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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스마트 개미' 바람 타고…온라인펀드 20조 넘었다

넉달새 5.2조↑지난달말 20.7조

주식형 공모펀드 온라인 비중도

10년새 3% 수준에서 25% 육박

Ae·Ce클래스 순자산 6.4배 늘어

낮은 수수료·실시간 대응도 장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을 통한 펀드 판매액이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어섰다.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에서 온라인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0년 전 3% 수준에서 현재 25%를 육박하는 규모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안착한 ‘언택트’ 문화와 직접 펀드를 공부하며 수수료가 낮은 온라인 창구를 활용하는 ‘스마트 개미’의 출현이 온라인 펀드 시대를 앞당긴 것으로 분석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온라인 전용 펀드 설정액은 올해 4월 말 20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5조 5,000억 원에 비해 5조 2,000억 원(33.5%) 증가한 액수다. 특히 지난 2017년 말(10조 원)과 비교하면 약 3년 4개월 사이에 2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실제 국내 대표 온라인 펀드 판매 플랫폼인 ‘포스(옛 펀드슈퍼마켓)’를 통한 펀드 판매액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포스에서만 팔 수 있는 펀드 유형인 S클래스의 설정액은 2016년 말 4,250억 원에서 올해 4월 말 1조 4,852억 원으로 350% 가까이 불어났다.

전체 펀드 시장 내 온라인 펀드의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A·C클래스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 중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펀드(Ae·Ce클래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말 3.3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이 수치가 23.64%로 커졌다. 특히 2019년(15.30%)에 비해서는 8.34%포인트나 증가하며 1년 사이 온라인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는 가운데 온라인 펀드 판매는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말 21조 2,012억 원에 달했던 주식형 공모펀드 순자산 총액은 지난해 말 19조 3,697억 원으로 9% 줄었지만 같은 기간 Ae·Ce클래스 순자산은 7,139억 원에서 4조 5,791억 원으로 6.4배 불었다.

이처럼 온라인 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스마트폰에 익숙한 2030세대가 대거 유입되고 주식시장 활황으로 금융 상품을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개인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증권사 지점 프라이빗뱅커(PB)가 추천하는 상품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거래가 손쉬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어떤 펀드에 언제 가입할지 직접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펀드의 낮은 수수료는 이 같은 ‘스마트 개미’를 끌어모으는 가장 큰 장점이다. 온라인 펀드는 판매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판매 수수료가 일반 펀드보다 50% 저렴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에 갔다가 직원의 권유를 받아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온라인 펀드 고객은 그런 케이스와 달리 직접 공부해서 투자처를 찾고 나름의 투자 전략을 세우는 스마트 개미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펀드 투자가 시장 상황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스마트 개미’가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다. 실제 판매액이 많은 온라인 펀드를 보면 이 같은 경향이 잘 드러나는데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00억 원이 넘는 온라인 펀드 중에는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 등 인덱스 펀드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레버리지·채권형 펀드처럼 실시간 대응이 필요한 펀드는 온라인으로 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또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나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처럼 신재생에너지·2차전지 관련 펀드도 온라인 판매액이 많았다. 가령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의 경우 연초 이후 온라인 클래스 설정액이 1,578억 원 증가했다.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도 약 1,000억 원이 온라인을 통해 설정됐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처럼 최신 시장 트렌드에 민감한 펀드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액이 급증세를 보였다”며 “최근 온라인 펀드를 통한 자금 유입이 많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학계에서는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맞물려 온라인 펀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파인(PINE)’이라는 펀드 직판 앱을 출시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관련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최근 1년간 펀드 개인 판매액이 2,303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장하면서 온라인 펀드 판매 능력을 보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금융사·빅테크들이 어떻게든 플랫폼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보이면서 온라인 펀드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규제로 오프라인 지점에서 펀드를 팔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공급’ 측면에서 온라인 펀드 판매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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