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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관 청문회, ‘맹탕’ 지적 없게 국민 눈높이에서 엄정 검증해야
오피니언사설 2025.07.14 00:02:00이재명 정부 1기 16명의 장관과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4일부터 잇따라 열린다. 여권은 ‘낙마할 정도의 큰 문제를 가진 후보자는 아무도 없다’고 주장하다가 일부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기류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3일 “국민 눈높이에서 소명이 안 되는 문제라면 한번 더 고민해야 한다”며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고려할 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이제 국민 여러분의 판단만 남았다”고 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관련 자료 제출과 증인·참고인 채택이 더딘 상황에서 일부 후보자의 위법 의혹과 도덕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제자 논문 표절 의혹과 딸의 위법 유학 논란이 불거져 교육 수장의 자격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둘째 딸이 중학교 3학년 재학 도중 부모 동행 없이 초중등교육법을 위반해 조기 유학을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5년 동안 보좌진을 수십 차례 교체한 데다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를 버리게 하고 화장실 수리를 지시했다는 ‘갑질 의혹’ 논란에 휩싸였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 46차례 교체’ 논란에 대해 “중복 계산을 빼면 실제로는 26명”이라고 해명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이 태양광 관련 사업을 하던 기간에 본인이 태양광 사업 지원 법안을 발의해 도마 위에 올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질병관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배우자가 코로나19 관련 수혜 기업 주식을 매입해 이해 충돌 논란을 초래했다.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해온 거대 여당이 인사청문회에서도 야당의 문제 제기를 덮고 독주한다면 새 내각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 김민석 총리에 이어 장관 후보자 청문회마저 ‘맹탕’ 지적을 받으며 요식행위로 끝나게 해서는 안 된다. 여권은 ‘낙마 없는 내각 구성’을 고집하기보다는 국민 눈높이에서 후보자들의 능력과 도덕성을 엄정하게 검증해 부적격자가 걸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 -
[사설] “기존 자사주도 강제 소각”…경영권 위협 없게 상법 숙의해야
오피니언사설 2025.07.14 00:02:00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추가 상법 개정안에 기업이 보유한 기존 자사주까지 소각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9일 기보유분을 포함해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사주를 계속 보유하려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최대주주 의결권은 3% 이내로 제한된다. 민주당은 또 이달 3일 국회에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때 일단 제외시킨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를 포함시킨 개정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영향력을 제한하는 ‘3%룰’을 담은 법안을 처리하자마자 더 센 추가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추가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최근의 주가 상승세에 박차를 가해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임기 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자사주를 소각해 전체 주식 수를 줄이면 단기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포이즌필·차등의결권 등 선진국과 같은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한국에서 그나마 경영권을 지키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자사주 취득을 무리하게 억제하면 우리 기업들이 외국계 펀드 등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 복수의 이사 선임 시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집중투표제도 경영권 공격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 기업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경영이 불안정해지면 중장기적 주가 하락은 물론 투자 위축, 일자리 감소 등으로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소액주주 권한을 보호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상법 개정의 취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일부 대주주의 횡포를 견제한다는 명분 아래 건전한 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 활동 전반을 위축시키고 경영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규제 입법을 무리하게 강행해서는 안 된다. 기업 대주주의 지배권 남용과 횡포를 전제로 하는 과도한 규제는 반(反)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기업 경쟁력을 악화시킬 뿐이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의 순기능을 살리고 부작용을 차단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업들의 고충을 경청하면서 야당과 충분히 숙의하는 과정을 거쳐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
[사설] 의대생 복귀 선언, 필수·지역 의료 강화 등 해법 대화로 찾아라
