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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12년만에 아랍연맹 복귀…'중동의 학살자' 알아사드에 면죄부
국제 국제일반 2023.05.08 16:35:5010년 넘게 내전 중인 시리아가 12년 만에 중동 국가 연합체인 아랍연맹에 복귀한다. ‘최악의 전쟁 범죄자’라는 악명을 얻고 고립됐던 바샤르 알아사드(사진) 시리아 대통령이 국제 외교무대에 돌아올 길이 열린 것이다. 중동 국가들이 난민·마약 문제라는 ‘현실론’ 속에서 시리아 정부와 타협했다는 분석과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연맹은 7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의를 열고 시리아의 복귀를 결정했다. 표결에서 22개 회원국의 과반인 13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알아사드 정권은 반정부 세력에 고문 등 잔혹 행위를 자행했고 같은 해 11월 아랍연맹에서 퇴출됐다. 개전 이후 현재까지 50만 명이 사망했으며 2300만 명이었던 전쟁 이전 인구의 절반가량이 난민이 됐다. 하지만 이날 결정으로 알아사드 대통령은 19일 개최되는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아랍연맹의 태도 변화는 알아사드 정권이 내전에서 승기를 잡은 만큼 반군 지원이 더는 큰 의미가 없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레바논·요르단 등 인접 국가의 난민 수용 부담이 커진 점, 마약 ‘캡타곤’의 유통을 막기 위해 주요 생산국인 시리아와 협력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특히 2월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관계 개선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이 과정에서 역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연맹 복귀 논의를 주도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아랍연맹은 회원국과 시리아 간 관계 정상화를 개별 국가의 결정에 맡겼다. 대표적으로 카타르가 이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미국·영국 등 서방 정부는 알아사드 정권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인권 단체 ‘시리아캠페인’은 “아랍연맹은 알아사드에게 면책 특권을 줘 끔찍한 범죄를 계속 저지르도록 허용했다”고 규탄했다. -
아랍연맹 "11년 만에 시리아 복귀 합의"
국제 정치·사회 2023.05.07 22:02:37아랍연맹(AL)이 11년 만에 ‘중동의 학살자’로 불리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를 연맹에 다시 복귀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라크 국영 INA통신은 외무부를 인용해 “아랍연맹 회원국 외교 수장들이 시리아의 회원 자격 회복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아랍연맹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아랍연맹 본부에서 두 차례 임시 회의를 열고 시리아의 복귀에 대해 논의했다. 아흐메드 알사흐하프 외무부 대변인은 “카이로에서 열린 아랍연맹 회의에서 외무장관들이 시리아의 복귀에 동의했다”며 “이라크는 아랍의 통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역내 안보와 안정을 강화하고 시리아·수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알아사드 정부의 연맹 복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복귀 문제는 당초 이달 19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인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랍 국가들은 앞선 2월 튀르키예 강진 이후 시리아의 연맹 복귀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 다만 아랍연맹 소속 국가들이 모두 시리아의 연맹 복귀에 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로코·쿠웨이트·카타르·예민 등은 시리아의 아랍연맹 재가입에 반대 의사를 표해왔다. -
당구 3쿠션 전설 '다니엘 산체스' '세미 세이기너' 국내 PBA에 노크
사회 피플 2023.05.03 15:17:382019년 국내에서 출범한 프로당구협회(PBA)에 ‘스페인 당구 전설’ 다니엘 산체스 등 세계 3쿠션 강호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PBA는 3일 2023~2024시즌 PBA·LPBA 투어에서 활약할 우선 등록 합격자 17명을 발표했다. PBA에 따르면 산체스를 비롯해 ‘미스터 매직’ 세미흐 사이그네르(튀르키예), ‘한국 3쿠션 간판’ 최성원, 국내 여자 아마추어 1위 한지은이 차기 시즌 PBA에 합류한다. 이들 4명을 포함해 새 시즌 1부 리그에서 활약할 기회를 주는 우선 등록에는 모두 17명이 합격했다. 해외 선수로는 튀르키예 강호들이 많다. 세계 랭킹 21위이자 3쿠션 월드컵 통산 2회 우승을 차지한 무라트 나지 초클루와 2019년 베겔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뤼트피 체네트가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에 활약하게 되는 사이그네르와 이들을 비롯해 현재 PBA에서 활동하는 비롤 우이마즈(웰컴저축은행), 잔 차파크(블루원리조트), 사바스 불루트, 아드난 윅셀까지 튀르키예 선수들의 활약이 당구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2019년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준우승자 응우옌득아인찌엔(베트남)과 프랑스 출신 막심 파나이아도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낸다. 첫 시즌부터 PBA에서 뛰다가 세계당구연맹(UMB)에 복귀했던 로빈손 모랄레스(콜롬비아)와 즈엉아인부(베트남)도 이번에 PBA로 돌아온다. 국내 선수로는 꾸준히 상위권에 입상했던 베테랑 이충복과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프레데리크 코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해설위원 김현석도 우선 등록에 합격했다. 여자부 LPBA에서는 국내 아마추어 랭킹 1·2위 한지은과 장가연을 포함해 총 6명이 데뷔전을 치른다. -
남양주 시민·공무원·어린이 한푼 두푼…튀르키예 특별 성금 8444만원 모금
사회 전국 2023.05.02 17:36:23경기 남양주시는 2일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 성금 8444만 원을 경기 북부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성금은 남양주시와 남양주시복지재단, 경기 북부 사랑의열매가 지난 2월 8일부터 3월 말까지 진행한 특별 모금으로 마련됐다. 남양주 시민을 비롯한 여러 사회단체와 남양주시 공무원, 어린이집 및 유치원, 지역 내 기업 등이 동참했다. 특히 시는 약 한 달 반이 넘는 기간 동안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가장 많은 모금액을 달성했다. 주광덕 시장은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의 아픔을 공감하고 피해 복구를 위해 나눔에 적극 동참해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하루 속히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일상이 회복되길 희망하며, 남양주시의 따뜻한 마음이 저 멀리 튀르키예까지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성금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피해 구호 및 복구 작업에 지원될 예정이다. -
