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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비중 수도권 91.6%-지방 8.4%…지역 특화 의료상품 개발 서둘러야 [의료관광 2조 시대]
문화·스포츠헬스 2025.05.09 17:54:54‘91.6 대 8.4’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를 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수도권과 비수도권 점유율을 각각 합한 수치다. 외국인 환자 유치에서도 현재의 ‘지방소멸’ 양상이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환자 100만 명 시대가 열렸고 올해 외국인의 의료 소비 규모가 2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K의료관광이 지금의 기세를 확실히 이어가려면 지역별 특색을 갖춘 의료관광 상품 개발과 지역 병원들의 활발한 해외 마케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외국인 환자 점유율은 전체의 85.4%로 나머지 지역을 합산해 비교해도 5.84배나 높다. 의료관광객들이 가격과 인프라 면에서 유리한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실력과 경험을 갖춘 의료진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리 잡은 결과라고 보고 있다. 김진국 한국의료관광진흥협회장은 “서울 강남권은 상급종합병원 4~5곳과 피부과·성형외과 병의원 여러 곳이 공존하고 있어 의료관광이 활성화되기 매우 좋은 조건”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이런 인프라와 조건을 갖춘 도시를 찾아보기 드물 정도”라고 말했다. 이성형 루비성형외과 경영대표도 “강남에 있는 병원들은 임상 경험을 워낙 많이 쌓아서 실력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환자들도 그 결과를 보고 찾아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 쏠림 현상이 워낙 심각해 의료관광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의료관광객이 연 3만 명대에 접어들었지만 점유율은 고작 2.6%였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유치 외국인 환자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체적인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수도권 편중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관광자원과 결합하는 등 특성화된 의료관광 전략이 필요하다. 김 협회장은 “단일 지역 차원이 아니라 여러 지역을 한 권역으로 묶어서 휴양과 진료를 결합해 의료관광 상품을 만드는 등 전향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병원들도 적극적으로 지방 의료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별 의료관광 모델 개발, 컨설팅, 홍보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부산의 경우 의료 특화 거리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인플루언서 초청 행사, 의료기관별 외국인 환자 통번역비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는 몽골 의료관광객을 겨냥해 몽골 국영은행과 공동으로 ‘건강검진 맞춤형 적금’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적금 만기 시 광주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K의료관광의 또 다른 과제는 피부과·성형외과 쏠림을 해소하는 것이다. 지난해 진료과별 점유율에서 피부과·성형외과 비중을 합하면 68.0%로 70%에 육박했다. 특히 피부과 환자가 전년 대비 3배 가까운 194.9%나 급증해 70만 5000명에 달했다. 내과통합이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나며 점유율을 10.0%로 끌어올렸고 검진센터도 가성비 등이 부각되며 4.5%로 점유율 4위에 올라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김동현 복지부 보건산업해외진출과장은 “한국 의료 서비스에 대한 해외의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화장품에 대한 호감도와 수요가 높다”며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를 통해 의료관광객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암 생존율이나 장기이식수술 후 생존율, 세계 상위권인 주요 수술 실력 등 데이터를 조사해서 전 세계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한국 의료기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톱 수준”이라며 “국내 기관 차원에서 이를 적극 알리려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법원, '김문수 국힘 대선후보 지위 인정' 가처분 기각
사회사회일반 2025.05.09 17:52:53법원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김 후보는 한덕수 예비후보와 단일화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취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대통령 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을 9일 기각했다. '단일화 여론조사 실기 결과에 따른 최종 후보자 지명' 안건에 대해 법원은 "김문수는 경선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한덕수 등과 단일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사실상 후보자 확정과 관련된 단일화 절차 진행에 관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김문수에게 당무우선권이 무조건적으로 보장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 후보자 지위인정 가처분에 대해서 법원은 "현재로선 채무자(국민의힘)는 김문수가 대통령후보자 자격이 없음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는 않아 이 부분 신청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가처분 판단을 구할 실익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선정 등을 논의할 전당대회 개최를 할 수 있게 됐다. 당 지도부는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 김 후보 간 단일화를 논의할 전국위원회를 8일이나 9일, 전당대회를 10일이나 11일 소집한다는 공고를 낸 바 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반발하며 전날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냈다. -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전당대회 개최 가능…법원, 김문수 가처분 신청 기각
