡기는 내용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역시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새 정부가 국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행정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과정이 빠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정부의 주주이자 고객인 국민들의 의견 수렴이다. 정부 조직 개편은 국민과 기업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 1년 차 때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마무리하려다 보니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숙의 과정이 생략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를 두고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비판했다. 예산권을 틀어쥐고 국가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기재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문제는 현재 대외 환경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는 점이다. 내수는 바닥을 기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선포하면서 우리 경제가 불확실성의 위기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경제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전직 경제 부처 고위 관료는 “기재부가 문제라면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짚고 고쳐야지 무작정 쪼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백척간두에 놓여 있는데 조직 개편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래 산업 대응이 도리어 늦어질 수도 있다. 당장 ‘선수가 심판까지 보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기후에너지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통령은 공직 사회를 로봇에 비유하면서 “헤드(사령탑)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영희가 타면 영희처럼 행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론자가 기후에너지부의 수장으로 올라타면 인공지능(AI) 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수요는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가 AI 확대를 위해 원전과 전력망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금융 감독 체계 개편도 마찬가지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정책, 서민·자영업자 지원이 시급한데 조직 개편에 몰두하다 보면 과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지난달 27일 금융위 주도로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서울의 집값 상승세를 꺾는 데 기여했다. 금융위가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대책을 만든 금융위 관료를 직접 칭찬하기도 했다. 전직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집값 폭등과 맞물린 가계대출 정책을 정교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시장과 소통하면서 몸집은 작은 금융위 조직이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금융 산업과 감독 정책을 불리하면 책임 소재를 따지기 어려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 때가 그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재경부와 금감위·금감원은 매각 주체를 놓고 서로에 책임을 미뤘다. 수백만 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 사태도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이 분리된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건전성 관리에 매몰되면 금융사가 취약 계층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해 경제 충격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거꾸로 산업(진흥)만 생각하면 은행의 수익성에 집중해 소비자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 모두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다. 금융사들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재경부와 금감위·금융소비자보호원까지 시어머니가 더 늘어나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조직 개편이 당초 취지와 달리 정부 부처 수만 늘어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차관급이던 기획예산처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고 기후에너지부기 신설될 경우 장관 자리가 또 하나 생긴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런 논의가 한가해보일 뿐이다. 기재부가 둘로 나뉘든, 금융위가 재경부로 합쳐지든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장보기가 무서울 정도로 치솟은 물가가 안정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집값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충분한 숙의 없이 조직이 얼렁뚱땅 만들어지면 미래의 변화상을 제대로 담기도 힘들다. AI 정부를 외친 이 대통령이지만 경제 부처의 모습은 결국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로 원대복귀하는 모습이다. 지금 개편안이 빛보다 빠른 AI 변화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여길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건이 달라진다면 수백억 원을 들여 또다시 정부 조직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조직을 이대로 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정부 전체를 수술대에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힘센 부처를 혼내주자는 식의 명분만으로는 최적의 정부 개편안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판단은 빠르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장점이다. 공약은 중요하지만 거기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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