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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신유경씨(영화인 대표) 부친상 외
사회피플 2025.07.14 17:59:50▲신성인씨 별세, 안찬보씨 남편상, 신유경(영화인 대표)·신현경·신경일씨(플래닛픽쳐스 대표)부친상, 김단비씨 시부상=13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02)3779-1526 ▲오정숙씨 별세, 김영선씨(BC카드 홍보팀장)모친상=13일 연세대 강남장례식장 발인 15일 오전 8시 (02)2019-4003 ▲안두영씨 별세, 민연화씨 남편상, 안효덕·안효구·안효심·안효정씨 부친상, 김시의·권용진씨 장인상, 이수경(IBK투자증권 IBK WM센터 대구 부장)·김미홍씨 시부상=13일 경북 영주 명품장례문화원 발인 15일 (054)634-4444 ▲백구복씨 별세, 최정순씨 남편상, 백경원(모멘텀스페이스주식회사 COO)·백상일(더페어 정치경제부장 겸 금융증권부장)·백상훈씨(포인트병원 신경외과 원장)부친상, 유지선·김다우리씨 시부상=13일 경희의료원 발인 16일 오전 8시30분 (02)958-9549 ▲송승민씨(성악가)별세, 조혜진씨 남편상=12일 부산 광혜병원 발인 15일 (051)506-1022 -
'국산 간염백신 개발 기여' 노현모 교수 별세
사회피플 2025.07.14 17:59:26한국인 고유의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분자생물학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해 국산 간염 백신 생산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한 노현모 서울대 명예교수가 13일 오전 6시 4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8세.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1970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분자유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년간 세인트루이스대 분자바이러스연구소와 미 국립암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1980년 귀국해 서울대 동물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고인은 1983년 ‘한국인 고유의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분자생물학적으로 분리하고 염기 서열을 밝혀 국내 간염 치료의 기반을 구축했다. 이후 국내 제약 업체들이 고인의 연구를 기반으로 간염 백신 개발·생산에 착수했다. 고인은 이 연구로 같은 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2002년 퇴직 후 인제대 인당분자생물학연구소장으로 활동했다. 유족은 부인 이영주 씨와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5일 오전 10시다. -
교보생명, 유소년 ‘꿈나무체육대회’ 개최…신유빈·우상혁도 거쳐갔다
경제·금융보험 2025.07.14 17:58:59교보생명이 올해 41년째를 맞은 ‘2025 교보생명컵 꿈나무체육대회’가 육상을 시작으로 한 달간의 열전에 돌입했다고 14일 밝혔다. 충남 서천군과 아산시, 경북 상주·김천시, 충북 제천시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육상·유도·빙상·탁구·테니스·수영·체조 등 7개 종목에 학생 선수 4000여 명이 참가한다. 교보생명 꿈나무체육대회는 민간에서 열리는 유일한 유소년 전국종합체육대회다. 체육 꿈나무를 조기에 발굴 및 육성하고 기초 종목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5년부터 41년째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참가 인원은 15만 5000명에 달한다. 한국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과 탁구 신동으로 주목받은 신유빈, 한국 수영의 전설 박태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 올림픽 스타를 비롯한 500여 명의 국가대표가 이 대회를 거쳐갔다. 교보생명이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인기 스포츠가 아닌 기초 종목에 정성을 쏟는 것은 창립자부터 이어진 남다른 인재 육성 철학 때문이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는 “어릴 때부터 건강한 체력을 길러야 인격과 지식이 잘 자랄 수 있다”며 꿈나무체육대회를 창안했다. 교보생명은 이번 대회 기간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정영식 선수 사인회와 현장 기념품 증정 이벤트 등 선수 간 화합과 우정을 다지는 다양한 부대 행사도 준비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꿈나무체육대회는 인재 육성을 위한 교보생명만의 장기적인 사회 공헌 사업”이라며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사회 리더를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AI에 기업데이터 손쉽게 연결…중기 혁신 돕죠"
산업중기·벤처 2025.07.14 17:58:02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의 AI 도입은 더디다. 기업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내부 데이터와 오픈AI의 GPT 등 기초 AI 모델과의 연동이다. AI 모델은 과거 학습 데이터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만큼 실제 업무에 도입하려면 내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해야 하는데 관련 전문 조직 없이는 이를 현실화하기 어렵다. 금융 솔루션 전문기업 아티웰스는 각종 기업 데이터를 AI 모델에 맞게 규격화하는 기술로 중소·스타트업의 애로점을 해결하고 있다. 이주원(사진) 아티웰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발 리소스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이 복잡한 시스템 구축 없이도 AI를 실제 업무에 접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핵심은 기업 데이터를 AI 모델에 맞춰 자동으로 규격화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아티웰스는 최근 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MCP는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에서 지난해 개발한 기술로 각종 외부 데이터와 AI 모델 간 연동 방식을 표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클로드나 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AI 모델은 그동안 외부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고 복잡해 일선 기업이 실제 업무에 도입하기 어려웠다. 올해 3월 오픈AI에서 MCP 도입 발표를 하며 업계 표준이 됐다. 문제는 MCP를 실제 현장에 도입하려면 기업 데이터를 이에 맞게 한번 더 변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클로드 등 AI 기초 모델이 MCP를 거쳐 기업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소프트웨어끼리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API 연결이 필요하다. 아티웰스가 집중하는 것은 바로 이 분야로 데이터베이스(DB)·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 등 각종 시스템·데이터를 MCP 기술에 맞게 자동 변환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최근 세무 솔루션 ‘세무특공대’를 개발·운영하는 아이비즈온이 아티웰스 솔루션을 도입해 AI 모델과의 연동을 마쳤다. MCP 자동 연동 솔루션이 산업 전반에 도입되면 물류·회계·세무·인사·고객서비스(CS) 등 각종 분야에서 업무 혁신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물류 관리자가 ‘실시간 재고 수량과 최근 7일 동안의 소진 속도를 정리해 알려줘’라는 지시를 내리면 AI가 ERP에 접근해 이를 수행할 수 있다. 