정치정치일반 2025.05.09 17:50:32법원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을 상대로 후보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9일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개최 등 일정이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교체를 결정할 전당대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앞서 당 지도부는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위해 전국위원회를 8일 또는 9일, 전당대회를 10일 또는 11일 소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후보 교체를 위한 전당대회 소집'이라며 반발했고, 전날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와 별도로 김 후보를 지지하는 김민서(전북 익산시갑) 등 원외 당협위원장 7명의 전대 및 전국위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법원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김 후보가 주장하는 당무우선권이 후보 단일화 절차를 배제할 정도로 강력한 효력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도부가 특정 후보를 선출하려는 의도를 가졌더라도, 전당대회 개최가 당헌 제114조 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이상 이를 금지할 긴급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김 후보 측이 문제 삼은 지도부의 단일화 추진 및 절차 관련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내용이 내부 경선 절차에서의 갈등에 해당할 수는 있지만 가처분을 통해 사전적으로 사법 판단을 받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본안 소송으로 다퉈야 할 사안으로 판단하며 “전당대회가 예정대로 개최되더라도 김 후보가 주장하는 권리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원의 결정에 따라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해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실시한 김 후보와 한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당원 투표 및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주목 받는다. 김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 그대로 후보 등록 절차가 진행돼 단일화를 둘러싼 당 지도부와 김 후보 간 갈등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 후보의 우세가 나타나면 이를 근거로 당 지도부는 전국위 및 전대를 거쳐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하고, 이에 김 후보가 다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양측의 충돌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미쓰비시車, 닛산 북미공장서 공동생산
국제국제일반 2025.05.09 17:49:48미쓰비시자동차가 닛산자동차의 북미 공장에서 자동차 공동 생산에 나선다. 2015년 미국 생산에서 철수한 미쓰비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타격이 커진 상태다. 최대주주인 닛산은 북미 시장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저조했던 터라 공동 생산 추진이 양측에 윈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2025 회계연도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1000억 엔(약 960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발 관세는 약 400억 엔 순익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시장 부진으로 2015년 현지 생산 철수를 결정한 미쓰비시는 미국 판매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로 인한 타격이 크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생산 차량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한 관세 일부 면제를 발표했지만 현지 공장이 없는 미쓰비시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에 최대주주인 닛산의 북미 공장에서 현지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닛케이는 “미쓰비시가 미국에서 현지 생산 검토를 시작한 것은 미국의 관세를 일시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장기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해졌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닛산과의 공동 생산에 사용할 공장, 구체적인 차종, 생산 시기는 앞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양사 간 협력 체계를 북미 이외 지역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차(EV) 배터리 공유를 검토하는 한편 필리핀에서는 올해부터 상용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을 받기로 했다. -
'오뚝이 기업인'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 2025 한국CEO 대상 수상
산업기업 2025.05.09 17:49:39켐트로닉스(089010)가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이 ‘2025 한국CEO대상’을 수상했다고 9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번 수상으로 42년간 한국의 화학 소재 및 전자부품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국CEO대상 시상식을 주최한 한국전문경영인학회는 1997년 설립돼 국내 전문경영인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을 연구하고, 탁월한 경영 성과를 이룬 인물을 선정해 매년 이 상을 수여한다. 학회 측은 “김 회장의 혁신적 기업가 정신, 사회적 책임 실천, 그리고 국가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뚝이 기업인’으로도 불리는 김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수많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며 회사를 키웠다. 그는 2007년 켐트로닉스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켰다. 이후 △IT OLED 패널 식각 기술 △고순도 반도체용 PGMEA 국산화 △유리관통전극(TGV) 등 유리기판 핵심 기술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켐트로닉스는 작년 IT OLED 패널 식각 분야에서 업계 1위 기업에 올랐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협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회사는 지난해 연결 매출 5752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김 회장은 '성실, 창의, 사랑'이라는 경영 철학 아래 사람 중심의 조직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2020년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일터혁신 우수기업으로도 선정됐다. 김 회장은 이번 수상과 함께 '매출 1조 원 달성' 목표를 밝혔다. 그는 “고객과 사회의 삶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력과 제품으로 기업의 사명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 "대중 관세 80% 적절"…무역협상 속도전