오피니언사설 2025.07.14 00:02:00‘의대 정원 대폭 확대’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약 1년 5개월 만에 학교 복귀를 선언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12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과대학 교육 및 의료 체계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며 정부에 학사 일정 정상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공의들도 ‘강경파’였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고 ‘대화파’인 한성존 새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복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과 의료계의 집단 반발로 계속돼온 의정 갈등에 출구가 보이는 듯하다. 사직한 전공의들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과정 등을 통해 병원에 복귀해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는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를 도와 의료 파행을 해소하고 의료·교육 시스템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환자단체들은 의대생의 복귀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집단행동 재발을 막기 위해 복귀에 특혜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과 학칙 적용에서 원칙은 지키되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올해 1학기 수업 거부로 유급 대상자로 확정된 의대생이 전국 40개 의대에 8305명으로 재학생의 43%에 달한다. 내년 예과 1학년 수업을 24·25·26학년도 입학생이 한꺼번에 들어야 하는 ‘트리플링’ 사태의 부작용이 최소화하도록 다양한 보완책을 검토해야 한다.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 파행의 장기화로 환자와 국민들이 입은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중증·응급 환자들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고 상급 종합병원들은 경영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나 의대 모집 정원은 증원 이전으로 되돌려졌고 의료수가 개선, 공공병원 강화 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의료 개혁의 갈 길은 아직 요원하다. 필수·지역 의료 강화를 위한 의대 증원과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 의료 개혁의 목표와 방향성은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정부와 의료계, 국회 등이 전문가의 객관적 의견을 토대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국민과 환자 보호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되 의사 등과도 충분히 소통·공감하면서 일관되게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이글·버디·이글…그레이스 킴, '18번 홀 기적'으로 '메이저 퀸' 등극
서경골프골프일반 2025.07.13 23:45:56그야말로 ‘18번 홀의 마법’이었다. 교포 선수 그레이스 김(호주)이 연장 승부 끝에 지노 티띠꾼(태국)을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레이스 김은 13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4개,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적어낸 그레이스 김은 티띠꾼과 연장전을 벌여 2차 연장 끝에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약 16억 5000만 원). 2000년생 그레이스 킴은 202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해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이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그레이스 킴은 첫 우승 이후 2년 3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날 그레이스 킴은 12번 홀(파4)까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15번(파5)과 16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떨어뜨리며 선두 티띠꾼과의 격차를 2타 차로 줄이더니 마지막 18번 홀(파5) 이글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1차 연장에서도 그레이스 킴의 ‘18번 홀 마법’은 계속됐다. 첫 번째 연장에서 그레이스 킴이 두 번째 샷으로 보낸 공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페널티 구역으로 향했지만 이후 기가 막힌 칩샷으로 버디를 기록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레이스 킴의 공이 그대로 버디로 연결되자 이를 지켜보던 갤러리들 사이에서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2차 연장에서는 티띠꾼의 두 번째 샷이 그린 사이드 벙커 주위 러프로 향해 불리한 상황이 됐고, 그레이스 김이 약 3m 정도 이글 퍼트를 넣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 대회 생애 최초 우승과 태국 선수 첫 우승, 세계 랭킹 1위라는 세 개의 목표를 노렸던 티띠꾼은 연달아 기적적인 샷을 보여준 그레이스 킴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마추어 세계 1위 로티 워드(잉글랜드)가 교포 선수 이민지(호주)와 함께 13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주 LET 아일랜드오픈에서 6타 차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던 워드는 이번 대회 25위 안에 들면서 LPGA 회원이 될 자격을 확보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권에서 우승을 노렸던 이소미는 8언더파를 적어 최혜진과 함께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
"이게 지하철이야, 사우나야?"…서울 지하철역 51곳, 에어컨 없다