한-튀르키예, FTA 10년 간 무역 74% 증가…"수입 규제 문제 풀어야"
산업 기업 2023.05.02 10:42:20한국과 튀르키예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10년 동안 74% 양국 간 무역 규모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일 ‘한·튀르키예 FTA 10주년 체결 효과·과제’ 보고서를 통해 양국 간 상품무역 규모가 2012년 52억 2000만 달러에서 2022년 91억 1000만 달러로 74.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튀르키예의 교역 규모는 2021년 처음으로 80억 달러를 넘긴 데 이어 지난해 90억 달러를 초과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對)튀르키예 수출은 FTA 발효 전인 2012년 45억 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77억 2000만 달러로 69.7% 증가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합성수지, 철강판, 석유 화학 합성 원료, 의약품,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으로 튀르키예 수출의 53.4%를 차지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6억 7000만 달러에서 13억 90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106.7%) 늘었다. 주요 수입 품목은 의약품, 의류, 자동차·항공기 부품 등이다. 양국 간 통상 현안으로는 튀르키예의 과도한 수입규제조치(한국 기업), 만성적인 대(對)한국 무역적자 개선(튀르키예)이 지적됐다. 4월 기준 튀르키예는 한국 상품에 대해 반덤핑 조치 10건, 세이프가드 조치 5건 등 총 15건의 수입 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대한국 무역적자를 이유로 한·튀르키예 FTA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금윤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튀르키예가 자국 산업 보호를 목적으로 적용 중인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향후 FTA 개정협상 시 우리 기업의 애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튀르키예의 무역적자 개선요구에 대해서는 “한국의 튀르키예 수출이 중간재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상호 보완적 무역구조의 결과임을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목표가 UP&DOWN] 휴비츠, 신사업 기대감에 목표가 53%↑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3.05.02 09:42:41증권가가 2일 발간한 보고서 중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올라간 종목은 휴비츠(065510)다. 흥국증권은 이날 휴비츠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5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53.3% 높여잡았다. 신한투자증권도 휴비츠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55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48.4% 올렸다. 휴비츠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276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7.3% 감소한 36억 원을 기록했다. 원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3D 프린터 및 밀링머신, 하반기 구강스캐너 국내 런칭이 예정돼 있으며 관계사 오스비스가 판매를 전담한다”며 “향후 신사업의 핵심은 구강스캐너가 될 전망으로 휴비츠의 구강스캐너는 시야, 심도 부문에서 시중 제품에 준하는 성능을 보유한 만큼 정확한 이미지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구강스캐너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현 시점에서의 매출 추정은 어렵지만 향후 신사업 매출 추정치 반영 시 큰 폭의 목표가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휴비츠에 주목해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현대로템(064350)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5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37.1% 상향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로 추정되는 K2 폴란드향 실적과 튀르키예향 알타이 전차 부품 공습 수주를 반영해 향후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하향 종목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아프리카TV(067160)의 목표주가를 기존 16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31.3% 낮췄다. DB증권과 KB증권은 제일기획(030000)의 목표주가를 각각 3만1000원에서 2만6000원, 2만95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
바이든, 7월 핀란드 방문 검토…'나토 확장' 성과 홍보할 듯
국제 국제일반 2023.04.30 18:29:0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규 가입국인 핀란드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 NBC방송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맞춰 ‘나토의 동진(東進)’을 상징하는 핀란드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몇 달 전부터 논의가 진행돼왔으며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방문이 성사된다 해도 핀란드와의 양자회담보다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도 참여하는 다자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반대로 ‘비(非)나토국’으로 남아 있는 만큼 스웨덴도 참여하는 형태가 더 큰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참모들은 핀란드 방문이 바이든 대통령의 ‘나토 확장’ 성과를 부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냉전 시기부터 중립국이었던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지난해 나토 가입을 추진해 4일 공식 가입했다. 이로써 러시아가 나토와 맞댄 국경의 길이는 2배가량 늘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과의 만찬에서 자신의 나이와 관련된 농담을 수차례 던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25일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후 만 80세로 고령인 그의 나이를 문제삼는 지적이 잇따르자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
