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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윤상흠 원장 "디자인이 산업경쟁력 핵심인데…절반이 영세기업, 금융지원 절실"

[서경이 만난 사람]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

■대담=홍병문 성장기업부장

신제품 개발 투자 어려워 기금조성·보증 비율 늘려 글로벌화 필요

혁신센터 올 2곳 추가 개소…디자인기반 정보보호 등 외연도 확대

산관학연 연대 강화하고 유망 디자이너 발굴 세계적 스타로 육성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 /권욱 기자




“디자인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영세한 국내 디자인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 등에 적극 투자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는 다시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디자인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금융 등 여러 지원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8일 서울경제와 만난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K디자인의 글로벌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한국의 디자인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관련 수출이 꾸준히 증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며 “디자인이야말로 우리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윤 원장이 디자인진흥원을 지휘한 지 1년을 맞았다. 행정고시 35회 출신으로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로 일해왔던 그는 디자인진흥원을 맡은 후 국가 경쟁력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한층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윤 원장은 “산업부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는데 디자인진흥원장으로 취임한 후 기관 사업 추진 현황을 검토하고 현장을 방문하면서 우리 산업이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데 디자인의 역할이 필수임을 절감했다”며 “정부에서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디자인의 영역과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아직도 부족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디자인 산업 육성을 위해 취임 후 윤 원장은 우선 디자인계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추진했다. 등록된 디자인 전문 기업의 절반 이상이 연 매출 3억 원 이하로 영세한 곳이 많아 자체 투자 역량도 저조한 실정이라는 판단에서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 /권욱 기자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조업 혁신의 핵심 동력은 디자인이며 지난해부터 디자인 분야의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금융 지원을 신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2021년 9월 기술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맺고 디자인 기업을 위한 기금 조성, 보증료 감면 및 지원, 보증 비율 상향 등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업계에 대한 금융 지원과 함께 디자인 주도의 개인정보 보호, 안전 문제 해결 등 디자인의 외연 확장도 취임 직후 윤 원장이 적극 추진한 사안이다. 윤 원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산업단지공단과 안전 디자인 적용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입주 기업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 자가 진단 툴을 공동 개발해 배포하기로 했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비스 디자인 기반 개인정보 보호 국민점검단 협력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들 중 하나는 디자인 주도 제조혁신센터 활성화다. 취임 직후부터 센터의 필요성과 설립을 천명하고 이를 진행했다. 현재 제조혁신센터는 서울과 경기·광주·경남·경북 등 5곳에 있으며 올해 대구와 울산에도 문을 열 예정이다.

제조혁신센터 설립은 제조업의 침체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그린산단’ 내 제조 기업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다. 산업단지는 국내 제조업 생산의 64%, 수출의 66%, 고용의 49%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중추이자 주력 산업의 일자리 창출 거점이다.

최근 산단의 노후화와 주력 산업 침체, 코로나19의 여파 등으로 국가산단의 가동률·고용률이 하락함에 따라 제조 혁신에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산업계의 목소리다.

윤 원장은 제조혁신센터의 역할에 대해 “각 지역의 디자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거점으로서 디자인 균형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며 “산업단지 소재 중소 제조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제조혁신센터를 통해 디자인 활용률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의 센터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국가 디자인 산업의 균형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진흥원은 최근 산업계의 주요 이슈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디자인 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환경’과 ‘안전’은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두 가지 모두 우리의 지속 가능한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 디자인이라는 게 윤 원장의 지론이다.

그는 “환경의 경우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디자인하면 제품 생산 주기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요인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사용자의 경험·활동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서비스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친환경 실천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험 요소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각디자인이나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디자인 등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중소기업은 친환경 소재 개발, 탄소 저감 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는 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크다”며 “디자인진흥원은 친환경 디자인 기술·소재·공정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온라인 제조 서비스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 원장은 특히 ESG 경영의 선제적 도입을 위해 지난해 노사 공동 ESG 경영 선언을 실시하는 한편 ESG위원회를 만들고 직원 교육과정에 ESG를 포함시켰다. 아울러 친환경 디자인 개발,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하는 등 다양한 ESG 성과를 창출했다.

취임 첫해 디자인계 금융 지원과 디자인 외연 확장에 힘써온 윤 원장은 올해 △서비스 디자인을 통한 사회안전망 확충 지원 △현장 수요를 반영한 디자인 R&D 추진 △디자인 주도 디지털 전환 △K디자인의 글로벌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서비스 디자인을 통한 사회안전망 확충 지원 방안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한국남부발전·한국기술시험원 등과 손잡고 근로자 업무 환경 개선, 안전 디자인 표준안 개발, 실험실 안전 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장 수요를 반영한 디자인 R&D 추진 방안으로는 지난달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디자인 R&D 성과 확산 및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디자인 시장에서 필요한 과제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윤 원장은 디자인 주도 디지털 전환과 K디자인 글로벌화에 대해 “현재 민간·공공이 보유한 디자인 데이터를 활용해 ‘디자인 상품화 비즈니스 지원 플랫폼’을 연내 구축하고 공급자 중심의 기존 정보 제공 시스템을 지능형으로 전면 개편해 수요자 맞춤형 디자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디자인 기업의 해외 판로 전시회 참가 지원 등 해외 진출을 돕고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국센터를 기반으로 중국 정부와 협력해 한중 디자인 콘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자인 붐업을 위한 산관학연 연대 강화도 윤 원장이 적극 추진하는 과제 가운데 하나다. 조만간 디자인미래위원회(가칭)를 만들어 미래의 환경 변화에 따른 디자인의 역할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디자인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통한 성장 동력 마련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윤 원장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실시간 디자인 트렌드를 제공하면 중소기업의 상품 개발 비용 절감과 시장 진입 위험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디지털 전환을 희망하는 전통 제조 기업이 소비자 경험 조사 등 디자인 기법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중소기업들이 좋은 제품을 잘 만들지만 제품의 디자인을 살리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조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디자인 분야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디자이너가 많지만 패션 부문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가 적은 현실에서 잠재력을 갖춘 유망 디자이너를 발굴해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로 육성할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e is…

△1965년 대구 △서울 상문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인디애나대 경영학 석사 △동국대 경제학 박사 △2011년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과장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총괄과장 △2017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총괄국장 △2018년 산업부 통상협력국장 △2020년 산업부 무역위원회 무역조사실장 △2021년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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