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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99원 찍고 13원 '출렁'…금통위원도 "선제적 통화정책 필요"

요동치는 원·달러 환율 1388원 마감

장시작과 함께 1400원 턱밑 치솟아

당국 개입·통화스와프 발언에 하락

FOMC 경계감에 롤러코스터 지속

통화당국 내달 빅스텝 카드 꺼낼수도

이창용 총재 포워드 가이던스 '흔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등에도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지 않고 널뛰고 있다. 구두 개입이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등에도 환율이 제어되지 않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번째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분간 25bp(1bp=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 방향)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 70전 내린 138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 30전 오른 1399원으로 출발해 1400원 돌파까지 단 1원을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자 1400원 방어를 위한 당국의 미세 조정 추정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축소돼 1390원대 중반에 멈춰 섰다.

그러다 이날 오후 3시 무렵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한미 통화 스와프 관련 발언을 내놓으면서 환율은 1387원까지 급락했다. 달러화 지수에 큰 변동이 없던 만큼 최 수석의 발언이나 당국 개입 이외 환율 하락 요인은 없다. 하루 변동 폭이 10원을 넘는 높은 변동성 장세가 수일째 이어지는 상황이다. 환율은 이달 20~21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올 때까지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크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외 건전성 등 펀더멘털도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어들고 단기 외채 비율도 오르면서 외환 부문의 취약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건형 신한은행 연구원은 “역대 강달러가 나타났을 때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 불안이 나타났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후반기에 진입하는 올 4분기부터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강달러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당국의 구두 개입이 통하지 않는 데다 실개입을 하기에는 강달러 흐름이 워낙 세 외환보유액을 의미 없이 소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총재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25bp씩 올리겠다”고 발언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정책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대응하고 있는데 한은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어 시장이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 내부에서는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은 14일 한독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국내 수요가 감소할 위험도 커진다”며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더 선제적인(proactive)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10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7%(15일 기준)로 전일 대비 0.18%포인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79%로 전일 대비 0.14%포인트 각각 올랐다.

7월 금통위 때보다 환율 상승 속도가 빠르고 8월에는 외국인 채권 자금마저 20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하는 등 상황은 좋지 않다. 여기에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마저 8.3%로 전망치(8.0%)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이 총재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기준금리와 미국의 상단 금리가 2.50%로 같은 상황에서 미 연준의 9월 선택이 0.75%포인트가 되든 1%포인트 인상이 되든 고스란히 양국 간 금리 격차가 된다. 특히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중국 경기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에다13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갑작스럽게 무력 충돌해 천연가스 가격마저 급등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외환시장이 흔들린 것은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9월 금통위도 없는데 연말까지 25bp씩 금리를 올리겠다고 한은이 거듭 시사한 영향이 크다”며 “투기 세력이 아니라도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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