국제경제·마켓 2025.05.09 17:48:5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중국에 대한 관세는 80%가 적절한 것 같다”며 관세 인하를 시사했다. 10~11일로 예정된 미중 무역 협상을 하루 앞두고 관세 인하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중국은 예상 밖의 수출 실적을 거두며 미국과의 무역 회담에 앞서 ‘협상 지렛대’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대중 관세는 80%가 적절할 것 같다(seems right)!”고 적었다. 그는 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거론하며 “스콧 B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취임한 후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잇달아 올려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125%의 보복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며 “이는 중국에 정말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폐쇄된 시장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인 8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첫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대(對)중국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영국과의 무역 합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와) 합의하기를 정말로 원한다”며 ‘협의가 잘되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낮출 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145%보다 더 높아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우리는 관세가 낮아질 것임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냐는 질문에 “실질적일 것”이라며 “난 우리가 (중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알다시피 난 시진핑 국가주석과 늘 매우 잘 지내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1단계 조치로 대중국 관세를 60%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중국도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협상 테이블에는 관세뿐만 아니라 희토류 등 수출통제 품목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으로 미국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 것이 미국의 우선 협상 순위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 인하 카드를 미리 꺼내들며 협상에 속도를 내려는 것과 달리 중국은 상대적으로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고 일방적인 관세를 해제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상보다 좋은 경제 성적표도 중국의 이러한 스탠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4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1.9%)과 블룸버그통신(2.0%) 등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달 초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대미 수출은 21% 줄었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유럽연합(EU)의 수출 물량이 각각 21%, 8% 증가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아세안과 EU가 중국의 1·2위 교역 대상으로 자리를 잡으며 수출액도 전년 대비 12.6%, 6.1%씩 늘었다. 반면 중국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올 들어 4월까지 1.5% 감소했다. 특히 미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역성장(-0.3%)한 것과 달리 중국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5.4% 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를 갖게 됐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하지만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5월 이후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 정부도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원칙을 강조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중국 역시 자연스럽게 ‘협상판’이 마련되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아직까지는 관세 영향이 덜 드러났지만 관세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 내 중소 수출기업과 제조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이는 결국 경기 침체와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4월 수출입 실적이 미국발 고관세의 초기 피해만 반영됐다며 이달부터 실제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