사회사회일반 2025.07.13 23:23:43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 51곳에 냉방시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환기조차 어려운 지하역사로 시민 불편과 건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냉방시설이 없는 지상 역사 두 곳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날 오 시장이 찾은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과 뚝섬역은 모두 냉방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지상 역사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276개 역사 가운데 51곳(18.5%)은 에어컨 등 냉방시설이 전혀 없는 '비냉방 역사'다. 이 중 25곳은 구조상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지상역이며, 나머지 26곳은 개통된 지 오래된 지하역으로 냉방 보조기기조차 없는 상태다. 폭염이 본격화된 7월 들어 시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열차 내부와 역사 내부의 온도 차가 5~8도에 달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역사에선 체감 온도가 35도에 육박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냉방된 열차에서 내린 직후 ‘찜통’ 같은 역사 공기에 노출되며 불쾌감을 호소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 냉방 관련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냉방 민원은 2022년 약 18만1000건에서 2024년에는 30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여름(6월 1일~7월 8일) 접수된 민원만 14만4000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 증가했다. 문제는 냉방시설을 새로 설치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지난해 아현역에서는 역사 리모델링과 함께 냉방시설 설치를 추진했지만 약 600억원에 달하는 예산 부담으로 사업이 무산됐다. 일반적으로 냉방설비를 갖추려면 구조 변경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설치 비용은 최소 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올해 1차 추경 기준으로 일반 예비비 1039억원, 재난 목적 예비비 200억원을 확보하고 있어 관련 재정 투입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사업 반영과 착수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현재 상황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통공사는 단기 대응책으로 오는 8~9월 중 지상 역사 15곳에 냉방 보조기기 60대를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
기업이 혁신하는 美, 달러는 무너지지 않는다[김흥록 특파원의 뉴욕포커스]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7.13 23:00:23삼성전자가 이달 초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의 언팩 행사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네이비야드에서 개최했다. 이곳은 뉴욕 내 기업 혁신을 상징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까지 미 해군의 조선소였던 브루클린 네이비야드는 2016년을 기점으로 창작 스튜디오와 첨단기술 스타트업들이 모인 창업 클러스터로 탈바꿈했다. 미국 첨단산업이 움트는 현장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혁신 제품을 선보이기에 더없이 적절한 장소다. 삼성전자와 브루클린 네이비야드의 조합은 역설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혁신 생태계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공개한 Z폴드7은 두께를 일반 스마트폰 수준으로 줄여 ‘하드웨어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이며 25년 전인 2000년에도 국내 최대 기업이었다. 이는 수십 년째 대기업이 혁신의 중심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은 다르다. 최근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는 25년 전, 상장 2년 차에 불과했던 신생 기업이었다. 당시 시가총액은 40억 달러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1000배 이상 성장했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다. 그 시절 존재하지 않았거나 생소했던 메타·테슬라·알파벳·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이 지금은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브루클린 네이비야드와 같은 창업 거점에서 출발한 소규모 기업들이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국가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는 흐름이 미국 혁신 생태계의 특징인 셈이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야말로 미국이 세계경제를 이끄는 근본적인 힘이다. 미국 경제가 기축통화인 달러에 기댄다는 인식도 있지만 사실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끊임없이 탄생했기에 글로벌 자본이 몰리는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그리고 인공지능(AI)까지 기술 혁신을 주도한 결과는 주가 상승에만 그치지 않는다. 증시 상승이 낳은 부의 효과(wealth effect)는 소비로 이어졌고 이는 곧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토대가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등한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역시 AI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주가 상승이었다. 주식 투자 비중이 큰 미국 중산층과 고소득층은 늘어난 자산을 바탕으로 소비를 지속했고 미국 경제는 고금리라는 이례적 환경을 이겨냈다. 