조단위 투자, 정책금융 지원 절실한데…産銀, 배터리 지원도 손놨다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3.04.30 14:00:00SK그룹이 배터리 설비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한국산업은행에 대출을 요청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적자의 늪에서 언제 빠져나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사업에 자금을 내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이 자금 확보에 실패해 설비를 제때 확충하지 못하면 이미 수주한 물량을 중국 등 경쟁국 업체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산은에 SK온의 배터리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대출을 요청했다. SK는 현재 80GWh 수준인 배터리 생산 능력을 5년여 후 300GWh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이에 따라 연간 7조 원 수준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조 단위 자금을 시중은행에서 융통하기 어려우니 결국 정책금융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산은이 수출입은행 등 여타 정책금융기관보다 대출 여력이 큰 만큼 SK가 산은과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은은 SK의 이 같은 요청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특히 배터리 사업의 부진이 길어지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지난해 1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 들어서도 영업손실 4315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냈다. SK온의 설비투자 대상이 대부분 해외 공장이라는 점도 산은이 대출을 꺼리는 이유로 알려졌다. 국내 투자와 달리 고용 증대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없는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선뜻 돈을 내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자회사인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로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산은의 운신 폭이 좁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SK가 적기에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예정된 설비 증설이 지연되면서 이미 수주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납기를 제때 맞추지 못할 경우 발주사가 중국 등 경쟁국 업체로 선회해 산업 경쟁력이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정부 내에서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제조업의 특성상 사업 초기에는 수년간 적자를 볼 수밖에 없지만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실적 반등은 결국 시간문제”라며 “(납기를 못 맞춰) 발주사가 이탈해 한 번 경쟁에서 뒤처지면 배터리 산업의 특성상 다시 따라잡기는 배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특정 회사와의 논의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SK온, 자금시장 경색에 SOS 산은 한전 적자에 부담 커 소극적 자금확보 늦어질수록 납기지연 산업 경쟁력 퇴보 우려까지 나와 "단기 리스크 치중" 산은 비판도 SK온이 미국 최대 완성체 업체인 포드와 튀르키예에 합작공장을 세우려던 계획을 올해 2월 철회했다. 수도 앙카라 인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2025년부터 많게는 연간 45GWh 규모의 물량을 생산해 유럽의 전기버스·트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파트너사에서 품질 문제를 우려한 점과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았던 점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사례는 자국을 넘어 해외로 발을 뻗어가는 중국의 광폭 행보와 대조된다.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이 독일 에르푸르트에 세운 공장은 지난해 말 가동을 시작했다.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1위에 오른 CATL의 첫 해외 공장이다. CATL은 이를 전진기지로 삼아 헝가리 등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인사는 “미국이 자국 땅에서 중국을 배척하는 기조가 이어진다면 각국 배터리 업체들은 남은 유럽 시장을 따내기 위해 격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장을 우선 선점해야 하는데 중국의 막대한 자금력을 우리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자금 조달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조차 대출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SK온은 지난해 초만 해도 상장 전 유치(프리IPO)로 4조 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등 국내 사모펀드에서 1조 3000억 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한 해 7조 원 규모의 추가 설비투자 자금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올 들어 경기 침체 폭마저 커져 자금 시장이 더 얼어붙은 터라 SK의 고민은 깊다. SK온은 MBK파트너스와 카타르투자청 등으로부터 상반기 내 최대 2조 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지만 투자 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설비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산은을 찾아간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SK가 내민 손을 선뜻 잡아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은은 대외적으로는 SK온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해외 공장 증설은 국내 고용 증대 효과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자회사인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적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 대출에 소극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산은은 한전 지분 3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한전의 적자는 지분법 평가에 따라 지분율만큼 산은의 손실로 잡힌다. 