세무특공대의 경우 고객이 거래처별 미수금과 통장 거래 내역 등을 물으면 AI가 내부 데이터에 접근해 곧바로 대답해주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이 CTO는 “AI를 본격적으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많은 반복 업무가 자동화될 것”이라며 “국내 산업계 전반의 AI 전환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올해 봄에만 19일…일상이 돼가는 원전 감발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7.14 17:57:27전력 당국이 올봄 닷새에 한 번꼴로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출력제어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봄이 되면 전력수요가 연중 최저치에 가까워지는데 일조량은 늘어 태양광발전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태양광발전소 밀도가 높은 전남의 한빛원자력발전소가 주요 출력제어 타깃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봄철 원자력발전소 출력제어 현황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2025년 봄철 경부하기(3월 1일~6월 1일) 93일 중 19일간 원전에 ‘감발(발전량 감소)’ 명령을 내렸다. 지난해만 해도 단 한 차례의 감발이 없었지만 올 들어 강제 조치가 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원전은 24시간 정격 용량으로 가동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제어 조치가 잦아지면 장비에도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원전 출력을 제한하는 일이 전력 수요가 부족한 봄·가을철마다 일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전체 발전설비에서 분산형 전원인 태양광발전소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력 수요에 유연히 대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에 비해 송전망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것도 원전 감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태양광발전소의 발전량을 다른 시간대로 분배할 수 있도록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특정 지역에 쏠린 재생에너지발전량을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송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시급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력 당국은 2025년 봄철 경부하기 대책 기간(3월 1일~6월 1일)에 사실상 매 주말마다 원전 감발 조치를 시행했다. 원전은 가급적 24시간 최대출력으로 가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일 최대 전력 수요가 40GW를 밑도는 봄철 주말에는 견디지 못하고 원전 출력을 줄인 것이다. 전력거래소가 3~5월 각 원전에 지시한 총감발량은 6만 45㎿h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원자로당 한 번에 적으면 20~30㎿, 많으면 300㎿씩 총 346.22시간의 출력을 제한한 결과다. 설비용량 1.4GW 대형 원전 1기가 약 43시간 동안 생산할 전력을 강제로 줄인 셈이다. 감발 대상이 된 원자로 수는 본부별로 2~3개씩 총 12기였다. 현재 가동 중인 원자로(26기)의 절반 가까이가 잦은 감발에 시달렸다는 의미다. 전력 수요가 예상한 수준보다 더 떨어진 까닭에 추가 감발을 염두에 두고 이틀 이상 연속으로 감발 대기 상태를 유지한 날 또한 8일에 달했다. 연휴가 아닌 평일에 감발 조치가 내려진 날도 △3월 28일 △4월 1일 △4월 3일 △4월 28일 등 네 차례로 확인됐다. 3월 말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산불이나 송전 장비 이상으로 인한 출력제어는 헤아리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전국 원전의 감발 실적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원전 감발은 연휴가 1주일 가까이 이어지는 설·추석 연휴에만 집중돼왔다”며 “경부하기라 해도 쉬지 않는 평일에 원전의 발전을 제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0~2024년 봄철(3~5월)에 원전을 감발한 횟수는 2020년 한 차례, 2023년 다섯 차례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예외적인 경우에 속했던 경부하기 원전 감발이 올해 들어 갑자기 상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체 생산 가능한 전력 대비 감발량을 뜻하는 제어율은 2023년 0.0388%에서 올해 0.1201%로 2년 만에 3.1배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원전의 감발이 태양광발전소 비중이 높은 전남 일대에서 현저하게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태양광발전량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를 다른 지역으로 보낼 송전망은 부족해 결국 원전 출력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전력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봄철 경부하기 동안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발전소의 출력제어량은 2만 2098㎿h로 전체 제어량의 36.8%를 차지했다. 한빛1·6호기에는 봄철 경부하기 대책 기간이 시작하기 전인 2월 22~23일에도 감발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남 지역에서는 봄·가을철 한빛원전이 출력을 줄이지 못하면 태양광발전소가 가동을 못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 지 오래”라며 “사실상 더 이상 낮추면 안 되는 수준까지 감발하며 전력망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감발 조치를 자주 실시하면 원전 설비에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원전은 설계 단계에서 대규모 감발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원전 감발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재생에너지를 꾸준히 늘려도 무탄소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 또한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정부 방침대로 태양광·풍력발전소를 확대해도 2042년 재생에너지발전소는 철강·석유화학·반도체·데이터센터 등 4대 에너지 다소비 산업 전력 수요의 93%만 충족시킬 수 있다. 완전 충족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무탄소 전력은 약 21.4TWh로 지난해 서울시 전력 소비량의 절반에 달한다. 한경협은 “글로벌 기업들은 무탄소 전원 사용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다”며 “전력구매계약(PPA)으로 조달할 수 있는 전력원에 원전을 추가하면 초과 수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최휘영 "지금과는 다른 시각서 점검…AI 시대도 준비할 것"