신생 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이 유지되는 한 미국은 앞으로도 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미국 주식·국채·달러가 동반 하락하는 ‘셀 아메리카’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후 주식과 달러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달러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미국이 AI나 양자컴퓨팅·로보틱스 같은 미래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는 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점은 혁신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이제는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25년 전에는 생소했던 텐센트·알리바바·샤오미·비야디(BYD) 같은 기업들이 중국 증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외하면 여전히 전통 대기업 중심인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2년 전 브루클린 네이비야드를 처음 방문했을 때 우연히 만난 한 한국인 창업가는 미국을 선택한 이유로 투자 유치 환경, 규제 체계, 창업 인프라 등을 꼽았다. 그는 창업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에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 말이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경고처럼 들려 씁쓸했다. 25년 후에도 삼성과 LG 같은 대기업에만 시장 혁신을 의존하는 구조로는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더 늦기 전에 혁신의 생태계와 이를 이끌 주체를 키워야 한다. -
[로터리]선제적 채무조정제 도입해야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7.13 22:59:43지금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보다 어려운 경제 격랑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에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그 파고는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가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4.9%에 달하고, 취약 자영업자의 1분기 연체율은 12.2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가 꺼내 든 카드 중 하나는 ‘장기 연체 채권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부채 감면을 넘어 재기의 문을 여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상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무담보 채무자 113만 명이다. 상환 능력이 없으면 채무를 소각하고 현저히 부족한 경우 기존보다 폭넓은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국가가 정상적 경제활동에서 배제돼온 이들에게 재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의 채무 조정이 ‘변제’ 중심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회복’ 중심으로의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절의 낙인이 아니라 회복의 서사를 새로 쓰려는 시도다. 다산 정약용이 “어려운 백성을 먼저 살피는 것이 통치의 근본”이라 했듯 이번 정책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물음을 되새기게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면 공허한 선언에 그치게 마련이다. 실태 조사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제도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고 복잡한 절차와 디지털 장벽에 가로막혀 신청을 포기한다. 특히 신용 평점 하위 10%는 제도권 금융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고령층·장애인·저학력자 등 디지털 취약 계층에는 모바일 기반의 신청 시스템이 오히려 또 다른 장벽이 된다. 설명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배제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취약성과 불균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업, 질병, 가정 해체 등 다중 위기를 겪는 이들에게 단일 금융정책은 역부족이다. 채무 감면 이후에도 생계 회복과 자산 형성을 위한 기반이 부실한 탓에 이들은 다시 연체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누구나 삶의 한순간에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이는 사회 안전망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 이제는 정책의 철학이 제도의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 첫째, 연체자를 사전에 탐지하고 자동 지원하는 시스템이 시급하다. 건강보험·공공요금 체납, 복지 수급 정보 등을 활용해 위험군을 선제적으로 식별하고 ‘찾아가는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 둘째, 정책 홍보의 언어 장벽을 낮추고 TV·라디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층에도 다가가야 한다. 셋째, 감면 이후 회복을 뒷받침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금융 교육, 직업훈련, 자산 형성, 공공 일자리 연계, 신용 회복 인센티브 등 다양한 지원이 패키지로 제공돼야 한다. 성실 상환자에게는 연체 기록 삭제와 금융 우대 같은 실질적 인센티브를 제도화하고 시민사회와 연계한 ‘채무 소각 파트너십 모델’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정책 성과는 수혜자 삶의 변화, 제도 재이용률, 사회적 비용 절감 등 질적인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전환의 순간이다. 채무의 굴레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삶이 다시 사회 일원으로 서는 일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준다. 경제가 타이밍이라면 우리는 지금 행동해야 한다. ‘부채의 종료’가 아닌 ‘회복의 시작’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야말로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에 남길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 될 것이다. -