실제 지난해 한전의 순손실 24조 4199억 원 중 8조 원이 산은의 손실로 잡혔고 한전이 올 1분기에도 5조 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돼 추가 손실이 예고돼 있다. SK온 사업의 반등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점도 산은이 대출에 난색을 표하는 부분이다. 실제 SK온은 2020년을 흑자 전환 시점으로 목표했다가 이를 2년 뒤로 미뤘지만 지난해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해마다 늘어나는 매출을 내세우며 내년에는 흑자 전환을 자신하지만 그간 조 단위로 치솟은 누적 손실을 만회할 수준의 순익을 낼지 불투명하다. 이번 논의 과정에 밝은 한 인사는 “산은 측에서 SK하이닉스처럼 입지가 확실한 곳에는 대출을 고려할 수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에 자금을 대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의 특성상 개별 설비와 부품을 직접 운송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지에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으며 해외 진출 시 국내 납품 업체와 공동으로 진출하는 형태라면 국내 기업 전반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가 첨단 전력 산업인 배터리 사업을 정책금융기관마저 외면한다면 어디서 자금을 조달하고 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산은 관계자는 “특정 회사와의 논의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자금 조달이 지연될수록 배터리 사업의 성장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SK온은 이미 수주해둔 물량에 맞춰 증설 계획을 세웠는데 자금 확보가 지연될수록 납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 업체가 국내 업체의 생산 공백을 메워 몸집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업 초기 적자가 불가피한 산업 특성을 외면한 채 산은이 단기 리스크 관리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국의 한 인사는 “중국은 저가형,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고품질 배터리에 강점이 있어 양국 간 경쟁 관계가 뚜렷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저가형 배터리를 찾는 완성차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의 시장 잠식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목표가 UP&DOWN] ‘미국 인프라 투자’ 건설기계 종목 목표주가 무더기 상향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3.04.27 09:28:39미국 인프라 투자 수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건설기계 종목들의 목표 주가를 무더기 상향했다. 다올투자증권은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 목표 주가를 기존 1만 원에서 1만 3000원으로 30% 높여 잡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5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30%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1조2878억 원으로 같은 기간 11.6% 증가했다. 순이익은 1123억 원으로 51.3% 늘었다. 튀르키예 발전용 엔진과 K2 전차 엔진 매출 급증, 건설기계 부문 가격 인상과 판매 구성 비율 개선 등이 깜짝 실적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HD현대건설기계(267270) 목표 주가도 상향됐다. 신한투자증권은 HD현대건설기계의 목표 주가를 기존 6만 8000원에서 8만 5000원으로 25%, 삼성증권은 6만 원에서 6만 8000원으로 13.3% 높였다. 이들 업체는 HD그룹의 건설기계 자회사로 미국 인프라 투자의 수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두산밥캣(241560) 목표주가를 올려 잡은 증권사는 두 곳이다. 신한투자증권이 5만 8000원에서 7만 3000원으로 25.9% 상향했고 삼성증권은 5만 8000원에서 7만 1000원으로 22.4% 높였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39% 늘어난 18억 8000만 달러, 영업이익은 80% 늘어난 2억 9000만 달러, 영업이익률은 3.6%포인트 늘어난 15.4% 를 기록했다”며 “컨센서스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3.4%, 56.1% 상회하는 빅 서프라이즈”라고 밝혔다. 이번 판매 호조를 인프라 투자의 거대한 전환이라고 해석했다. 명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연 수요 정상화 관점에서는 해석이 안 된다”며 “미국을 소비 대국 관점에서 봐온 우리는 50년 만에 돌아온 미국 인프라 투자의 거대한 변화를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명 연구원은 “주가수익스왑(PRS) 오버행 이슈가 해소된 후 주가가 리레이팅됐고 신흥국 건설장비도 서프라이즈를 이어가 종목 선택의 고민이 있을 수 있다”며 “선진·신흥 선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건 현재 땅을 까는 모든 장비가 부족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연 수요에 착시가 있다”고 분석했다. 명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갈라서며 제조와 인프라의 중복 투자수요가 생겼다는 점을 주가 호재 요인으로 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나며 자원의 중요도가 급상승했고 전기차, 신재생 투자가 늘었다는 점도 꼽았다. 전날 호실적을 내놓은 기아(000270) 목표주가도 상향됐다. IBK증권이 기존 대비 20% 높인 12만 원, 현대차(005380)증권이 8.3% 상향한 13만 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내놨다. 목표주가 하향 종목도 있다. KB증권은 사람인(143240)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 2000원에서 3만 1000원으로 26.2% 낮췄다. 한샘(009240) 목표 주가도 기존 6만 8500원에서 5만 1000원으로 25.5% 낮춰졌다. 지난 26일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내놓은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목표주가도 하향됐다. -
부산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지원 위해 8000여만 원 전달