[조상인의 美談]박수근서 무명 작가까지…‘나만의 컬렉션’ 만들고 전시회도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46:58“회장님만 미술품을 수집하나요? 나 같은 월급쟁이 소시민도 컬렉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소장한 작품이 500점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은 예산으로 제일 실속 있는 컬렉션을 꾸린 게 아마 나일 거예요.” 어느새 ‘미술평론가’라는 타이틀이 붙은 황정수 씨는 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스페이스 월인에서 자신의 소장품 전시 ‘서촌에서 근대를 거닐다’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의 컬렉션으로 우리나라의 근대 미술사를 얼추 정리할 수 있을 만한 전시였으니 ‘실속’을 자랑스러워할 법했다. 미술 애호가로 유명하고, 특히 한국 근대 미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방탄소년단(BTS)의 RM이 휴가 중이었음에도 전시장을 방문해 방명록에 ‘김남준’이라는 이름을 남겨 놓고 갔으니 충분히 흐뭇할 만했다. 2021년 4월 타계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수집 미술품과 문화재 2만 3000여 점을 삼성가(家) 유족이 국가에 기증하면서 한국은 ‘이건희 컬렉션’ 열풍으로 달아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동성 완화로 한국 미술 시장은 1조 원의 장벽을 뛰어넘었고 ‘프리즈 서울’ 등 국제적인 미술 행사가 열리면서 미술 향유의 대중화가 본격화했다. 미술 전시회 관람을 넘어 실제 미술품을 구입하는 ‘컬렉터’ 인구는 정확하게 집계되기 어려우나 대략 1만 5000명에서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매년 7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이 중 한국화랑협회의 VIP메일링 대상이 1만 4000명 이상이라는 점, 국내 양대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회원 수 증가 현황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추정치다. 자산가인 ‘회장님’이나 ‘영앤리치 컬렉터’는 아니지만 월급과 용돈을 아껴 작품을 사는 ‘소시민 컬렉터’ 시대가 열렸다는 뜻이다. 이름하여 ‘황정수 컬렉션’이 초보 컬렉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한 이유다. “국민화가 박수근의 그림을 꼭 한 점 갖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 났죠. 하지만 목판화는 50만 원 정도에 살 수 있었어요. 사후 판화라고 평가절하할지 모르지만 그건 ‘시장 논리’이고 나는 소띠라 소 그림이 좋아서 박수근 판화를 하나 더 구했죠.” 컬렉션의 제 1원칙. ‘나만의 컬렉션’에 의미를 둔다. 황 씨는 근현대미술의 대가 남관의 작품 중에서도 “내가 태어난 1961년에 그린 작품”에 더 큰 애착을 가진다. 황 씨는 미술 전공과는 무관한 국문학도다. 연세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연민 이가원을 스승으로 공부하던 시절, 청계천 헌책방에서 교재를 구하다 자연스레 곁에 놓인 그림들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한학을 공부했으니 남농 허건, 청전 이상범 등 동양화가의 서명과 낙관이 읽혔고 자주 많이 보다가 자연스레 안목이 열렸다. 학생이라 비싼 그림은 엄두도 못 냈고 국어 교사가 돼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서 소품과 드로잉·판화 등으로 컬렉션을 시작했다. “김환기의 드로잉은 100만 원 정도에 구입했어요. 1967년 미국 뉴욕에 있던 김환기가 친구인 시인 김광섭에게 보낸 항공 우편, 즉 그림 편지죠. 지금은 수십억 원 그림값의 화가 김환기지만 뉴욕 시절에는 고생이 많았는데 그 사연이 뒷면에 적혀 있어요.” 우편 겉면의 위쪽에는 구름과 학, 아래에는 달과 산이 번갈아 그려져 있다. 손글씨로 적은 영문과 한자의 필체도 그림 못지않게 빼어나다. 국문학도가 헌책방에서 그림을 보기 시작했으니 1980~1990년대 문학 잡지에 수록된 삽화도 소장품으로 확보했다. RM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찍어 올린 천경자의 수묵화 ‘거울 보는 여인’도 삽화 용도로 제작된 그림이다. 컬렉션의 두 번째 원칙은 철학과 취향이 분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철학이 꼭 심오하고 원대할 필요는 없다. 황 씨의 경우는 근대미술에 대한 애착, 역사가 놓친 화가들을 발굴하고 지키려는 의지가 크다. 김환기의 편지 그림, 건축가 김수근의 인물 드로잉 등 사연 있는 의외의 작품도 눈여겨보는 편이다. 한국 근대미술에 대한 애정이 확고한 황 씨는 파블로 피카소나 오귀스트 로댕보다도 최영림과 권진규를 더 좋아한다. 그가 소장한 최영림의 ‘꿈 꾸는 여인’은 피카소가 낮잠 자는 여인을 그린 ‘꿈’과 비슷한 구도다. 권진규의 테라코타 ‘인물1’은 쭈그리고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긴 여인을 보여준다. 근대 공예·디자인의 거장인 유강렬의 작품을 가리키며 “넘실대는 파도 표현이 기막히다. 일본 우키요에 거장 호쿠사이의 파도가 동양의 바다 그림 중 제일 유명할테지만 우리는 유강열을 다시 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컬렉션의 또 다른 철칙은 발품과 안목. 발품을 들이는 만큼 더 좋은 작품을 보다 좋은 가격에 구할 수 있다. 위작이나 태작(수준 낮은 작품)을 피하려면 안목도 필수인데 안목을 높이는 방법은 좋은 전시를 많이 찾아보며 경험을 쌓는 게 최고다. ‘황정수 컬렉션’ 중 하나인 서양화가 이종우의 그림 ‘아침’은 1970년대 국무총리실에 걸렸던 작품이다. 정치인 김종필의 소장품이었는데 국무총리 재직 당시 공관에 걸어뒀던 것이다. 1957년 국전(國展) 출품작이기도 한 이 그림이 2016년 케이옥션 경매에 나왔길래 큰맘 먹고 구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등 기관 전시에서도 빌려갈 정도의 작품이니 후회는 없다. 그윽한 눈매가 매력적인 이응노의 작품 ‘은진미륵’은 15년 전에 900만 원에 팔았다가 다시 사들인 작품이다. 당시 구매자는 한 저축은행이었는데 파산으로 소장품이 경매에 나왔고 황 씨는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되찾아왔다. 미술품 애호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자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황 씨는 국내 주요 컬렉터 중 한 사람인 고(故) 이우복 전 대우 회장과 교류했다. 이 회장이 소장한 유영국의 1957년작 소품 2점이 자꾸만 눈에 밟혀 수차례 찾아갔다. “꼭 젊은 시절 나를 보는 듯하니 가져가고 나중에 딸에게 물려주시게.” 15년 전 소장하게 된 유영국의 작품은 이후 작가에 대한 꾸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가격이 수십 배 상승했다. 그림 값 오른 것보다도 외동딸이 미술사학을 전공하게 된 것이 더 기뻤다. 컬렉션을 자연스럽게 가족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삶이 스스로 방향을 찾아간다는 게 그가 터득한 진리다. 황 씨의 경우 실증적인 미술사 연구자로서 미술관도 발견하지 못한 오류를 바로잡을 정도의 권위자가 됐다. 저서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푸른역사 펴냄)’는 스테디셀러가 됐다.“그림은 꼭 비싸야 좋은 게 아닙니다. 내 삶과 맞닿아 있는, 나에게 말을 거는 그림을 찾아서 한 점씩 모아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에요. 열정과 애정만 있다면 누구나 컬렉터가 될 수 있습니다.” -
한화생명, 글로벌 신평사 피치 신용등급 A+ 상향