반구천의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화·스포츠문화 2025.07.13 22:30:336000여 년 전 선사시대 사람들의 그림과 글 등이 새겨진 울산의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다만 인근 댐으로 인한 수몰로 훼손되고 있어 향후 제대로 된 보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13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함께 일컫는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문화유산)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라며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 선사인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설명했다. 1971년 발견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태화강의 지류 하천인 반구천 절벽에 있으며 높이 4.5m, 너비 8m의 바위 면에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 사냥 그림 등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울산광역시 반구천암각화세계유산추진단의 2023년 도면 자료집에 따르면 총 312점의 그림이 확인된다.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그림으로도 알려져 있다. 넓은 바다를 내려다본 듯한 시선을 바탕으로 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 작살 맞은 고래, 잠수하는 고래를 생생히 표현했다. 암각화에 묘사된 고래만 50마리 이상이다. 이와 함께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서 약 2㎞ 떨어져 있으며 1970년 존재가 알려졌다. 높이 2.7m, 너비 10m 바위 면을 따라 각종 도형과 글, 그림 등 620여 점이 새겨져 있다. 청동기 시대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마름모, 원형 등의 추상적 문양이 인상적이다. 특히 암벽 아래쪽에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의 글도 남아 있어 신라 시대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전세계 암각화 관련 유적으로는 현재 이탈리아 ‘발카모니카의 암각화’, 포르투갈·스페인의 ‘코아 계곡과 시에가 베르데의 선사시대 바위 그림 유적’ 등 30여 건이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리면서 보존 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세계유산센터에 알릴 것”을 권고했다. 이는 특히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에 대한 관리 소홀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구대 지점보다 하류에 댐(사연댐)이 있는데 수위가 53m를 넘으면 암각화가 물에 잠긴다.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암각화가 크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댐 수위 조절, 임시 제방 설치, 임시 물막이 설치 등 여러 안이 나왔으나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보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구천의 암각화’가 이번에 등재되면서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이후 30년 만에 총 17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중 문화유산은 15건, 자연유산은 2건이다. 한편 한민족의 명산으로 꼽혀온 금강산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북한 측이 신청한 금강산을 세계유산(문화·자연 복합유산)으로 확정했다. 위원회는 “금강산이 독특한 지형과 경관, 불교의 역사와 전통, 순례 등이 얽혀 있는 문화적 경관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봤다. 이번 등재로 북한의 세계유산은 기존 ‘고구려 고분군(2004년)’과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에 더해 총 3건으로 늘어났다. -
與 "소명 납득 안되면 낙마도 고려"…野 "버티기 청문회 없다"
정치국회·정당·정책 2025.07.13 22:28:52국회가 인사청문회 ‘슈퍼 위크’에 돌입한다. 닷새간 17회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만큼 여야의 거센 공방이 한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거세진 후보자 도덕성 논란에 “소명이 납득되지 않으면 낙마도 고려할 것”이라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야당은 복수 후보자의 낙마를 목표로 ‘송곳 검증’을 예고하며 여론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회 첫날인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8일까지 이재명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 16명과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후보자들과 관련한 각종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 대상인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을 모두 지킨다는 기본 방침 속에서도 여론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주말 새 일부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자칫 다른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나와 “(후보자들의) 소명을 들어보고 납득이 안 되면 (낙마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후보자 본인의 소명이나 해명은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국민적인 눈높이에서 문제가 있다고 분명히 지적이 되고 소명이 안 된다고 하면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는 진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강 후보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특정 후보자를 고려한 게 아닌 원론적인 답변이라는 해명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기존보다 한발 물러난 입장을 보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야당의 