문화·스포츠문화 2025.07.14 17:57:11“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점검하고 해야 할 일들을 찾고 또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사무실로 첫 출근하면서 “중책을 맡게 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문화예술계가 그동안 이뤄온 성취와 쾌거들을 돌아보면 정말 놀랍다. 모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엄청난 기회를 우리가 잘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문화 저력을 더 크고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찾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자는 포털 NHN(네이버) 대표를 역임했고 현재 여행플랫폼(OTA) 놀유니버스의 대표다. 그의 문체부 장관 지명은 기존 생산으로서의 문화산업 진흥 관점에서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즉 유통을 통한 활성화로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의 문화강국’ 실현을 위해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는 이재명 정부의 의지인 셈이다. 그는 또 정보기술(IT) 전문가 답게 “임박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비해서 문화예술, 체육, 관광 등 제반 분야들이 잘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점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의 이력이 IT와 관광 분야에 한정돼 있고 문화예술이나 체육 관련 비전문가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환영하는 관광 업계와 달리 문화예술계는 다소 가라앉아 있다. ‘파격 인사’라는 질문에 최 후보자는 “글쎄요. 다른 자세한 이야기는 청문회 때 말씀드리겠다”며 피해갔다. 이날 최 후보자는 청바지와 운동화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재킷 복장으로 테슬라 차량을 운전 출근해 눈길을 끌었다. -
"비트코인 240만弗도 가능" vs "사기·애완용 장난감"
국제정치·사회 2025.07.14 17:56:58비트코인이 14일 사상 처음으로 12만 달러를 돌파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상자산의 본질적 가치를 둘러싼 의구심은 여전하다. 세계적인 투자 대가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수백 만에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투기 수단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최근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화 자산이 달러의 위상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그는 주요 국부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을 2~5% 비중으로 편입하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 7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아크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한층 더 대담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기본 시나리오만으로도 2030년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2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으며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240만 달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수요 확대, ‘디지털 금’으로서의 위상 강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산업의 성장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반면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과거 “전 세계 비트코인 모두를 25달러에 사라고 해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내재 가치가 아닌 대중의 투기 심리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역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비트코인을 ‘사기(fraud)’라고 부르고 가상자산을 ‘애완용 장난감(pet rock)’에 비유했다. 다만 최근에는 자사 고객들이 비트코인을 매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그의 시각이 변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지만 그는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흡연할 권리를 옹호한다”며 자신의 시각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
[리뷰]시대 초월한 감동과 음악…'초록마녀' 매력에 빠지다
문화·스포츠문화 2025.07.14 17:56:11“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가지 않고도 ‘위키드’를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잖아요. 올해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광클’해서 예매했어요.” 22년째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며 가장 성공한 뮤지컬 중 하나로 평가받는 ‘위키드’가 13년 만에 오리지널 내한 공연을 시작했다. 기대감 속에 12일 개막한 이 작품은 오프닝과 동시에 가족 단위를 포함해 전 세대 관객들의 극찬을 받으며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장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는 입구부터 작품의 시그니처 컬러인 초록색 옷을 입은 관객들이 들어찼다. ‘중력을 벗어나’ 등 인기 넘버를 흥얼거리는 관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어 작품의 인기와 명성을 실감나게 했다. 자막을 봐야 하는 불편함에도 어린이는 물론 시니어 관객들을 사로잡은 비결로는 시대를 초월해 공감을 받는 서사와 뮤지컬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인기 넘버들, 브로드웨이 공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무대, 3년째 호흡을 맞추며 완벽한 ‘케미’를 선사하는 원 캐스트 배우들, 탄탄한 원작과 팬덤 등이 꼽힌다. 이 작품은 그레고리 맥과이어가 1995년 출간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라이언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1900)’에서 영감을 받아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 시점의 이야기를 그렸다. ‘오즈의 마법사’ 속 나쁜 서쪽 마녀와 친절한 남쪽 마녀 글린다가 주인공이다. 초록색 피부로 태어나 차별을 받지만 영리하고 정의로운 멜파바와 아름답고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금발의 글린다가 편견을 넘어 펼치는 담대한 모험은 공연 무대라는 한계를 뛰어 넘는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여기에 피부 컴플렉스를 이겨내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와 서사로 공감을 이끌어낸 이 작품은 2003년 미국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에서 7000만 명 이상이 관람하고 6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메가 히트를 기록한 브로드웨이 대표작이다. 국내에서도 2013년 라이선스 한국어 공연을 초연한 뒤 여러 차례 공연하며 커다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특히 1막은 웃음을 2막은 감동의 드라마를 담당하는 등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를 완벽하게 연출해 까다로운 한국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1막에서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연상하게 하는 코믹한 연기와 유머로 객석에서 쉴새 없이 웃음이 터져나왔다. 2막에서는 갈등과 서사가 고조되면서 드라마틱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특히 ‘약한 자, 넌 위키드’ ‘동쪽의 나쁜 마녀’ ‘원더풀’ ‘나를 놀리지 마’ ‘비극의 시작’ ‘마녀사냥’ ‘너를 만났기에’ 등 뮤지컬 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넘버들이 감동을 극대화하며 커튼콜 때는 객석에서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박수와 갈채 환호가 쏟아졌다. 또 멜파바와 원숭이들의 플라잉을 구현한 것을 비롯해 누가 어떻게 양철인간, 사자, 허수아비로 변했는지 등 이 작품의 ‘비밀 병기’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주·조연 배우들은 물론 앙상블들과의 ‘케미’는 “완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멀티 캐스트가 대세이지만 브로드웨이에서는 여전히 원 캐스트를 고수하면서 모든 공연에서 높은 수준의 연기력과 가창력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키드’는 서울에서 시작해 11월 부산, 내년 1월 대구 등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
