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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김형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대표 "수익 내는 '1% 패턴', AI로 콕 짚어냅니다"

'테슬라 족집게'로 유명한 AMOM 포함해

국내 기업 최초로 뉴욕 증시에 AI ETF 상장

AI 통해 '무형자산 가치평가' 접근하기도

"AI가 운용하는 자금 크기 급증할 것" 전망





“금융시장에서 누군가는 초과 수익률을, 누군가는 손해를 보기 마련입니다. 제로섬 게임이죠. 결국 경쟁력은 알파(초과 수익)를 내는 반복적인 패턴을 누가 빨리 잡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패턴을 빠르게 포착하는 인공지능(AI)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에 성패가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김형식(사진)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최근 서울 여의도 IFC빌딩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미국에 AI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 것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 대형 지수 수익률을 AI를 통해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I ETF를 상장했다. 테슬라를 적절한 타이밍에 사고팔아 ‘테슬라 족집게’라는 별명이 붙은 AMOM을 비롯해 QRFT·HDIV·NVQ 등 ETF 4종을 뉴욕 증시에 올렸다. 지난 2016년 창립한 스타트업이 거둔 성과다.

모두 AI 기술을 활용해 S&P500 등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을 앞지르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상장한 NVQ를 예로 들었다. NVQ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저평가된 기업을 사들이는 가치 투자 ETF다. 특이한 점은 AI 기술을 통해 ‘가치 투자’를 재해석했다는 것이다.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무형자산까지 고려해 자산 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위해서다.

통상 가치 투자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주로 주목한다. PBR은 재무제표에 나와 있는 순자산을 시가총액과 비교한다. 그러나 재무제표는 유형자산은 잘 반영하지만 무형자산은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 대표는 “구글·아마존은 설비보다도 브랜드 역량이나 연구개발(R&D) 지출, 물류 시스템 등이 중요한데 회계 장부상에는 이 같은 부분이 잘 잡혀 있지 않다”며 “단순히 PBR이 낮은 애들만 보지 말고 무형자산까지 적당히 반영해주면 가치 투자의 개념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NVQ는 웰스파고·AT&T 등 전통적인 가치주를 비롯해 인텔·레이테온·CVS헬스 등 반도체·방산·헬스케어 부문 기업들도 편입하고 있다. 김 대표는 “NVQ가 아마존을 넣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18.94%로 SPDR S&P500(17.44%)을 소폭 웃돌았다.



여기서 AI는 무형자산을 평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AI는 R&D 비용, 광고비, 조직 관리 비용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특허권 등 여러 변수의 데이터를 분석해 무형자산 ‘프록시(대용치)’를 산출한다. 김 대표는 “R&D 비용, 상표 등은 자산화되는 과정이 산업·기업별로 제각각이라 그만큼 경우의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무형자산 평가를) 하나의 함수로 만들기 매우 어려워 AI를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것은 어떤 변수가 적절한지, 이들 변수를 어떻게 조합할지 등을 AI가 알아서 결정한다는 점이다. 우선 AI에 ‘지수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라’는 식의 숙제를 낸다. AI는 기존에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유롭게 조합해서 이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함수를 탐색한다. 김 대표는 “AI는 PBR과 같은 지표는 것은 전혀 모르는 상태라 순자산과 시가총액을 단순히 나눠도, 곱해도, 더해도 된다”며 “대신 여러 경우의 수를 돌려 밸류 인덱스 대비 좋은 함수를 도출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AI가 분석하게 되는 경우의 수는 인간의 머리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김 대표는 “가령 PBR은 유형자산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건데 여기서 유형자산과 시가총액을 각각 대체할 수 있는 변수가 2,000개라고 하고 나눗셈 자리에 덧셈·뺄셈·로그 등 여러 산식이 들어갈 수 있다고 고려하면 단순하게 이 함수를 테스트하는 데도 1억 개의 사례를 다뤄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후 AI는 ‘고려 안 해도 될 사례’를 걸러낸다. 김 대표는 “알파고가 잘 했던 것은 ‘안 해봐도 될’ 케이스를 지나칠 수 있도록 학습을 시켰다는 것”이라며 “필요 없는 경우의 수가 날아가니까 ‘유효타’를 좁힐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유효타’를 선별하면 AI는 이들을 조합해 여러 전략을 짠다.

AI를 통해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추려낸 후에 시장 수익률을 이길 수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시장 정보 중 99%는 노이즈(소음)고, 1%만 실제 반복되는 패턴”이라며 “저희의 역할은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야 AI가 (반복되는 패턴을) 잘 따라가고 포착할지 연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상식과는 다른 투자 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나오기도 한다. 김 대표는 “예컨대 NVQ의 경우 바이오 기업에 대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패턴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AI ETF를 통해 쌓아온 실적을 바탕으로 AI 기반 종합 자산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펀드자산(AUM) 3,000억 원을 달성해 더 많은 연기금·기관에 AI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AI의 장점 중 하나가 커스터마이징(맞춤형 제작)이 쉽다는 것”이라며 “AI가 실제 운용하는 자금 크기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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