정치 공세라며 맞서고 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강 후보자에 대한 갑질 의혹 등은 악의적인 신상 털기이자 명백한 흠집 내기”라며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를 국정 발목 잡기 수단이 아닌 정책 검증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버티기 청문회’를 필사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첫 내각 인선에서는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가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이건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버티기 청문회는 없다”며 “(여당도) 보이콧보다는 오히려 청문회에 적극적으로 임해서 후보자들이 이 정도로 문제가 많다는 것을 부각하려 한다”고 맹공을 예고했다. 여야의 맞대결은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부터 불꽃이 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는 지금 즉시 (갑질) 피해 보좌진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며 “민주당 또한 후보자의 악행을 무지성 옹호하는 경거망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날 강 후보자의 가족이 주민등록상 거주지인 서울 강서구가 아닌 종로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위장 전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세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도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곽 수석대변인은 “표절 논란 등 의혹이 너무 많아 열거조차 버겁다”며 이 후보자를 직격했다. 여야 신경전 속에 대통령실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상황실장으로 하는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후보자 전원 통과를 목표로 빠른 내각 구성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
“어제 씻었잖아” 폭염에도 샤워 거부… 아내 “더러워서 못 살아”
사회사회일반 2025.07.13 22:23:24결혼 후 위생 관념이 사라진 남편 때문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서는 씻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남편과 한 침대조차 함께 쓰기 힘들다는 3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남편과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는 “첫 만남에서 남편에게 첫눈에 반했고 향기가 너무 좋았다”며 “데이트할 때마다 향수를 뿌리고 왔고 잘 보이려고 옷도 다림질해서 깔끔하게 입고 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남편과 연애 5개월 만에 결혼까지 골인했고 허니문 베이비도 가졌다. 하지만 결혼 한 달 뒤부터 남편의 의외의 모습이 드러났다. A씨의 남편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씻지 않고 잠드는 일이 늘어났고 아침밥을 먹은 뒤 양치하라는 말에도 "어제 했잖아"라며 그냥 출근했다고 토로했다. 결혼 전 향기로웠던 남편의 비밀도 드러났다. A씨는 “알고 보니 남편의 데이트 때마다 좋았던 향기는 사실 자기 몸 냄새를 가리기 위해 가게에서 시향으로 뿌리고 온 향수였다”며 “다림질한 옷도 사실 세탁이 귀찮아서 새 옷을 계속 사서 입은 거였다”고 털어놨다. 과일이나 채소에 흙이 묻어도 그냥 먹을 정도로 무심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남편은 여전히 씻지 않는다고 전했다. A씨는 “남편은 집에 와서 시원한 물 한 잔 마신 뒤 ‘에어컨 앞에서 일해서 난 더위 안 탄다’며 씻는 걸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살배기 애도 있는데 씻으라고 해도 ‘피부 약해서 씻으면 큰일 난다’고 주장한다. 더러워서 못 살겠다고 하니 남편은 '넌 얼마나 깨끗하길래 그러냐'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남편을 따라 이틀 동안 씻지 않고 지내보는 ‘거울 치료’까지 시도했지만, 남편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이불과 베개를 따로 쓰고 세탁까지 따로 하는 생활로 전략을 바꿨지만, 남편은 오히려 그 상황을 좋아했다며 분노를 표했다. A씨는 시어머니에게 이러한 상황을 알렸지만 시어머니는 “걔가 아직도 그러냐”며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방송에서 “이혼을 하려면 혼인을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더럽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이 쉽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취업 대신 장사했는데”…2030 자영업자, 요즘 폐업하는 이유 보니
산업산업일반 2025.07.13 22:20:332030대 청년 자영업자들의 창업 초기 폐업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확연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이후 대출·카드 연체금액도 늘어나는 등 악순환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NH농협은행이 발표한 NH트렌드+ ‘청년 자영업자 폐업, 이대로 괜찮을까요?’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2030대 청년 폐업자 수와 창업 대비 폐업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NH농협카드 폐업 가맹점 대표자로 등록된 고객 수를 기준으로 보면 2021년 1월 5000명대였던 2030대 폐업자는 2023년 1월 1만 명을 넘었고, 지난해 1월에는 1만2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에도 1만1000명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청년 자영업자 폐업이 늘고 있다. 창업 대비 폐업률도 가파르게 올랐다. 2021년 1월 50% 수준이었던 2030대 창업 대비 폐업률은 2022년 6월 60%를 기록했고, 2023년 1월에는 80%대, 지난해 1월에도 80% 후반대를 나타냈다. 