연기금·기관이 이끈 비트코인 '시총 5위'…"혹독한 크립토 겨울 더 없을 것"
블록체인정책 2025.07.14 17:55:48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2만 달러를 돌파한 14일 글로벌 시가총액이 2조 4340억 달러까지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총 집계 플랫폼인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총은 금(22조 6310억 달러)의 약 9분의 1 수준이지만 대표적 안전자산인 은(2조 2190억 달러)을 앞선다. 비트코인 앞에도 엔비디아(4조 2200억 달러)와 마이크로소프트(3조 7400억 달러), 애플(3조 1530억 달러) 정도만 있을 뿐이다. 비트코인이 글로벌 시총 5위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비트코인 랠리가 과거 급등기와 차별화되는 부분은 투기 수요가 아닌 정부와 기업·기관투자가 등을 중심으로 유입된 자본이 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10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하루에만 12억 달러 가까운 뭉칫돈이 유입되며 올 들어 일일 최대 규모를 갈아 치우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된 가운데 채굴 보상이 일정 주기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치면서 공급 속도는 둔화되는 반면 수요는 정부·기업·기관 등으로 꾸준히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업들의 비트코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재무 전략의 하나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만 해도 비트코인 797개를 추가 매수하면서 총 보유량을 1만 6352개로 늘렸다. 매수 규모만 936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스트래지티가 2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보유량을 30만 개로 늘렸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 평가액만 해도 최근 2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약 15억 달러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보수적 투자 성향의 연기금들조차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뉴욕 교사연금펀드는 최근 비트코인 채굴 업체 클린스파크에 15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앞서 영국의 연기금 전문기업 카트라이트는 지난해 말 한 연기금에 자산의 3%를 비트코인에 투자하도록 자문하기도 했다. 제한된 공급과 수요 확장의 구조적 요인에 더해 미국 정부와 의회의 우호적 정책 환경까지 뒷받침되면서 비트코인이 이른바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달러 약세와 저금리 흐름도 비트코인에 유리하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시장구조가 변화된 덕분에 과거와 같은 극단적 ‘크립토 겨울’이 재연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투자회사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회장도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크립토 겨울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의 창립자 자오창펑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트코인 최고가 경신에 흥분할 필요 없다. 몇 년 뒤를 생각하면 지금은 매우 낮은 가격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추가 상승을 낙관했다. 그는 지난해 말 언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희소성이 확실한데다 휴대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재우 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장은 “비트코인은 상승장마다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겪으면서 변동성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경제 상황과 지정학적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지속적인 비트코인 랠리를 속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
[무언설태] 증인 없는 장관 인사 검증…듣는 ‘청문회’ 맞나요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7.14 17:55:46▲14일 시작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 상당수가 증인 없이 ‘맹탕’으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이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 정동영 통일,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증인 없이 청문회를 치렀습니다. 논란이 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의 경우 당초 출석이 예정된 증인 두 명 중 한 명이 불출석했는데요. 고위 공직자의 능력·도덕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관련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묻는 자리에 증인이 한 명도 없다면 ‘듣는 모임’이란 뜻을 가진 ‘청문회(聽聞會)’라고 할 수 있나요. ▲차영아 교육부 부대변인이 14일 의대생 복귀에 따른 의대 학사 일정 유연화 여부와 관련해 “종합적 검토를 해야 하기 때문에 딱 잘라서 한다, 안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학사 유연화 절대 불가’라는 당초 입장과는 다른 언급인데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집단 행동 재발 방지 대책 없이 선처성 특혜 조치는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교육부가 학사 일정 원칙을 지키며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의대생들이 먼저 사과와 재발 방지를 분명히 약속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디지털 금융패권 노리는 美 '가상자산 3법' 본격 심의
