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설정된 목표전환형 공모펀드 83개에서 올해 초부터 지난 7일까지 설정액이 3,527억원 빠져나갔다. 지난 한 달 사이에는 240억원이 유출됐다. 목표전환형 펀드의 전성기였던 2017~2018년에 비해서도 설정 수가 줄었다. 현재 운용 중인 목표전환형 펀드 83개 중 32개가 2018년, 14개가 2017년에 설정됐는데 올해 설정된 펀드는 8개에 불과하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식에 투자하다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이나 유동성 자산 등 안전자산을 담아 만기 때까지 수익률을 최대한 보존하는 상품이다. 펀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주식 목표수익률을 5% 이상으로 잡는다. 당분간 주가지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지만 주식 투자 기간을 최대한 짧게 잡아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으로 꼽힌다.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면 펀드를 빠르게 청산할 수 있어 판매사 입장에서는 “회전율이 좋은 펀드”로 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가가 비교적 강세를 보이던 2017~2018년에는 판매사의 요청으로 목표전환형 펀드를 내놓는 자산운용사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목표전환형 펀드 역시 높은 손실률을 보였고 설정량도 급감했다. 현재 기준으로 2019년에 설정된 목표전환형 펀드는 5개에 불과하다.
올해에는 직접 투자로 고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목표전환형 펀드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금리가 떨어진 것도 목표전환형 펀드의 매력도를 떨어뜨렸다는 해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목표전환형 펀드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으로 바꾼다”며 “그러나 최근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직접투자로 고수익을 내는 사례가 많은 만큼 요즘 자본시장 콘셉트와는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목표전환형 펀드의 부진이 공모펀드 시장 위축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지수가 과도하게 빠지거나 올라오면 그에 맞춰 목표전환형 펀드를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과거에 흔히 봐왔던 펀드들의 인기가 확실히 줄어든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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