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백화점이 최상위 고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여행 서비스 ‘비아신세계’(VIA SHINSEGAE)를 선보인다. 기존 여행업계의 럭셔리 패키지를 뛰어넘는 초럭셔리 상품으로 백화점 VIP 고객들을 여행 시장으로 끌어들여 시너지를 내는 것이 성공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신세계는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백화점이 직접 기획하고 상품을 운영하는 여행 플랫폼 서비스 비아신세계를 론칭한다고 17일 발표했다. 비아신세계는 '마스터피스'·'오리진' 두 개 등급으로 나눠 상품을 판매한다. 상위 등급 마스터피스는 세계적 탐험가 제임스 후퍼와 함께 하는 쇄빙선 북극 탐사 등 초럭셔리 여행을 지향한다. 오리진에도 정희원 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와 뉴질랜드·그리스의 웰니스 문화를 탐방하는 등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하는 상품이 있다.
신세계는 여행 전 프리뷰 아카데미부터, 출발 때 고급 세단·공항 수속 지원, 여행 후 리뷰 문화 활동까지 초럭셔리 패키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비아신세계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하면 신세계 VIP 실적으로 인정된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신세계만의 노하우로 큐레이션 역량을 여행 상품에 접목시켰다"며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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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야심찬 계획에 여행업계에서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 관광) 패키지 강자인 하나투어(039130)가 '제우스'를 운영하는 등 다수 여행사들은 이미 럭셔리 패키지 브랜드를 만들어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훨씬 큰 유통 공룡 신세계가 VIP 전용 상품을 만든다면 럭셔리 여행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아신세계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백화점의 VIP 고객을 어떻게 끌어들이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여행사들도 고액자산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매스 고객에 특화된 대리점 영업과 인터넷 직판 방식이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아 고객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반면 신세계는 백화점 VIP 고객 리스트를 이미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기준 백화점에서 연 1억원 이상 구매하는 VVIP 고객만 2000명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여행을 통해 VIP들의 '만남의 장'을 조성해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객들에 적극 어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품 구성 측면에서도 럭셔리를 넘어서는 초럭셔리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 기존 여행사들 역시 그동안 하나투어가 과거 3억 원에 달하는 우주 여행 상품을 출시하는 등 럭셔리 패키지를 다양하게 추진해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5성 호텔’, ‘초호화 크루즈’, ‘북극 이색 여행’ 등 유사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차별성은 사라졌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백화점만이 가능한 새로운 럭셔리 요소를 여행에 입혀야 한다. 한 국내 여행업체 관계자는 "신세계가 여행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백화점은 럭셔리 브랜드와의 접점 등 여행사가 가지지 못한 여러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VIP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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