국제경제·마켓 2025.07.14 17:55:21비트코인 가격 12만 달러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배경에는 가상자산 친화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려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을 노리는 미국과 밀려나지 않으려는 주요국의 정책 경쟁이 안정적 투자 환경을 원하는 시장의 기대와 맞물리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13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14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주를 ‘크립토 위크’로 지정하고 일명 ‘가상자산 3대 법안’ 심의에 나선다. 3대 법안은 △클래리티 법안(가상자산 명확화 법안) △반(反)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감시국가법 △지니어스 법안(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다. 해당 법안들은 디지털 금융 부문에서도 미국이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앞서 상원을 통과한 지니어스 법안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자 등록제를 도입하고 발행한 코인 가치에 1 대 1로 상응하는 준비금 확보를 의무화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록은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면서 (준비금인) 미국 국채에 수요는 수조 달러 규모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은 지니어스 법안에 대해 “미국은 지니어스 법안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달러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며 “정치적 개입 없이 달러의 영향력을 확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 같은 정책 목표를 위해 클래리티법을 통해 일반 가상자산의 규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있다. 클래리티법은 그동안 불확실하던 가상자산의 성격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관할 기관을 분명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기반인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일반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 마련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 제공 업체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약 49.67%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됐다. 반CBDC법안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CBDC 발행과 활용을 제한함으로써 민간 중심의 디지털 금융시장을 촉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들 세 법안에 대해 “미국을 디지털 자산 분야의 세계적 리더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 법안들이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의 책상에 오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각국 움직임도 활발하다. 러시아의 경우 당초 2022년부터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려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채굴 장비 등록 기관을 운용하는 등 국가 통제 하에서 채굴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러시아 당국은 채굴 기업이 온라인으로 수입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고 기업들이 국제 결제를 위해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중동의 디지털 금융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가상자산규제청(VARA)을 설립했다. UAE는 지난해 4분기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무바달라가 4억 6000만 달러의 현물 비트코인 ETF를 4억 6000만 달러어치 매수하도록 승인하며 전향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국 역시 2023년 일찌감치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허브를 선언했으며 최근에는 재무부가 가상자산 사업에 대한 승인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규제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말 통합 규제 법안(MiCA)을 도입해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품고 ‘규제 명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까지 크립토닷컴·OKX 등 대형사를 포함해 53개 거래소가 MiCA상 운영 허가를 받았다. 전통적인 금융 허브로 꼽히는 싱가포르와 홍콩 역시 가상자산 분야에서도 ‘금융 강자’ 입지를 굳히기 위해 정부 차원의 육성책을 내놓고 있다. -
日 버블붕괴는 총량규제·금리인상 탓…“韓, 금융안정 논의 시급”[S마켓 인사이드]
경제·금융금융정책 2025.07.14 17:52:171985년 9월 일본과 독일의 천문학적인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해 주요 5개국(G5) 사이에 플라자합의가 이뤄졌다.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고 엔화와 마르크화 강세를 통해 미국의 적자 폭을 줄이는 게 목표였다. 엔·달러 환율은 플라자합의 직전 242엔에서 1987년 3월 140엔대까지 하락(엔화 가치 급등)했다. 이후에는 거꾸로 과도한 달러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루브르합의가 1987년 2월 체결됐다. 일본은행(BOJ)은 엔화 강세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고 루브르합의를 지키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가뜩이나 과열 상태였던 일본 경제에 거품이 더 끼었다. 1987년 도쿄의 상업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48.2%, 1988년에는 무려 61.1%를 기록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BOJ는 1989년 5월 0.7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5차례에 걸쳐 금리를 3.5%포인트나 올렸다.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은 1990년 뒤늦게 부동산대출 총량 규제를 도입해 시장을 옥죄기 시작했다. 일본 버블 붕괴의 서막이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단초가 된 부동산 시장 붕괴가 BOJ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대출 총량 규제가 겹쳐 일어난 만큼 한국에서도 선제적으로 금융 안정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지금의 소모적인 금융 당국 재편 논의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14일 “한은이 공식적으로 외부에 얘기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이 옛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 가계대출과 은행의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통화정책과 부동산, 금융 안정을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달 한국의 민간 부문(가계+비금융사) 부채가 202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07.4%로 버블기 일본의 최고 수준인 214.2%(1994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 부채 중 가계빚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약 45%로 일본 32%(1994년)보다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미 한국이 일본 수준의 버블이 끼어 있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은 2021년 고승범 당시 금융위원장이 대출총량제를 들고나오면서 그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로 묶었다. 