사회 전국 2023.04.27 09:27:41부산시는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열린행사장(옛 부산시장 관사) 자선 경매행사의 수익금 8000여만 원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모금된 기부금 8000여만 원은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부산시 열린행사장에서 진행한 보유 물품 자선경매 행사를 통해 마련됐다. 연회에 사용하던 그릇과 컵과 같은 식기류부터 엔틱가구와 미술작품을 구매한 시민들까지 2000여 명 시민의 뜻이 모인 결과이다. 전달된 기부금은 대한적십자사 성금집행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후 외교부, 튀르키예 대사관과 협의를 통해 임시보호소 운영, 구호물품, 의료, 구호식량 등의 지원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기부금은 올 2월에 부산시가 전달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피해 구호금 10만 불(1억2600만 원)과 부산시 전 부서 및 소방재난본부 직원들이 모은 성금 3400여만 원에 이어 부산시가 지원하는 세 번째 구호금이다. -
성공적으로 마친 수단 탈출 작전…박진 'SNS 외교' 있었다
정치 정치일반 2023.04.25 20:45:32“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곧 우리 국민입니다).” 정부의 수단 교민 구출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마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등 평소 한국과 우호 관계에 있던 국가들과의 협력이 눈길을 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들 정부 인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꾸준히 연락하며 공조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프라미스’로 불리는 수단 교민 구출 작전에 앞서 평소 친분이 있던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국제협력부 장관과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고 수단 현지 상황 악화에 따른 양국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도 SNS 메시지를 꾸준히 주고받았는데, 이때 칼둔 청장은 “한국민이 곧 우리 국민”이라며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칼둔 청장은 또 박 장관에게 한국과 UAE가 형제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박 장관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화답했다. 이 과정에서 UAE 측이 먼저 한국 정부에 육로로 이동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우리 정부는 검토 결과 UAE가 주도하는 호송대에 합류하기로 했다. 호송대에는 튀르키예와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함께했는데, 이중 튀르키예는 한국이 최근 강진 당시 도와준 점을 상기하며 보답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튀르키예 측에서) 혹시라도 (교민 구출 작전이) 준비되면 같이하자고 제안했다”며 “우리가 한 만큼 다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후 우리 교민들은 UAE 대사관에서 제공한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아 집결지까지 무사히 이동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현장 육로 상황의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UAE를 믿고 가게 됐다”며 “UAE가 현장 상황을 잘 알고 우리에게 보낸 정보의 질이 정확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울 때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 드러난다는 말이 생각났다”면서 “이번 과정에서 UAE와의 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수단 교민 구출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박 장관은 교민 구출 작전을 추진하던 중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도 SNS 메시지를 통해 계속해 협의했고, 그 결과 일본인 5명도 우리 교민과 함께 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비상 상황에서 한일 간 교민 철수 작전을 공조하자”고 먼저 제안했고 이에 하야시 외무상은 “현지 일본대사관에 지시하겠다”면서 화답했다. 우리 군 수송기가 출발한 21일 새벽 일본 측은 “우리 외교관과 교민 7명이 한국과 함께 비상철수팀에 합류하겠다”고 알려왔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한일 협력이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박 장관은 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24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이동 중에도 하야시 외무상과 긴밀히 소통했고, 이에 하야시 외무상은 물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까지 한국 측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
[목표가 UP&DOWN] HD현대인프라코어 1분기 깜짝 실적…목표가 27.3%↑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3.04.25 09:47:12증권가가 25일 발간한 종목 보고서 중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올라간 종목은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HD현대인프라코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27.3% 상향했다. 전날 HD현대인프라코어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5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30%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1조2878억 원으로 같은 기간 11.6% 증가했다. 순이익은 1123억 원으로 51.3% 늘었다. 튀르키예 발전용 엔진과 K2 전차 엔진 매출 급증, 건설기계 부문 가격 인상과 판매 구성 비율 개선 등이 깜짝 실적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텔레칩스(054450)의 눈높이도 크게 올랐다. 유진투자증권은 텔레칩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했다. 텔레칩스는 자동차 전장 시장의 안정적 수요증가로 인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어 1분기 실적 시장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예상실적(연결기준)은 매출액 375억 원, 영업이익 29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2023년은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 이슈가 완화되면서 국내외 주요 고객사의 생산 체제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내려간 종목은 CJ제일제당(097950)이다. 메리츠증권은 CJ제일제당의 목표주가를 기존 54만 원에서 18.5% 하향해 44만 원으로 조정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식품 고성장 지속에도 불구하고 국내식품?해외바이오?사료부문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식량 무기화’ 카드 만지는 러시아…식료품 가격 또 위태[뒷북 글로벌]