경제·금융보험 2025.05.09 17:45:50한화생명(088350)이 글로벌 신용 평가사 피치가 자사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상향했다고 9일 밝혔다. 피치는 한화생명이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후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과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 높은 수준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향후에도 중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해 등급을 'A/긍정적(Positive)'에서 'A+/안정적(Stable)'으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화생명의 수익성 높은 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이 수익성 및 자본 건전성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투자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비한 장기채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 갭 축소 등 적극적인 자산·부채 관리(ALM)를 하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피치의 등급 상향은 안정적인 재무 기반과 수익성, 중장기적 자산·부채 관리 전략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보험계약자와 국내외 투자자들의 대외 신뢰도 제고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신협중앙회 순환근무 실효성 논란…장기 직무 유지에 건전성 저하 우려도
사회전국 2025.05.09 17:44:07신협중앙회가 순환근무 원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일부 간부를 동일한 직무에 장기간 유임시면서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에서는 순환근무를 통해 내부통제와 유착 방지, 객관적인 업무 처리를 도모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신협중앙회는 2022년 3월 인사 이후 현재까지 3년 이상 동일 보직을 유지하는 간부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데 직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인사 관행 때문에 조직의 건전성 저하와 대출 심사 과정의 객관성 결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신협에서는 대출 관련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부동산 및 건설업 대출 한도 규제 위반 사례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협 886개 조합 중 104곳(12%)이 부동산 및 건설업 대출 한도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4대 상호금융기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순환근무는 내부통제의 핵심 장치로, 특정 인사가 장기간 한 자리에 머물 경우 조직 내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신협의 대출 사고 빈발과 규정 위반 사례가 순환근무 미이행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기근속이 관행화될 경우 개인적 연줄이나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대출 심사 등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부실 대출로 이어져 조합원 피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신협의 연체율 상승과 금융사고 증가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근무 순환은 3년 주기로 진행되지만, 상황에 따라 기간이 변동될 수 있다”며 “대출 한도 규제 위반과 순환근무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
"세 개의 대륙 이을 사람"…추기경 된 지 겨우 1년만에 교황으로 [교황 선출]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41:52미국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 선출로 ‘세계 정치·경제 초강대국인 미국 출신은 교황으로 뽑지 않는다’는 가톨릭 교계의 불문율이 깨졌다. 기존 관념을 깬 새 교황 선출에는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를 초월하는 레오 14세의 다양하고 포용적인 문화적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오 14세는 미국인이기는 하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영어 외에 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캐슬린 스프로스 커밍스 미국 노터데임대 교수는 미국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새 교황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의 삶을 미국 밖에서 선교사로 살았고 이탈리아와 바티칸에서도 일했다”며 “그는 세 개의 다른 대륙을 잇는 다리를 만드는 사람이고, 이는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찰리 길레스피 미국 세이크리드허트대 교수도 “추기경단이 ‘전 세계’를 위해 누군가를 선출해야 한다는 소명을 느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의 국민이 세계 최대 종교의 지도자가 된다면 지정학적·문화적 균형이 극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해 미국이 전 세계에 더 논쟁적인 입장을 취하는 가운데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 선출됐다는 점이 놀랍다”고 짚었다. 그가 추기경으로 공식 서임된 지 1년여 만에 교황으로 선출된 점 역시 이례적이다. 교황청은 ‘세례를 받은 가톨릭 남성’을 교황의 자격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추기경 경력의 길고 짧음이 당락을 좌우하는 공식적인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재임 기간이 길었던 선임 추기경들이 선거에서 유리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1월 그를 주교부 장관 및 라틴아메리카위원장으로 임명했고 같은 해 9월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그가 공식적으로 추기경 직무를 시작한 때는 지난해 1월이다. -