지난달에는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을 6억 원으로 일괄 제한해 일본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일본만 해도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율을 총대출 증가율 이하로 묶는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한은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금융 안정성 유지 방안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반대로 금리인상기에는 타격이 클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은 총량 규제가 BOJ의 금리 인상과 동시에 진행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가 훨씬 컸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의 의사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로 금융위원회의 산업과 감독 정책을 분리해 별도 부처에서 나눠 갖게 되면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대응도 지금까지 이를 담당해왔던 금융위가 계속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처 기능 분산보다 한은에 금융사 감독과 규제 권한을 줄지 같은 보다 근본적인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 안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고려할 때 한은과 금융 당국의 긴밀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정은, 평가해달라”…고용 장관 후보자에 던져진 북한 질문
사회사회일반 2025.07.14 17:51:51국민의힘이 16일 치러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북한관 검증을 예고했다. 청문회에서는 여야가 고용노동정책을 담당할 고용부 장관에게 북한관 검증이 맞는지를 두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청문회 서면질의답변서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북한과 관련된 질문이 집중됐다. 김형동 의원의 경우 28가지 질문 중 6가지 질문이, 김위상 의원은 90가지 질문 중 약 20개(통일 포함)다. 북한관과 연관된 미국관 질문을 포함하면 질문 수는 더 늘어난다. 이 질문들은 김 후보자가 2011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전후 북한과 관계성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형동 의원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번의 북한 방문과 2번의 방문 신청 이유를 물었다. 당시 김 후보자의 북한 방문 일정을 보면 통일대회, 남북운수노동자대표자회의, 새해맞니 남북노동자 상봉, 6.15 민족통일대축전 등이다. 모두 정부 사전 승인을 통한 합법적 방문이었다. 김 후보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함께 가거나 남측 대표단 일원으로 북한을 다녀왔다. 김위상 의원은 김 후보자의 북한관을 직접적으로 물었다. ‘북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평가해달라’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은 아들이 아니라 가장 훌륭한 지도자여서 후계자가 됐나’ ‘북한 노동자의 노동권 부재에 대한 견해는’ 등이다. 질문 중에는 여당으로부터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질문도 있다. 예를 들어 김 후보자에게 6.25 전쟁 발발에 우리나라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김 후보자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 후보자는 김정은에 대한 평가 질문에 “실질적 당사자인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 평가돼야 한다”며 “북한의 핵개발, 군비 경쟁은 북한 주민의 실질적인 삶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6.25 전쟁과 관련해 “북한에 의한 남침이다. 어떠한 사유로도 무력 사용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답했다. -
[청론직설] “성장동력 못 키워 저성장…늦었지만 2~3개 산업의 씨 뿌려야”
오피니언사내칼럼 2025.07.14 17:51:45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1.9%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경고했다. 사상 처음 1%대 저성장이 예고되면서 우리나라도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국가가 경제성장의 키를 민간에 넘겨주면서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20여 년째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민관이 협력해 2~3개 산업의 씨를 뿌려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야망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히 풀고 인센티브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싱크탱크였던 ‘성장과 통합’은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이끌었다. 분배에 역점을 두는 진보 경제학자들까지 성장을 염려하며 담론으로 제시할 정도로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 OECD는 10여 년 전부터 한국 경제를 ‘끓는 물 속의 개구리’라고 비유하며 경고했다. 예측은 하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줄어 어쩔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인구는 꾸준히 늘어왔고 줄어든 지는 2~3년밖에 안 됐다. 외려 실업자가 점점 늘어나고 잠재성장률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는 더 빠르게 줄고 있다. 우리가 성장하지 못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고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저성장의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 △외환위기 전에는 우리가 국가 주도 경제성장으로 신흥국의 롤모델이 됐다. 외환위기 이후 관이 민간에 키를 넘겨준 뒤 거의 뒷짐을 지고 있다 보니 새로운 산업들이 성장하지 못했다. 주도권을 넘겨받은 대기업들이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에도 의문이 있다.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철강·조선 등 5대 산업 중 반도체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개인기로 일으킨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1970년대 초반 중화학공업 육성으로부터 나왔다. 반세기 이상 이런 산업들로 먹고살았는데 이제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나와 중첩되면서 사이클이 만들어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 글로벌화 바람이 불면서 삼성·현대 등 세계시장으로 뛰어든 기업들은 살아남았고 국내에 안주한 기업들은 무너지면서 대기업들도 양극화됐다. -그 사이에 인터넷·바이오 산업 등이 새로 등장하지 않았나. △네이버·카카오로 대표되는 인터넷 산업은 골목상권 등 내수를 대체하는 효과에 그쳤다. 국내시장을 과점하면서 편하게 안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여서 밖으로 나가야 할 인센티브가 별로 없었다. 