국제 정치·사회 2023.04.25 07:00:00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열어준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주요 7개국(G7)이 다음 달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규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수출 전면 금지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곡물을 무기로 강경 대응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가능성에 지난 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등한 뒤 가까스로 안정된 국제 식품 가격이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3일(현지 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대러 수출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G7의 생각은 멋진 아이디어”라고 비꼬았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에 대한 수출 금지는 상호주의 차원에서 G7 국가들이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상품군의 수출을 금지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곡물 거래를 포함해 G7 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번 메드베데프의 발언은 G7이 신규 대러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에 나왔다. G7과 유럽연합(EU)은 이미 군사 목적으로 전용 가능한 첨단 제품과 산업 기계를 비롯해 고급 차량과 같은 사치품을 포함한 수백 개 품목의 대러 수출을 막고 있다. 여기에 인도적 목적의 의약품 정도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품목의 수출을 금지한다는 게 이번 논의의 핵심이다. G7 관료들은 다음 달 19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련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제재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러시아가 고심 중인 카드는 흑해곡물협정 종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세계 주요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을 열어주는 내용의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의 핵심 해상 수출로인 흑해 항구가 막히며 전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튀르키예와 유엔이 중재에 나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 협정에 따라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곡물 약 2800만 톤이 전 세계로 수출됐다. 당초 4개월 기한이었던 이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연장됐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미 협정 탈퇴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앞선 연장 당시에도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라며 거듭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주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흑해곡물협정 연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자국 곡물·비료 수출의 걸림돌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5월 18일 이후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메드베데프의 발언은 곡물협정 지속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장애물이 생겼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의 경고가 현실화할 경우 곡물 등 식품 가격은 다시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국제 밀 거래 벤치마크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부셸(1부셸=27.2㎏)당 7달러대에서 지난해 5월에는 12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미 전 세계를 덮친 이상기후로 주요 식재료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설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당(raw sugar)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파운드당 24센트를 넘어서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가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생산량 전망치를 낮췄고, 유럽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설탕 원료인 사탕무의 재배 면적이 줄면서 ‘슈가플레이션(Sugar+Inflation)’ 가능성마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올리브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해 유럽 전역을 휩쓴 가뭄에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이 타격을 입으면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 해 6월 이후 11개월 만에 60% 가까이 급등했다. -
"세계 중앙은행, 올해도 金 싹쓸이"
국제 국제일반 2023.04.24 18:38:32지난해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을 공격적으로 쓸어 담았던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올해도 같은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 세계 83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HSBC 외환보유액 관리 동향’ 여론조사에서 올해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는 응답자가 3분의 2 이상에 달했다. 83개 중앙은행이 굴리는 외화 자산은 총 7조 달러(약 9355조 원)에 이른다. 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HSBC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고물가 다음의 걱정거리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았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전체의 40% 이상으로 지난해(23%) 대비 크게 늘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 갈등도 고조되면서 일단 금 보유량을 늘려 만일에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는 지난해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은행들이 매입한 금은 1136톤으로 1년 전보다 152%나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는 비서구권 국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1~12월 총 62톤을 매입해 사상 처음으로 총보유량이 2000톤을 넘었다. 