통상 창업 대비 폐업률은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로 활용되며, 경제 불황기에는 이 수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업종별로는 일반음식점과 일반주점의 폐업률이 가장 높았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년간 2030대 창업 대비 폐업률은 일반음식점이 127.5%, 일반주점이 99.1%를 기록했으며 일반잡화판매점(84.7%), 기성복점(82.9%), 커피전문점(82.2%) 순으로 뒤를 이었다. 타 연령대에서는 슈퍼마켓(181.7%), 일반음식점(169.4%), 화장품점(138.3%), 일반주점(136.2%), 스포츠용품점(128.1%) 순으로 창업 대비 폐업률이 높았다. 특히 2030대는 창업 초기 폐업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농협은행이 가맹점 등록일자부터 지난해 8월 말까지 영업기간별 정상 가맹점 대비 폐업 가맹점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30대는 창업 1~5년 차 폐업 가맹점 비율이 68%로 타 연령대(60%)보다 8%포인트 높았다. 이 가운데 1년 이하 폐업 비율은 26%, 1년 초과 5년 이하 폐업 비율은 68%로 전체 94%가 창업 후 5년 이내에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1년 이하 폐업 비율이 16%, 1년 초과 5년 이하 비율이 60%였다. 농협은행 측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청년 자영업자가 창업 초기 타 연령대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청년 폐업은 금융 부실로도 이어졌다. 2030대 폐업 가맹점주의 농협은행 수신잔액은 같은 세대 정상 가맹점주에 비해 26% 낮았다. 대출 연체금액은 폐업 가맹점주가 2084만 원으로 정상 가맹점주(1933만 원)보다 8% 높았다. 카드 연체금액도 정상 가맹점주가 275만 원, 폐업 가맹점주는 362만 원으로 32% 더 많았다. -
'정다빈 극장 동점골' 한국, 女축구 '강호' 일본과 극적 무승부
문화·스포츠스포츠 2025.07.13 22:17:31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경기 막판 터진 정다빈(고려대)의 극적인 동점골로 세계적 강호 일본과 무승부를 거뒀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1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9일 중국전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던 한국은 2경기 연속 비기며 3위(승점 2)를 마크했다. 16일 열리는 대만전에서 5골 차 이상으로 승리를 거두고 중국이 일본과 비기면 2005년 초대 대회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이번 무승부로 한국의 일본 상대 역대 전적은 4승 12무 19패가 됐다. 1차전에서 대만을 꺾은 일본은 승점 4(1승 1무)가 됐다. 이날 한국은 ‘에이스’ 지소연(시애틀 레인)과 김민지(서울시청)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여기에 발 빠른 강채림(수원FC), 장슬기(경주한수원) 등을 측면에 두고 공격 작업을 펼쳤다. 전반 초반 한국은 수비에 집중하면서 역습을 노렸다. 일본의 공세를 막아내던 한국은 전반 4분 강채림이 측면을 돌파해 슈팅을 날렸지만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여러 차례 기회를 맞이했지만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한국은 전반 37분 일본의 나루미야 유이에게 선제 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아이카와 하루나의 패스를 받은 나루미야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날려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추효주(오타와 래피드), 김미연(서울시청)을 동시에 투입하는 등 전술 변화를 통해 일본의 골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패스의 정교함이 떨어지며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 꾸준한 공격을 펼치던 한국은 후반 40분 비로소 결실을 봤다. 강채림과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은 정다빈이 일본의 골문 앞에서 문은주(화천KSPO)의 크로스를 방향만 바꿔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한국은 골키퍼 김민정을 중심으로 일본의 공세를 막아냈고 소중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만과 대회 최종전을 치른다. -
“몰려드는 관광객에 마을 망가진다”…‘사랑의 불시착’ 촬영지 주민들 한숨
국제국제일반 2025.07.13 21:59:30스위스의 한 소도시가 K-드라마 인기로 몰려든 관광객에 지쳐 결국 입장료를 도입했다. 주민들은 “관광 수익이 곧바로 주민들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마을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위스 브리엔츠호 인근 이젤트발트(Iseltwald) 마을의 사례를 소개했다. 인구 400명 남짓한 이젤트발트는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명장면 촬영지로 전 세계에 알려진 뒤 하루 평균 1000명 넘는 관광객이 몰려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 대부분은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아시아 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소음, 쓰레기, 사유지 무단출입 같은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민들 정원이나 마당에 무단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는 사례도 적지 않다. 마을은 이를 막기 위해 2023년부터 드라마 속 선착장 입장료를 1인당 5스위스프랑(한화 약 8600원)으로 유료화했다. 마을 서기 가브리엘라 블라터는 “지난해 선착장 입장료로 약 24만 5000스위스프랑(한화 약 4억 2000만 원)을 벌었지만 대부분 공중화장실 청소나 쓰레기 수거, 추가 인력 채용비용으로 다 나갔다”며 “마을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손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공중화장실도 1스위스프랑(한화 약 1700원)을 받고 있으며 이 수입 역시 행정 비용 충당에 쓰인다. 