해외로 나가 치고받으며 미국 빅테크에 근접한 뭔가를 만들어보려는 혁신성이나 도전 성향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 바이오 산업은 제조업 마인드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약품 복제약 제조, SK는 신약 위탁생산(CMO)에 주력하는 수준이다. -국내 벤처 의사·약사들이 창업하고 의약품 원천 물질을 찾아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실험에 도전하고 있는데. △그중에 3차 임상 실험을 통과한 곳이 하나도 없다. 삼성이 바이엘 같은 글로벌 제약사를 인수해 수많은 우리나라 바이오 벤처 원천 물질을 공급받아 승부를 거는 게 나았을 것이다. 위험한 길 대신 편한 길을 가는 게 우리나라 대기업의 마인드이다. 글로벌 시장도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대규모 자본과 기술력을 보유한 1등만 생존하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빅테크에 비해 자본이 적은 데다 필요한 기술도 확보하지 못한 우리 대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미국이 신성장 동력을 키우는 데 성공한 이유는. △자본시장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워낙 혁신 기업들이 많이 나오는 데다 리스크가 커도 n분의 1씩 투자한 후 하나에서만 대박이 터지면 성공하니 빅테크들이 과감하게 투자한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한국과 다른 나라들은 그게 안 돼 있으니 관 주도로 갈 수밖에 없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이 정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성공 투자 모형이 대표적이다. -대만은 어떻게 TSMC를 성공시켰나. △정부가 50%의 자본을 대고 네덜란드 대기업 필립스와 대만 부자들의 돈을 보태 반도체 제조사를 출범시키면서 전권을 전문가인 장중머우에게 맡겼다. 그 사람을 찾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박태준이라는 걸출한 인재에게 맡겨 성공한 포항제철의 모델과 유사하다. 일부러 필립스를 데려와 정치적인 외압과 인사 개입을 다 막아줬다.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성을 지킬 수 있어 성공했다. -우리도 정부와 민간이 잘 협력하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는가. △민관이 같이 가야 할 산업이 있고 민간에 맡겨야 할 산업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배터리 기술은 우수했는데 관이 공급망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 경영이 창업 3세로 넘어가면서 창업가 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유럽의 대기업의 경영은 사촌까지 넓혀 경쟁시키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넘겨준다. 고위험, 대규모 자본, 첨단 기술이 함께하는 투자를 하려다 보니 주저했고 그러다 보니 민간에서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그러면 관이라도 주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5대 기업 중 오래된 회사는 애플뿐일 정도로 새로운 대기업들이 계속 부상한다. -미국에서는 성장 기업의 교체가 활발한데. △미국 학자의 분석에 의하면 S&P 인덱스 기업의 40~50%가량이 상장된 뒤 20년 안에 상장폐지됐지만 인덱스는 연평균 약 10%가량의 수익률을 냈다. 엔비디아처럼 새로운 대기업이 꾸준히 등장해 성장을 주도한 것이다. 그래서 인덱스에 투자하라는 얘기가 나왔다. 한국에서도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치고 올라가 기존 대기업들을 능가하는 기업들이 나타나도록 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한다. -자본시장의 생태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미국의 벤처기업은 90%가량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90%가량이 코스닥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미국 빅테크들은 최고의 석박사 전문가를 거느리고 있어도 야생에서 죽기 살기로 나서는 벤처의 혁신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벤처를 인수하며 혁신한다. 하지만 한국 대기업은 벤처기업 인수는커녕 그들의 기술을 탈취해왔다. 이런 불공정에 엄청난 페널티를 부과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생태계가 무력해졌다. 벤처기업들은 독자적으로 커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에 매달렸다. 대기업들이 옥석 가리기를 해줬어야 했는데 개인투자자들이 부담하다 보니 코스닥 시장만 부실해졌다. 중소기업·벤처·중견기업들 대부분이 대기업으로 키울 생각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중소·중견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대기업이 되면 사주에 대한 규제를 포함해 대략 1만 개 정도의 새로운 규제를 받게 되는데 누가 대기업으로 키우려고 하겠는가. 참여연대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재벌 기업을 비판하면서도 이런 얘기는 하지 않는다. 기술 혁명 시대에 유럽도 헤매고 있지만 유럽은 관광 자원이라도 갖고 있다. 혁신 과정에서 불거지는 사고에 과도한 책임을 묻는 풍토도 문제가 있다. -혁신을 가로막는 문화로 어떤 게 있는가. △세계에서 혁신으로 성장하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밖에 없다. 두 나라는 신기술에 따르는 부작용을 잘 소화하고 있다. 미국은 자율주행 등 신기술과 관련된 사망 사고가 나면 손해배상으로 해소할 수 있게 돼 있다. 중국은 국가의 성장을 위한 희생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게 만들어놨다. 우리나라는 사고가 나면 최고위직까지 책임을 지게 하는 문화가 거의 굳혀졌다. 과도하게 책임을 지우는 문화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구조조정이 잘 안 되고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의 주식이 저평가되는 원인도 성장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주식이 왜 저평가돼 있는 건가. △세계 주요 국가의 장기 주가지수 추이를 보면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가 최근 20여 년 동안 크게 상승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조금 나은 편이다. 한미 기업을 비교해보면 자산 가치는 별 차이가 없는데 성장 가치에서 한국이 매우 낮다. 기업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고 배당을 많이 안 해서 문제가 된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결정적인 원인은 기업의 성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 있다. -자본시장에는 또 어떤 문제가 있나. △상장 주식이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다. 경제 규모에 비해 상장 주식 수가 아마 세계에서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또 개인투자자가 한국에선 60%가량이지만 미국에선 20%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은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 투자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도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 육성 정책을 펼쳤지만 펀드를 판매하는 덩치 큰 은행과 증권사들의 위세에 눌려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장기 투자자가 많지 않고 시장 변화에 민감한 개인 투자 중심의 시장이 되다 보니 주가가 올라갈 수 없다. -대만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대만은 당초 중소기업 위주로 경제성장을 추구하다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거의 한국 밑에 있을 정도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에 대기업 TSMC에 힘입어 우리와 우위를 다투고 있다. 