픽업 몰고 오지 누빈 '페루의 성자'…"통합 이끌 유쾌한 중재자" [교황 선출]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41:25신임 교황 레오 14세는 8일(현지 시간)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시작 이틀째, 네 번째 투표에서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가톨릭 수장)’로 추대됐다. 총 다섯 번의 투표를 거쳐 선출된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더 빠르게 총의를 얻은 셈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강대국 출신 교황을 꺼리는 가톨릭에서 미국인 교황의 탄생은 이변이다. 레오 14세가 변방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평생 사목해온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레오 14세는 1955년 시카고에서 교육자인 프랑스·이탈리아계 아버지와 도서관 사서인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삼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사제 교육을 받은 뒤 1985년 선교단의 일원으로 페루로 갔다. 그는 빈촌과 오지를 넘나들며 열정적으로 사람들을 돕고 복음을 전파하는 데 앞장섰다. 아우구스티노회 시카고 관장으로 선출돼 1999년 미국으로 잠시 돌아왔지만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빈민가와 농촌이 많은 페루 치클라요 교구의 주교로 임명됐고 이듬해 페루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식량과 모포 등을 실은 흰색 픽업트럭을 손수 몰며 안데스산맥 오지를 자주 찾았다. 픽업트럭이 고장 나면 직접 고쳐가며 빈촌을 누빌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불편한 잠자리와 소박한 음식을 마다하지 않는 소탈한 모습으로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점에서 ‘(페루) 북부의 성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가장 미국인답지 않은 미국인’ ‘두 번째 남미 출신 교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또한 이 때문이다. 레오 14세는 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기조를 계승하지만 균형을 중시하는 중도파라는 게 중론이다. 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의 핵심 부서인 주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때 주교 선발 과정에 여성 3명을 최초로 참여시키는 개혁 조치를 실행에 옮긴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122년 만에 교황명으로 선택한 ‘레오’ 역시 개혁성을 상징한다. 레오 13세는 획기적 회칙인 ‘레룸 노바룸’을 통해 공정한 임금과 인간적인 노동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명은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노동과 삶의 방식에 대한 교회의 관심을 나타내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이민자와 기후변화 이슈에서는 전임자의 진보적 기조를 계승할 공산이 크다. 그는 올해 2월 미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여러분의 일은 그리스도의 사역과 교회의 역사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민을 적법하게 규제한다고 해서 사람의 본질적 존엄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 세미나에서는 성경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인간들이) 온갖 것(자연)을 다스리게 하자’는 하느님의 명령은 자연을 폭압적으로 다스리라는 말씀이 아니라 ‘상호성의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소수자 문제에는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내왔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이던 2012년 동성 커플에 대해 언론과 대중문화가 “복음에 어긋나는 신념과 관행에 호의적”인 점이 실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레오 14세가 선출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나치게 화려하다며 착용하지 않았던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입고 대중 앞에 등장한 점 역시 그의 성향을 드러내는 사례로 꼽힌다.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미셸 팔콘 신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품위 있는 중도파”라며 “무엇이든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레오14세는 진보·중도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양 진영에서 균형을 잡으며 온건한 중도 개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레오 14세가 동료들로부터 파벌 간 중재에 능한 ‘유쾌한 중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페루에서 사목하던 시절 좌파 해방신학 지지자들과 정통 가톨릭 사이의 갈등이 종종 분출되기도 했지만 레오 14세가 중재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한편 바티칸은 9일 성명을 내고 레오 14세의 즉위 미사가 18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의 첫 일반 알현은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
金 "내가 나서겠다"…파국 치닫는 국힘
정치국회·정당·정책 2025.05.09 17:40:29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저 김문수를 믿어달라. 제가 나서서 이기겠다”며 단일화 없는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지금도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도자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김 후보가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을 이틀 앞두고 보수 단일화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 뒤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 그래서 응할 수 없다”며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저 김문수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러 차례 승리한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고 말하며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김 후보의 발언을 듣고 난 권 비대위원장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김 후보 발언은) 우리 의원들께서 기대하신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단일화가 지연될수록 효과는 반감될 뿐”이라며 “11일이 넘어가는 단일화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거들었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후보 단일화도 결국 물 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면 한 후보는 기호 2번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특히 당 지도부가 전날부터 이틀간 당원과 일반 국민을 상대로 실시한 단일화 후보 선호도 조사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표 금지 조치로 국민의힘은 조사 결과를 공개할 수 없게 됐다. -
첫 '미국인 교황' 탄생…"평화가 함께 있기를"
