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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콧대 높은 외국 화랑, 한국에 몰려온다

美 최정상급 화랑 리만머핀

내달 14일 亞 두번째 서울 개관

페로탕·바라캇도 줄이어 진출

亞 미술시장 주요 거점으로 주목

한국인 컬렉터 늘어난 것도 한몫





미국의 최정상급 화랑인 리만머핀 갤러리가 한국에 상륙했다. 리만머핀 갤러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 북촌지역 화랑가에 해당하는 율곡로 3길에 서울 사무소를 마련하고 “서울에 (홍콩에 이어) 아시아의 두 번째 전시공간을 열고 오는 12월14일에 공식 개관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리만머핀이 들어서는 북촌지역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비롯해 아트선재센터와 금호미술관, 국제갤러리·갤러리현대·학고재·아라리오갤러리·이화익갤러리 등 한국 미술시장의 중심부다. 현재 내부 공사 중인 리만머핀 서울사무소는 사전 예약된 고객에 한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다.

외국계 화랑 및 경매회사가 한국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4월 프랑스 파리에 기반을 둔 갤러리 페로탕이 종로구 팔판동에 서울분관을 개관한 데 이어 10월에는 길 건너 삼청로에 150년 전통을 갖고 런던·아부다비 등에 전시장을 가진 바라캇서울이 문을 열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홍콩 등에 거점을 확보한 페이스갤러리가 용산구 이태원동에 서울 전시장을 개관했고 ‘세계 3대옥션’으로도 불리는 경매회사 필립스는 지난달 처음 홍콩 경매의 프리뷰(사전전시)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연 데 이어 내년쯤 한남동에 정식 사무소를 열기로 공식 발표했다.

연간 미술시장 총 거래액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한 점 가격도 안되는 4,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국내로 외국 유력화랑이 연달아 진출하는 것을 두고 미술계의 관심이 뜨겁다. 한동안 화랑가에서 “개점 휴업 중인 삼성미술관의 컬렉션을 겨냥한 것”이라는 사실무근의 소문도 나돌 정도로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아트선재센터 등이 인접한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에 개관 준비중인 세계적 화랑 리만머핀갤러리의 한국 사무소 전경. 공식개관은 다음달 14일로 예정됐다. /조상인기자


이들 정상급 외국 화랑들이 한국에 진출한 목적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주요 거점으로서 한국의 성장 가능성 △확대된 한국인 컬렉터들의 해외작품 수요 △유망한 한국작가 발굴 등으로 요약된다. 세계적 미술전문매체인 ‘아트넷’은 최근 ‘아트마켓이 동쪽으로 옮겨간다’는 제하의 기획기사를 통해 가고시안, 즈위너갤러리, 페이스, 페로탕, 벤브라운, 블럼&포갤러리 등 유수의 화랑이 서울과 홍콩·상하이 등 아시아에 분점을 연 것에 주목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 이들 갤러리가 전속작가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한 아시아 아트마켓의 성장을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선점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신자유주의와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한국의 미술품 수요자들이 해외 화랑과 ‘직거래’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도 외국 화랑의 유입을 이끌었다. 미술 호황기였던 10년 전에도 독일계 마이클슐츠, 프랑스계 오페라갤러리 등이 국내에 전시장을 열었지만 이들과 달리 최근 개관한 화랑들은 ‘특A급’이다. 이미 국내 컬렉터 상당수는 이들과 거래해 왔으며 이를 통한 시장성 확인이 한국진출을 결정지었다. 아트컨설턴트 변홍철 그레이월 대표는 “정체된 국내 미술시장이지만 최근들어 20~30대 젊은 층 컬렉터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정보분석력과 영어구사력 등이 뛰어난 이들 신규 컬렉터는 한국 갤러리를 중간에 두지 않고 해외 화랑과 직거래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외국갤러리가 한국에 지점을 두고 감각적인 이들 고객에게 전시를 소개하고 오프닝 파티에 초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고객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색화’가 해외미술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의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려는 외국 화랑들의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갤러리페로탕은 박서보·정창섭 등 ‘단색화’ 작가의 개인전과 기획전을 파리와 홍콩 등지에서 열어 세계 무대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리만머핀갤러리의 경우 작가듀오 길버트&조지부터 헤르난 바스까지 다양한 작가를 확보하고 있지만 한국작가 이불·서도호의 오랜 전속화랑이며 최근 단색화가 김기린을 추가했다. 이영주 페이스갤러리 한국사무소 디렉터는 “현재 페이스에 속한 한국작가는 이우환 뿐이지만 한국미술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작가층 확대를 위해 물색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학준 크리스티 한국사무소 대표는 “세계 미술계가 아시아시장을 주목하고 한국은 특히 현대미술시장을 강력하게 보는 게 사실”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미술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지만 경제력에 비해 너무 왜소한 국내시장을 키우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장기적 안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익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홍콩에 외국갤러리들이 즐비한 것에 비하면 우리는 이제 시작이고, FTA로 무역개방이 진행된 것 못지않게 침체된 국내 화랑들이 주도권 상실을 우려해 긴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면서 “미술시장이 성장하는 치명적 저해요인이 미술품 소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인데 컬렉터의 사회적 순기능을 부각시켜 미술품 기부·기증을 유도할 수 있는 세제혜택 등을 확보해야 사회적 성숙과 시장의 체질개선이 동시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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