튀르키예의 공식 금 보유량은 지난해 148톤 늘어난 542톤에 이르렀고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금을 사들였다. 존 리드 WGC 수석전략가는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많은 비서구권 국가들이 금을 어디에 보유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서방은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의 보유 자산을 동결했다. 하지만 금은 러시아 국내에 비축돼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재 범위에 속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본 비서구권 국가들이 금 보유량을 늘려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다수가 향후 10년간 중앙은행이 보유한 준비금 중 위안화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현재 전체 중앙은행 준비금 중 달러화가 58%, 유로화가 20%를 차지했으며 위안화는 2.7%였다. -
러 '식량 무기화' 으름장…곡물값 또 불안
국제 정치·사회 2023.04.24 18:37:18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열어준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주요 7개국(G7)이 다음 달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규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수출 전면 금지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곡물을 무기로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러시아의 ‘식량무기화’ 가능성에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등한 뒤 겨우 안정세를 찾은 국제 식품 가격이 또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3일(현지 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G7의 생각은 멋진 아이디어”라고 비꼬았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대러 수출 금지는 상호주의 차원에서 G7 국가들이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상품군의 수출을 금지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곡물 거래를 포함해 G7 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의 발언은 G7이 신규 대러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에 나왔다. G7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군사 목적으로 전용 가능한 첨단 제품과 산업 기계를 비롯해 고급 차량, 손목시계 등 사치품을 포함한 수백 개 품목의 대러시아 수출을 금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적 목적의 의약품 정도만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품목의 수출을 금지한다는 것이 이번 논의의 핵심이다. G7 관료들은 다음 달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련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의 ‘맞불’로 러시아도 흑해곡물협정 종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셈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세계 주요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을 열어주는 내용의 흑해곡물협정을 맺은 바 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곡물의 핵심 해상 수출로인 흑해 항구가 막히며 전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하자 튀르키예와 유엔이 중재에 나서 합의가 이뤄졌으며 이 협정에 따라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곡물 약 2800만 톤이 전 세계로 수출됐다. 당초 4개월이 기한이었던 이 협정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연장됐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미 협정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앞선 연장 당시에도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라며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번 주 미국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흑해곡물협정 연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자국 곡물 수출의 걸림돌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5월 18일 이후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메드베데프의 발언은 곡물협정 지속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장애물이 생겼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의 경고가 현실화할 경우 곡물 등 식품 가격이 다시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국제 밀 거래 벤치마크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부셸(1부셸=27.2㎏)당 7달러대에서 지난해 5월에는 12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미 전 세계를 덮친 이상기후로 주요 식재료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설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원당(raw sugar)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파운드당 24센트를 넘어서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다 유럽에서도 극심한 가뭄으로 설탕의 원료인 사탕무 재배 면적이 줄면서 ‘슈가플레이션(Sugar+Inflation)’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올리브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역을 휩쓴 가뭄으로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이 큰 타격을 받아 올리브유 가격은 6월 이후 60% 가까이 급등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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