우리 경제성장을 이끈 것도 삼성이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 1~2개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얘기다.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절실해 보인다. △미국에서도 국가주의를 내세워 국가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을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서 민관이 협력해 제대로 된 산업 2~3개의 씨를 뿌려놔야 한다. 실패할 가능성은 높지만 실패를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정말로 훌륭한 전문가를 찾아 맡기고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정부가 최근 인공지능(AI) 육성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데. △‘소버린(Sovereign) AI’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것도 내수용에 불과하다. AI 본류보다는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의료기기 등 AI 주변부에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경쟁 우위를 가진 것을 찾아내야 한다. -인재 양성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면. △지식산업 시대에는 제일 필요한 게 고급 인력이다. 미국에서 혁신이 활발한 이유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한국계 교수들이 꽤 많지만 이들은 국내 대학에 자리가 생겨도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과 미국의 연봉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민간기업과의 겸직을 허용해 미국에서 줌으로라도 가르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성장동력 개발을 위해 민관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가. △관이 나서서 제도적인 인프라를 바꿔줘야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인센티브의 문제이다. 올라갈수록 간섭과 규제, 정치적 문제까지 노출되면 누가 기업을 키우려 하겠는가. 인재 육성도 마찬가지다. 인센티브 시스템은 만들어주지 않고 옥죄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안 된다. 우리 경제도 거의 막판까지 왔다. ◆He is… 1964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학에서 교수를 지내고 고려대 경영대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로 옮겨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의 위원으로 활동했고 자본시장연구원장을 역임했다. -
韓, 농협 유통구조 못 바꾸면 '日 쌀값 대란' 따라간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7.14 17:46:36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쌀값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오랜 기간 우하향 곡선을 그리던 국내 쌀값이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면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쌀 중심 농업 구조 △정부 보조금 의존 △농협 중심 폐쇄적 유통 구조 등 유사한 측면이 많아 쌍둥이형 쌀 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57.1%나 뛰어오른 일본 쌀값 급등의 이면에는 일본의 농협인 JA전농(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이 만들어 낸 폐쇄적 유통 구조가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기준 일본 정부가 시장에 방출한 비축미 21만 톤 가운데 20만 톤을 JA전농이 낙찰받았지만 이 가운데 출하된 물량은 5월 기준 6만 3000톤으로 32%에 그쳤다. 여기서 시장에 유통된 물량은 4179톤에 불과했다. 일본의 쌀 유통은 1970년대까지 JA전농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특히 정부 비축미는 입찰 방식으로 JA전농을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다. 일본 쌀은 지역 농협에서 집하된 뒤 JA전농을 거쳐 도매상과 소매 업체로 유통된다. 유통 단계마다 물류비와 유통 마진이 붙는다. 쌀값이 오르면 JA전농, 정부 비축미를 JA전농에 넘기는 농림수산성, JA전농 조합원들을 주요 지지층으로 잡고 있는 자민당 농림족이 모두 이득을 보는 구조다. 도쿄에서 만난 한 일본 농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농업정책을 진행할 때 농협을 손발로 사용해왔다”며 “대신 농협에는 국가 보조금이 흘러가는 형태로 ‘농정 단일체’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은 쌀값 인상의 원인으로 JA전농 중심의 유통 구조를 지적하며 JA전농에 대한 개혁 의지를 밝히고 있다. 고이즈미 취임 직후인 5월 일본 정부는 정부 비축미 30만 톤을 JA전농을 거치지 않는 직거래 방식으로 풀었다. 쌀값은 5㎏에 4000엔에 육박했으나 5월 풀린 비축미 가격은 2160엔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인하됐다. 문제는 한국 쌀의 유통 구조도 일본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각 농가가 생산한 쌀이 지역 농협 산하 미곡종합처리장(RPC) 혹은 민간 RPC를 거친 뒤 도매상을 통해 소매 매장으로 유통되는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농협이 쌀값을 올려 받으면 소매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4일 기준 쌀 20㎏의 소매가격은 5만 9759원으로 6만 원 선에 다가섰다. 이는 전년 동기(5만 3057원)에 비하면 12.63% 올랐고 평년(5만 1788원)에 비하면 15.39% 오른 값이다. 유통 업체에서 판매하는 쌀 20㎏ 가격은 이미 6만 원을 훌쩍 넘겨 7만 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이 같은 쌀값 오름세의 배경에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농협의 유통 구조가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최근 쌀값 오름세에 놀란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 보유 양곡을 시장에 푸는 공매 조치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일본 농협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 농협 중심의 경쟁 체제 등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도리어 우리나라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이는 2015년 일본 아베 신조 정권 당시 실시한 농협 개혁 덕분이다. 아베 정부는 JA전농이 갖고 있던 지역 단위 농협에 대한 지도감독권을 없애 지역 농협들이 개별적으로 합병 등을 거쳐 규모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의 지역 농협은 2000년 1424개에서 2020년 기준 584개로 감소한 상태다. 반면 한국의 지역 농협은 2000년 1383개에서 2025년 기준 1111개로 여전히 영세한 조직이 난립하는 상태다. 지역 농협이 운영난을 겪어도 농협의 신용 사업을 통해 이익을 보전할 수 있어 자체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한국의 농협은 금융 사업을 갖고 있어 중앙회를 통해 수익을 나눠주는 구조이다 보니 경영 위기가 와도 버틸 수 있다”며 “영세 조직 간에 합병이 이뤄지기도 힘들고 영세한 구조가 계속되면 수급 조절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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