문화·스포츠문화 2025.05.09 17:39:41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했다. 8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은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됐다고 밝혔다. 콘클라베 이틀만이자 총 네 번째 투표에서 결정됐다. 그는 유력 후보군에 들지 않았던 데다 초강대국 출신의 교황을 꺼린다는 금기가 깨졌다는 점에서 ‘깜짝 선출’로 평가된다. 새 교황의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19세기 후반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 정의를 옹호했던 레오 13세 교황(재위 1878~1903년)의 유산을 이어받겠다는 취지라고 교황청 대변인은 설명했다.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페루 국적도 취득해 이중국적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인이면서도 남미의 오지와 빈민가에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해 온 행보가 추기경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레오 14세의 첫 일성은 ‘평화’였다.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올라 군중에게 한 첫인사에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또 “고통받는 이들과 가까이 있는 교회가 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스페인어·라틴어를 사용했다. 레오 14세는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2023년 추기경으로 승품된 지 2년 만에 가톨릭 교회 최고 수장인 교황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서 기본적으로 개혁적인 성향이나 개혁·보수 중 어느 한편에 서기보다는 균형을 잡는 중재자 역할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오 14세는 9일 바티칸 시스티나성당에서 추기경들과 함께 미사를 집전하고 수일 내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
한신평 “롯데손보, 자본건전성 악화에 신용도 하락 우려”
경제·금융보험 2025.05.09 17:39:29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권 콜옵션(조기상환) 행사를 미루면서 자본건전성 악화와 함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지급여력(RBC)비율이 150%에 미달해 감독당국의 사전승인을 받지 못한 탓이다. 자본확충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자본시장 신뢰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2020년 5월 발행한 제8회 9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을 위해 금융 당국에 사전승인을 요청했으나 자본적정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승인을 받지 못했다. 보험업 감독규정상 후순위채 조기상환은 상환 후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넘어야 가능하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125.8%, 후 154.6%로, 각각 전년 대비 49.0%포인트, 58.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당국이 권고한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원칙 모형을 적용할 경우 경과조치 전 기준 107.1%로 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조기상환 연기는 신용사건으로 간주되지는 않지만 자본시장 내 신뢰 저하와 접근성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콜옵션 미행사보다도 그 원인인 자본적정성 저하가 신용도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자본비율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크다. 지급여력제도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며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할 경우 자본건전성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실제 롯데손보 경영공시에 따르면 금리가 100bp 하락할 경우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101.4%까지 떨어질 수 있다. 자체 수익성도 문제다. 2024년 롯데손보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17%로 업계 평균(2.37%)에 크게 못 미친다. 신계약을 통해 CSM(계약서비스마진)이 4853억 원 유입됐지만 경험조정 등으로 4240억 원이 감소하며 전체 CSM 규모는 오히려 축소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자산운용 리스크 축소, 신계약 질 개선, 공동재보험 확대 등으로 자본비율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산 반토막…의료관광도 '지방소멸'
문화·스포츠헬스 2025.05.09 17:38:53부산의 외국인 환자 점유율이 15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명성은 옛말이 됐다. 지난해 의료관광객이 117만 명으로 전년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강화돼 의료관광에서도 ‘지방 소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9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만 165명으로 주요 지역별 점유율이 2.6%에 그쳤다. 서울이 85.4%로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경기(4.4%), 부산·제주(1.9%) 등 지방들 중에 외국인 환자 점유율이 5%를 넘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산의 외국인 환자 점유율은 2010년 5%에서 15년 만에 반 토막 났지만 같은 기간 서울은 23.7%포인트 높아졌다. 의료관광에서도 서울 쏠림과 지역 소멸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지속돼 온 것이다. 부산은 비수도권 지역 중 외국인 환자를 가장 많이 유치해 왔다. 지리적 특성상 가까운 일본 관광객이 많다. 최대 번화가인 서면 롯데백화점 주변을 중심으로 성형외과·피부과 등이 밀집해 지자체도 이 일대를 2009년부터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홍승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유치단장은 “환자들이 서울 강남 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균형 발전, 의료 자원의 효과적 배치 차원에서 지역 의료 특색을 부각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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