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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참고사항이라니

청와대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과 상관없이 임명을 강행하기로 결정해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야권은 국회 보이콧과 장외 투쟁까지 거론해 새 정부 초기부터 정국이 파국으로 치닫고 민생은 뒷전으로 밀리는 구태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인사청문회는 참고자료일 뿐 국민 여론을 보고 가겠다”고 못 박았다고 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새로운 외교수장 임명이 절박한 상황을 반영한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니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며 청문회 위상까지 흔들고 나선 것은 귀를 의심할 일이다. 야당에서는 즉각 “국회 모독이자 삼권분립을 위배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청문회란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의 인사행위를 입법부가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절차다. 이런 청문회를 평가절하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으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대통령이 ‘공직 배제 5대 원칙’을 천명해놓고도 여러 결격사유가 드러나자 ‘100% 흠결 없는 사람은 없다’거나 ‘글로벌 인재’라는 식으로 고무줄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무책임할뿐더러 폭넓은 공감대를 얻기도 힘들다.

새 정부는 출범 초기의 압도적 지지율에 취해 속도전을 벌인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대내외 정책을 바꾸면서 국민 여론을 거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도 그렇거니와 위안부 합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 논리를 제시했다. 이런 식으로 매사에 여론조사를 내세운다면 결국 조변석개하는 여론에 휘둘릴 우려가 크다. 새 정부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처럼 공직 후보자 인선기준과 협치의 근본정신을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국민은 지금 절차의 민주주의를 애써 무시하려는 정권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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