관광청 티티아 바일란트 국장 역시 “관광객 덕분에 돈을 벌고 있다는 일부 시선은 정확하지 않다”이라며 “지역사회가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비로 쓰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젤트발트는 단체 관광버스 사전예약제와 주차시간 제한까지 도입하며 ‘오버투어리즘’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슷한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난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오버투어리즘에 분노한 주민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관광이 도시를 죽인다”, “관광객이 주민을 쫓아낸다”는 문구를 내걸고 에어비앤비 숙소에 연막탄을 던지는 극단적 행동까지 나왔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은 지난해 6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각해졌다. 결국 종로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오후 5시~오전 10시까지 특정 구역에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는 ‘관광 통행금지’를 시범 도입했다. 이젤트발트 관광청은 “우리는 관광객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라며 “입장료 도입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을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
홍준표 “윤석열·한동훈·김건희·틀튜버, 천박한 대한민국 만든 주범”
정치정치일반 2025.07.13 21:35:31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3일 국민의힘을 향해 “지지율 10%대로 폭락한 지금도 기득권에 얽매여 정답은 아니지만 내놓은 혁신안마저 갑론을박하고 있으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염만큼 짜증 나는 대한민국을 만든 이들은 철저하게 단죄되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국민의힘 내 주요 인사들을 직접 언급하며 “당을 망치고 보수를 망치고 나라 망친 주범은 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건희 (여사),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쌍권(권영세·권성동 의원), 그리고 윤핵관들”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이를 가짜뉴스로 부추긴 틀튜버들도 그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틀튜버는 틀니와 유튜버의 합성어로 보수 노년층을 겨냥한 우파 성향 유튜버를 이르는 멸칭이다. 홍 전 시장은 “천박한 대한민국을 만든 이들의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며 “이들을 척결해야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해 공식 사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내부 총질” “자충수”라는 반발이 나왔으며 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女골프는 ‘장타자 세상’…‘비거리 2위’ 방신실 2승, ‘장타 1위’ 이동은 1승, 평균 이하 챔피언 ‘비거리 88위’ 노승희 유일
서경골프골프일반 2025.07.13 21:19:11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올 시즌 16번 째 대회 우승자는 방신실이었다. 13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일 4언더파 68타를 친 방신실은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홍정민과 김민주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 이어 시즌 2승째다. 방신실은 대한민국 대표 장타자다.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드라이브 거리 부문 1위에 올랐고 올해도 현재 2위(258.67야드)를 달리고 있다. 작년 드라이브 거리 1위에 오르고도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을 올해 다승으로 풀고 있는 분위기다. 3주 여름 방학에 들어가는 KLPGA 투어에서 현재까지 13명의 챔피언이 탄생했다. 이예원이 3승을 거뒀고 방신실도 2승을 챙겼다. 나머지 11명은 1승 챔피언들이다. 지난 16개 대회 챔피언의 드라이브 거리를 보면 올해도 장타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의 경우 장타 10위 이내 챔피언이 7명이나 나왔다. 현재 투어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는 236.89야드다. 가장 평균에 근접한 선수는 66위 정소이다. 평균 236.90야드를 날리고 있다. 13명의 챔피언 중 드라이브 평균 거리보다 짧은 챔피언은 단 한 명뿐이다.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우승을 거둔 노승희의 드라이브 거리 순위는 88위(230.88야드)다. 최장타 챔피언은 물론 드라이브 거리 1위에 올라 있는 이동은이다. 평균 260.31야드를 보내면서 방신실을 제치고 장타 1위에 올라 있는 이동은은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장타 10위 이내 챔피언은 이동은, 방신실 외에 8위(249.53야드)를 달리고 있는 고지우가 있다.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우승했다. 크리스에프앤씨 제47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홍정민도 ‘장타 챔피언’ 중 한명이다. 드라이브 거리 16위(246.08야드)에 올라 있다. 그 뒤로 덕신EPC 챔피언십 우승자 김민선7 21위(244.75야드), 롯데 오픈 챔피언 박혜준 22위(244.34야드), E1 채리티 오픈 우승자 박현경 27위(242.98야드) 순이다. 장타 30위 이내 챔피언이 13명 중 절반이 넘는 7명이다.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박보겸은 드라이브 거리 39위(241.59야드)를 달리고 있고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자 이가영 45위(240.74야드),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우승자 정윤지 51위(239.93야드), iM금융오픈 챔피언 김민주도 52위(239.57야드)에 올라 있다.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그리고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3승을 거둔 이예원의 드라이브 거리는 238.60야드(58위)로 평균보다 약간 멀리 치고 있다. 여름 방학이 끝난 후 치러질 14개 대회에서도 장타자들의 강세가 이어질지 남은 2025시즌을 지켜볼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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